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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2016.10.31

바이크 타는 여자

사랑엔 국경이 없듯 취미엔 남녀가 없다. 몸집보다 더 큰 기계를 다루는 것도, 방망이를 휘두르는 것도 두렵지 않다는 그녀들. 아무도 그들을 막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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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청현(30세·트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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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애마 야마하 R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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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로빈. 몸무게 150~170kg. 1년 전 내 품에 온 바이크 ‘야마하 R3’의 프로필이다.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듬직하다. 원래는 자동차를 운전하고 다녔는데 갑자기 사정이 생겨 처분하게 됐다.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시작했는데, 한여름의 잔인한 더위를 견디지 못해 스쿠터로 갈아탔다. 그러나 도로 위에서 타기엔 스쿠터의 속도는 너무나도 착했다(!). 더 빨리 달리기 위해서 125cc 이상 바이크를 몰기로 했다. 10명 중에 9명은 떨어진다는 악명 높은 소형 면허를 나는 한 번에 땄다! 처음엔 스쿠터보다 1.5배는 더 커 보이는 바이크 크기에 압도당했다. 사고에 대한 두려움도 컸다. 하지만 바이크는 타면 탈수록 재미있다. 게다가 로빈은 시속 199km까지 달릴 수 있다. 물론 그 정도로 빠르게 달려본 적은 없다. 한 번은 신호도, 차도 별로 없는 인천 송도 도로 위를 마음껏 달렸는데 그때 느낀 기분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다. 바이크를 함께 타고 다니는 크루가 있는데, 여자는 나뿐이다. 모두 ‘야마하 R3’ 바이크를 타고 있는 친구들이다. 바이크 치고는 가격대가 저렴한 편(600만원대)이라서 그런지 대부분 나보다 어리다. “누나”라고 부르며 따르는 친구들도 많다. 바이크는 혼자 타는 것보다 이렇게 여럿이 즐기는 게 더 매력적이다. 크루들과 함께 ‘박투어’라고 해서 1박 2일로 여행도 많이 간다. 로빈을 탈 때 가장 설레는 순간은 바로 ‘부릉부릉’ 시동을 걸 때다. 출퇴근길에 늘 애용하고 있으니, 나는 날마다 그 기분 좋은 긴장을 느끼고 있는 셈이다. 비가 너무 많이 와 불가피하게 로빈을 데리고 출근하지 못하는 날이 가장 우울하다. 사실 안젤리나 졸리가 나오는 영화 <툼 레이더>를 보고 나서부터 바이크 라이더를 동경하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부터 난 ‘강한 여자’를 꿈꾸었다. 체육학과를 전공해 경호원으로 3년 동안 일을 하기도 했다. 그 때문인지 “예쁘다”는 말보다는 “멋있다”라는 말을 더 많이 들었다. 요즘도 “예쁘다”는 말을 들으면 거짓말 같이 느껴진다. 하지만 바이크를 탄 내 모습만큼은 예쁜 것 보다 멋지게 보일 때가 더 좋다. 언젠가 본가가 있는 양평을 바이크 타고 가는데 다른 차 운전자가 창문을 열고 환호하며 손을 흔들었다. 덩달아 신이 나 손을 흔들며 화답해주었는데, 그때 처음 바이크 탄 내 모습이 멋지게 보인다는 걸 알았다. 나는 누구보다 바이크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운전할 때는 온 신경을 곤두세운다. 사이드 미러도 자주 본다. 내가 아무리 조심해도 바이크 사고는 언제든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크와 보호 장비까지 모두 사면 차 한 대 값이 나온다. 사람들은 그러느니 차를 사라고 말하지만 나는 추가로 차 한 대를 더 사는 한이 있어도 바이크를 버리지는 못할 것 같다.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들이 다 만류하는 취미이지만 평생 바이크를 타고 싶다. 내 인생에서 바이크는 이미 없으면 안 될 비타민 같은 존재가 됐다. 최근 일 년 사이에 내가 가장 잘한 일은 로빈을 내 곁에 둔 것이다. 마음이 공허하고 강퍅했던 시기에 내 품에 온 로빈. 그 덕에 나는 더 좋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으며 자신감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바이크는 절대 헤어질 수 없는 내 평생지기다.
#싱글즈 #취미 #싱글라이프 #바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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