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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2017.11.08

브랜드파워를 키운 브랜드

새로운 브랜딩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재미있는 전략으로 브랜드 파워를 키운 이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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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오르고 내리는 버스에 좋아하는 귀여운 캐릭터가 입혀진다면? 지루한 출퇴근길이 조금은 다르게 보일 것이다. 동아운수는 아이들을 위한 ‘타요버스’를 고안했다. 덕분에 전국 각지에서 어린이는 물론 가족이 전부 타요버스를 타기 위해 서울을 찾는 재미있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타요버스를 사진에 담기 위해 휴대폰을 들었다. 정류장에 한꺼번에 버스가 들어왔을 때 뒤차에 가려 번호판이 보이지 않는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돌출번호판을 가장 처음 만든 것도 동아운수의 작은 업적. 이뿐만이 아니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말하는 버스’를 도입했다. 대중교통의 장점을 활용해 이순국 화가 등의 작품을 전시한 ‘버스 안 미술관’도 임진욱 대표의 아이디어. 버스 손잡이에 붙어 있는 NFC 태그 기능의 바나나 우유 광고도 전국 최초다. 승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최근 동아운수는 또 하나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151번 버스의 한 좌석에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한 것. 우이동과 흑석동을 오가는 151번 버스가 소녀의 버스로 선택된 이유는 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수요집회가 열리는 옛 일본대사관 인근인 안국동 구간을 지나기 때문이다. 안국동을 지날 때 안내방송과 함께 영화 <귀향>의 OST인 ‘아리랑’도 들을 수 있다.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도 갖는다. 9월 30일까지 소녀상을 태우고 달리는 버스는 이후 ‘귀향’의 의미를 담아 부산, 전주 등 전국 각지에 세워진 다른 소녀상 옆의 빈자리로 옮겨질 예정. 이처럼 동아운수는 탈 수밖에 없어서 타는 버스가 아닌 ‘타고 싶은 버스’를 만들기 위해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실 ‘가치 있는 브랜딩’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동아운수 역시 ‘버스를 타는 동안 승객을 편안하고 즐겁게 하자’는 아주 기본적인 이념을 성실히 지켜나가고 있을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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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발뮤다가 선보인 선풍기 ‘그린팬’은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00여 년 동안 형태와 기능에 큰 변화가 없는 선풍기가 이렇게 오랫동안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발뮤다는 세계금융위기 때 도산 위기에 처한 적이 있다. 그때 테라오 겐 대표의 생각에 변화가 생겼다. 사람들에게는 꼭 필요한 물건만 남는다는 걸 깨닫게 된 것. 발뮤다는 그때부터 일상에 도움이 될 만한 제품 개발을 시작한다. ‘최소한의 부품, 최소한의 에너지, 최소한의 디자인’을 발뮤다 브랜딩의 방향이자 최고의 가치로 정한 그에게 전력 소비가 많은 에어컨은 시대를 역행하는 일이었다. 마침 당시 선풍기 시장은 미개척지였다. 발뮤다는 ‘모든 기계와 기술은 자연의 모방’이라는 정의를 돌파구로 생각했다. 자연의 바람을 그대로 재현하기로 한 것. 옛 어른들이 선풍기를 벽을 향해 두고 사용하는 것을 응용하여 이중 14매 날개의 고급 선풍기를 개발했다. 그리고 생활에 필요한 주전자와 토스트 등도 차례차례 출시했다. 테라오 겐 대표는 오늘도 좋은 제품을 만드는 일에 정성을 쏟는다. 발뮤다의 제품과 성능이 그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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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수많은 경희를 ‘심쿵’하게 했던 ‘경희야 넌 먹을 때가 제일 이뻐’ 광고나 한 번 들으면 흥얼거림을 멈출 수 없는 런치백의 노래 ‘치킨은 살 안 쪄요, 살은 내가 쪄요’ 음반을 제작한 곳은 전문 광고회사도 음반회사도 아니다. 배달 앱 ‘배달의민족’의 작품이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2010년 푸드테크 기업 우아한형제들이 만든 음식 배달 서비스다. 배달의민족 앞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자주 붙는다. 이들이 펼치는 마케팅 활동에는 장르가 없기 때문이다. 신춘문예를 하고 ‘치믈리에’라는 자격증 시험을 치르기도 하며 패션쇼 무대에도 오른다. 다이어리, 손거울, 지우개와 같은 문구용품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활동을 하지만 우리는 포스터나 물건만 봐도 이 프로젝트가 배달의민족 것이라는 사실을 단번에 알 수 있다. 하늘색 컬러와 이들이 직접 개발한 도현체, 통통한 일러스트, 피식 웃게 만드는 B급 유머 코드는 론칭 초기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는 배달의민족만의 소구법이다. 이런 톤을 꾸준히 지켜온 배달의민족은 ‘배민답다’ ‘배민스럽다’는 고유명사를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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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맛과 향으로 주목 받던 크래프트 비어 시장에서 지역 맥주가 인기를 얻고 있다. 강서 맥주, 강남 페일, 해운대, 서빙고 등 지역 특징을 담은 맥주 사이에서 제주맥주는 그 정체성을 가장 잘 지켜나가고 있는 브랜드다. 제주맥주는 이름 그대로 제주에서 생산되어 제주도에서만 판매하는 맥주다. 브루클린 브루어리와 협업해 건설한 제주 한림읍의 양조장에서 만들어 지난 8월 공급을 시작했다. 제주맥주가 수도권 시장을 포기하고 제주를 고집하는 이유는 지역사회와 상생하기 위해서다. 맥주를 취하기 위해 먹는 술이 아닌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보고 이를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괄호 프로젝트, 오롤리데이와 같은 디자인 브랜드와 협업해 수첩, 비누, 화투 같은 생활밀착형 소품도 만든다. 제주맥주를 마신다는 건 나의 취향을 드러내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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