SINGLES

메뉴
Search
마이페이지

Fashion2016.09.26

SEE NOW, BUY NOW

캣워크 위의 옷을 쇼윈도에서 만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틈타 온갖 카피가 난무한 패션 시장. 이에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SEE NOW, BUY NOW’라는 해결책이 거론됐다. 이 시스템에 대한 가열찬 찬반 논쟁.

null
AGREEMENT
패션쇼는 패션계 인사들과 매거진의 SNS, 브랜드의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된다. 컬렉션에 참석한 모든 프레스와 바이어들이 한 손에 핸드폰을 높이 들고 있는 풍경은 이제 너무나도 당연해졌다. 지난 2월, 2016 F/W 패션위크에선 상업적 아이디어를 더한 변화가 시작됐다. 쇼를 보는 것과 동시에 구매가 가능한 형태의 새로운 체계를 구축한 것. 이 흐름에 다양한 하이패션 브랜드들이 ‘SEE NOW, BUY NOW’라는 이름으로 동참하며 패션 업계의 시장 체제를 뒤집고 있다. 찬성표를 던진 대표적인 브랜드는 버버리와 톰 포드다. 버버리는 오는 9월부터 남녀 라인을 합친 컬렉션 직후 바로 살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갈아탈 만반의 준비를 끝냈으니 말이다. 톰 포드는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2016 F/W 컬렉션을 일주일 전 돌연 취소하고 오는 9월, 판매와 주문이 동시에 이뤄지는 런웨이를 선보일 것이라고 공표했다. 그는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고객이 쇼를 본 뒤 4개월을 기다릴 거란 생각은 구시대적인 발상이다”라며 컬렉션을 취소한 이유를 밝혔다. 마이클 코어스의 경우 쇼에 등장한 옷과 구두를 쇼가 끝남과 동시에 매디슨 애비뉴 가에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와 웹사이트에서 구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리고 지난 뉴욕패션위크 기간 동안 버그도프굿맨의 온라인 사이트에서 진행된 ‘Right From The Runway’는 런웨이에 선 옷을 프리 오더할 수 있는 행사로 알투자라와 제이슨 우, 프라발 구룽 등이 동참하며 눈길을 끌었다. 타미힐피거 또한 2017년 봄 뉴욕 패션위크부터 ‘SEE NOW, BUY NOW’ 모델을 적용한 2017 S/S 패션쇼를 열겠다고 알려왔고, 프라다와 알렉산더 왕은 쇼 피스 중 일부를 실시간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이런 흐름은 그간 편법적인 방법으로 수익을 창출했던 패스트 패션에 대한 하이패션 브랜드의 대응이다. 쇼가 공개되고 매장에 판매되기까지의 시간에 패스트 패션은 카피 제품을 제작, 판매하면서 수익을 내왔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다림’은 럭셔리 패션하우스의 견고함과 높은 완성도를 지탱하던 장치였다. 이에 구매자들은 충분히 반감을 가질 수 있는 부분. 게다가 런웨이가 진행되는 15분 남짓한 시간 동안 본인의 직관만으로 1000달러가 넘는 핸드백을 주문할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과 직면한다. 충동구매로 인한 브랜드의 매출은 늘어날지도 모르지만 고객의 변심이란 덫에 걸릴 수 있는 상황도 무시할 순 없다.
null
null
(왼쪽부터) 버버리의 CCO 크리스토퍼 베일리, 디자이너 마이클 코어스, 디자이너 타미 힐피거,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 MSGM의 디자이너 마시모 조르제티
THE OPPOSITE
패션 산업에는 예술과 영감, 사람들의 미학적 동의 등 숫자와 데이터로 환산할 수 없는 요소들이 곳곳에 산재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즉각적 재화의 제공은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이지 않다는 의견을 가진 쪽도 있다. 그들은 ‘SEE NOW, BUY NOW’가 기술의 발달을 이용한 소매적 속임수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추락하는 매출을 구해낼 낙하산이나 판매 창구의 다양화를 위한 창문(Window)일 뿐이라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이는 칼 라거펠트다. “이건 난장판이다. 내 생각엔 그들이 호들갑을 떠는 것 같다. 빨리 팔 수 있다는 것 외엔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다른 뉴스가 없기 때문이다”고 한 말에서 그의 생각이 드러난다. MSGM의 마시모 조르제티조차 지난 시즌 컬렉션 초대장에 SNS 업로드 금지령을 내렸다. 자신의 작업을 잡지나 매장을 통해 볼 수 있도록 보호하고 싶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브루넬로 쿠치넬리도 2016년 F/W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직후 이어진 인터뷰에서 “좋은 옷을 만드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뜨거운 사안에 대한 의견을 에둘러 밝혔다. 하이패션 패션 브랜드에 대한 선망은 장인정신에 대한 존경과 오트쿠튀르적 작품 세계에 대한 경외감에 기반한다. 쇼와 매장 사이에 있는 6개월이라는 시간은 런웨이 위에 올랐던 제품을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품질로 만드는 데 걸리는 최소한의 시간이다. 그런 흐름을 깬다는 것은 그들이 가진 존경을 빠른 욕구 충족으로 대체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영화 <디올앤아이>에 나왔던 라프 시몬스의 피곤한 얼굴이 떠오르는 것은 일 년에 6번의 컬렉션을 준비해야 했던 그의 피로감을 이해함과 동시에 더 빠르게 변해갈 패션 업계에 대한 소회가 들어서다. 다른 차원으로 들어선 듯한 황홀한 무대장치와 빛나는 조명, 가슴이 떨리는 음악과 함께 걸어 나오는 모델, 아름다운 의상들, 그를 향한 호기심과 욕망으로 겹겹이 둘러싸인 밀푀유처럼 달콤했던 패션 판타지는 클릭 몇 번에 채울 수 있는 소유욕의 부싯돌로서 존재하게 되는 것일까.
#싱글즈 #패션 #샤넬 #톰포드 #트렌드 #패션뉴스 #런웨이 #칼라거펠트 #마이클코어스 #온라인쇼핑 #씨나우바이나우 #SEE NOW #BUY NOW #의견대립
<싱글즈>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등을 금합니다.
좋아요
목록보기


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URL복사

해당 페이지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해당 페이지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가 필요합니다.
나의 포인트 :

주소찾기

닫기
주소검색

동, 읍, 면, 기관, 학교 등의 이름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