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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2017.10.09

그들의 은밀한 사생활 1

뭔가를 모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집요하고 고집스럽게 모은 물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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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두 명의 시드니 로컬이 2년 동안 주방에 틀어박혀 만든 POOR TOMS GIN.
2 벚꽃잎과 유자 껍질 등 6가지 첨가물이 들어간 지극히 일본스러운 SUNTORY ROKU GIN.
3 교토 여행 중 우연히 맛을 본 후 주인에게 수소문해 구한 KINOBI KYOTO DRY GIN.
4 코코넛과 파인애플을 첨가해 향긋한 방콕의 IRON BALLS GIN.
5 도쿄의 리큐어 숍에서 구한 시카고 로컬 진 KOVAL GIN.
6 멜버른 여행에서 역시나 로컬 진임을 확인하고 산 MGC GIN.
7 영국 출장 때 산 SIPSMITH VJOP GIN.
8 핀란드를 다녀온 지인이 선물해준 것으로, 도쿄의 푸글렌에서 스칸디나비안 네그로니를 시키면 베이스가 되는 NAPUE GIN.
9 곧 한국에서도 수입될 예정이라는 영국의 MARTIN MILLER’S GIN.
10 태국에서 넘어온 BOMBAY SAPPHIRE EAST.
local gin
한창헌(tvN 마케터)

언제부턴가 여행을 할 때마다 로컬 진을 사서 돌아오게 됐다. 한국에선 진을 생산하지 않을뿐더러, 구하는 일도 좀처럼 쉽지 않아서였다. 물론 새로운 것을 찾는 일에 몰두하는 습성 때문에 생긴 새로운 수집이기도 했다. 크래프트 비어처럼 크래프트 진이 붐이라는 게 흥미로워 모으게 된 이유도 한몫한다. 물론 라벨 디자인이 다른 술에 비해 자유롭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선반에 모인 각양각색의 진이 자아내는 조화로움을 볼 때마다 마음 한켠이 그득해진다. 게다가 그 진을 마실 때면 낯선 도시의 빛과 바람, 거리와 소리 같은 여러 기억이 함축되어 떠올라 기분이 묘해지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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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터드가 더해져 강인한 분위기를 내는 가방.
2 격식을 차려야 하는 날 입는 블랙 드레스.
3 힘들게 손에 넣은 스타 하이톱 스니커즈.
4 정중한 분위기를 내는 블랙 싱글 브레스트 재킷.
5 높지만 아름답기에 참고 견뎌낼 수 있는 블랙 레더 펌프스.
6 매일 들고 다니는 카무플라주 재킷.
7 자주 손이 가는 데님 사파리 재킷.
8 생 로랑의 가방 중 가장 좋아하는 블랙 삭 드 주르.
9 블랙과 화이트가 섞인 레더 테디 재킷.
10 마치 몸에 맞춘 듯 편안한 블랙 진.
saint laurent by hedi slimane collection piece
이소운(베이커리 브랜드 마케팅 디렉터)

에디 슬리먼은 입고 싶은 것만 만들고 하고 싶은 일만 한다. 그래서인지 그가 만드는 것에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날것 그대로의 불구속적인 에너지와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이 있다. 그에게 매료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자 명분이다. 오래전부터 이브 생 로랑을 좋아했기에 에디 슬리먼이 그곳에 있었던 2012년부터 2016년까지의 컬렉션 제품을 당연한 의무처럼 모으게 됐다. 물론 패키지며 캠페인 사진, 카탈로그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광적으로 모은다. 앞으로도 그가 생 로랑에 있던 시절 만들어낸 역사적인 물건을 수집하는 게 인생의 숙원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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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와이에서 받은 편지.
2 매일 물을 마시는 흰색 컵.
3 재즈 피아니스트 빈스 과랄디의 크리스마스캐럴 LP.
4 안고 있으면 기분 좋아지는 인형.
5 런던의 이름 모를 서점에서 산 책.
6 교토 챔피온 스토어에서 산 티셔츠.
7 홍콩에서 산 스누피 파우치.
8 좋아하는 사람에게서 선물 받은 동전지갑.
9 기분 좋아지는 노란색 텀블러.
10 하기 싫던 일도 즐겁게 만드는 펜.
snoopy goods
김선영(<싱글즈> 패션 에디터)>

