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GLES

메뉴
Search
마이페이지

Fashion2019.11.25

도덕적 기준의 딜레마

표절과 오마주 사이, 느슨한 경계를 잡을 새로운 기준이 필요한 시점이다.

표절은 다른 이가 제작한 저작물의 일부 또는 전부를 몰래 따다 쓰는 행위를, 오마주는 타 작품의 핵심 요소나 표현 방식을 흉내내거나 인용하는 것을, 패러디는 대상이 되는 작품을 정밀하게 분석해 새로운 의미를 완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3개의 단어는 비슷한 듯 보이지만 각기 다른 뜻을 갖고 있다. 그리고 정확하게는 작가에게 허락 받지 않은 작업물은 모두 도용으로 분류된다.
null
‘7 rings’ 뮤직비디오 속 아리아나 그란데 vs ‘forever21’의 SNS에 게재된 광고 이미지.
아리아나 그란데의 소송으로 파산 신청을 하게 된 포에버21(Forever 21)을 예로 들 수 있다. 2월 8일, 포에버21 SNS 계정에 올라온 라일리 로즈 광고가 문제의 원인이 되었다. ‘7 rings’ 뮤직비디오에서 연출한 스타일링을 포함해, 가사와 비슷한 인용구를 광고 카피 문구로 사용해 100억대의 소송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포에버21은 양갈래 머리에 장식한 퍼에 달린 주얼 체인과 실버 톱을 착용한 모델의 사진 아래 ‘7 rings’의 가사인 “Gee thanks, just bought it”이라는 카피 문구를 올리며 빠져나갈 수 없는 증거를 남겼다.
그란데 측에서는 포에버21이 제품 홍보를 위해 최소 30개의 이미지와 비디오 등을 허가 없이 사용했다며 거액의 배상금을 요구했다. 1.6억 팔로워수에 버금가는 자신의 영향력을 상업적으로 이용했고, 저작권 및 상표권 침해, 홍보 권한을 위배했다는 것이 그란데 측의 주장이다. 표절 대가는 1000만 달러로, 한화로 약 120억에 이르는 금액이다. 여기서 일단락되는 듯 보였지만 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null
드래그 퀸 파라 모안이 SNS에 게재한 이미지.
유명 드래그 퀸인 파라 모안이 여장 남자들 중 최고의 슈퍼스타를 뽑는 미국의 오디션 프로그램 <루폴의 드래그 레이스 시즌 4>에 출연할 당시의 이미지를 게재하며, 자신의 트위터에 “아리아나 그란데는 나에게 1000만 달러 중 일부를 줘야 한다. 그란데의 의상팀이 디자이너에게 나의 사진을 보냈고, 스타일링을 카피했다. 이익을 위해 퀴어 아티스트의 것을 훔치는 행위는 괜찮은 것인가”라고 게재하며 의문을 제기한 것. 그란데 측은 이에 침묵을 지키고 있다.
null
2012 슈프림 티셔츠 vs 1994 캘빈 클라인 캠페인 이미지를 도용한 슈프림 티셔츠.
도용과 패러디, 표절과 오마주 사이에서 곤욕을 치른 사례가 처음은 아니다. 슈프림의 캘빈 클라인 광고 이미지 무단 도용, 조나단 앤더슨의 에르메스 백 카피, 1980년대 미국 할렘가 출신 디자이너인 대퍼 댄의 디자인을 도용해 고발당한 구찌 등 크고 작은 사건들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실수일지도, 의도적으로 벌인 일일지도 모르는 사건들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기도 한다. 슈프림은 도용을 노이즈 마케팅의 일환처럼 활용했다. 1994년, 브랜드가 전 세계에 알려지기 전 케이트 모스의 캘빈 클라인 언더웨어 캠페인 이미지를 티셔츠에 무단 도용 판매해 소송당한 사건은 슈프림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2012년에 슈프림 티셔츠를 입은 케이트 모스의 사진을 활용한 티셔츠를 발매하며 마니아층의 소장 욕구를 자극하기도 했다.
null
다이어트 프라다가 고발한 대퍼 댄의 디자인과 구찌 2018 크루즈 컬렉션.
2000년에는 루이 비통의 로고를 무단 도용한 데크를 판매해 고소당했지만, 2017년에는 루이 비통과 특급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이며 완판 행진을 이끈 사례도 이례적이다. 구찌 역시 표절 의혹에 예상치 못한 대처를 보여줬다. 2018 크루즈 컬렉션에 디자인 표절 의혹이 일자 “대퍼 댄을 향한 오마주였다”며 반응하더니, 이후 그와의 협업 컬렉션을 출시해 해프닝으로 마무리지었다.
드라마, 영화, 예술 등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영역에서 표절 의혹을 받은 사건은 비일비재하다.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패션 이슈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인 만큼 서로의 창작물에 대한 존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 됐다. 법적 기준과 양심을 지키는 디자인을 선보이는 것이 디자이너와 브랜드의 몫이라면, 베끼고 뺏는 디자인에 대한 의식 있는 소비는 소비자의 몫이다. 지금 패션월드는 소비자들의 선택에 의해 새로운 패션이 완성되거나 지탄 받거나 고발당하기도 하는 완벽한 소비자 주권 시대에 살고 있으니 말이다.
#싱글즈 #패션 #트렌드 #패션트렌드 #표절 #도용 #오마주
<싱글즈>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등을 금합니다.
좋아요
목록보기


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URL복사

해당 페이지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해당 페이지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가 필요합니다.
나의 포인트 :

주소찾기

닫기
주소검색

동, 읍, 면, 기관, 학교 등의 이름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