점점 나이가 들수록 세상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고 재미있는 일이라곤 도통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 그럴 때마다 스누피 카툰을 봤다. 생긴 것도 귀엽지만 철학적인 말을 쏟아내는 뚝심 있는 낭만적인 강아지라 마음에 쏙 들었다. 촌스럽다 생각한 내 자의식이 스누피가 쏟아내는 말 앞에선 용서되는 것 같기도 했다. 무엇보다 어렸을 땐 만화 같은 것에 관심을 두지 않아 이제야 스누피를 좋아하는 일이 스스로도 어이없을 때가 많지만, 스누피를 미워하는 사람은 세상에 없을 거라고 (혼자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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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푸른 바다와 흰 모래의 해변으로 가득한 그레이 말린의 〈BEACHES〉.
2 테리 리처드슨의 사진집 〈SKINNY〉.
3 폴 홈즈의 서핑에 대한 기록을 담은 〈BING SURFBOARDS〉.
4 ‘모두가 하와이를 사랑하지’라는 문구가 마음에 드는 2015년 가을의 〈BRUTUS〉.
5 표지의 문구와 그림이 귀여운 〈THE SURF TRIP SURVIVAL GUIDE〉.
6 건물의 면면을 담은 마크 하벤스의 〈OUT OF SEASON〉.
7 고샤 루브친스키가 여름을 생각하며 만든 〈THE PERFUME BOOK〉.
8 캘리포니아를 주제로 삼았던 2017년 봄의 〈HOLIDAY〉.
9 스테판 쇼어의 일련의 작업이 담긴 〈SURVEY〉.
10 사진만큼 제목이 마음에 드는 마틴 파의 〈LIFE IS A BEACH〉.
summer books
박현구(패션 사진가)

사계절이 온통 여름이었으면 좋겠다. 여름엔 철없는 행동이나 위태로운 마음 같은 모든 것이 기분 좋게 용서되는 것 같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여름을 닮은 것, 여름을 담은 것, 여름을 상기시키는 것을 곁에 두게 됐다. 사진가이다 보니 이는 자연스레 책으로 모이게 됐다. 낯선 도시의 여름이 담긴 사진집을 열면 그 계절 특유의 활기찬 열기와 습하고 눅눅한 기운이 훅 파고든다. 불명확한 웅성거림으로 가득한 여름 해변에 누워 따가운 볕의 파편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은 기분이다. 침착하고 고요한 세상에서 누리는 나름의 소박한 일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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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본 좋아지는 홀로그램 돌고래 엽서.
2 나무를 깎아 만든 돌고래 볼펜.
3 세부 묘사가 뛰어난 흰색 벨루가.
4 입과 꼬리가 자유로이 움직이는 돌고래.
5 아름다운 홀로그램 돌고래 엽서.
6 세 마리의 돌고래가 춤추는 모빌.
7 뒤로 당겼다 놓으면 앞으로 전진하는 돌고래.
8 손바닥에 올려두면 빛이 반짝이는 돌고래.
9 돌고래 컵받침.
dolphin goods
정우영(제품 사진가)

새로운 것이 쉽게 차고 넘쳤다가도 불현듯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시절에 살고 있다. 산이나 바다 같은 자연적인 풍광이 더욱 간절해지는 이유다. 하지만 시간을 내는 일은 마음처럼 쉽지 않아서 영상이나 사진으로 자주 돌고래를 본다. 바다를 부드럽고 우아하게 유영하는 모습에서 어떤 자유로움이 보여서다. 길을 걷다 돌고래가 그려진 물건이 보이면 무작정 사서 스튜디오 곳곳에 둔다. 매일 보는 풍경도 마음먹기에 따라 다르게 보일 거라는 생각에서다. 내가 스스로에게 주는 작은 위로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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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페르마타에서 구입한 것으로, 오래전 유럽에서 안약병으로 쓰였던 병.
2 페르마타에서 구입한 색이 고운 병.
3 베를린 노이쾰른의 플리마켓에서 가져온 병.
4 한동안 사용했던 무인양품의 병.
5 친구가 꽃을 꽂아 선물해줘 유독 애착이 가는 병.
6 멕시코에서 모양이 예뻐서 덜컥 가져온 데킬라 병.
7 페르마타에서 기분 전환용으로 산 병.
8 파리에서 가져온 초록색 병.
9 도쿄 나카메구로의 이름 모를 빈티지 숍에서 산 병.
10 여행 다녀온 친구에게서 선물 받은 원형 병.
blue bottle
김예진(스타일리스트)

어렸을 때부터 푸른빛을 띠는 유리 물질을 보면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 유리를 통해 세상을 보고 있으면 마치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으로 순식간에 흡수되는 기분이 들곤 했다. 서늘한 병 속 깊은 곳엔 미처 알지 못했던 아름답고 빛나는 것들이 충만한 것 같았다. 옛날엔 주로 뭔가를 마시고 남은 병 중 빛과 색, 형태가 유려한 조화를 이루는 것들만 골라 모았다. 그러다 욕심은 채울수록 더 커진다는 말처럼 그걸로도 성에 차지 않았다. 출장도 잦고 여행도 좋아하는 탓에 해외에 머무르는 일이 늘자 조금씩 마음에 드는 병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마음 대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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