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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2018.07.05

내 마음 챙기기

우울증이라는 단어가 그리 멀리 있지 않다. 뉴스에 나오는 누군가의 불행이 아니다. 지금 주변, 아니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일 수도 있다. 이제 자신을 돌아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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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는 복잡하다. 수많은 관계가 뒤엉킨다. 그 속에서 우린 허둥지둥 생활한다. 그러다 보면 누구나 마모된다. 어느 날 문득 삶이 우울해 못 견딜 때가 닥친다. 헐겁고 삐걱거리는 마음이 신호를 보내는 거다. 알아채고 반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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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취업 사이트가 직장인 우울증에 관해 설문했다. 직장인 84.38%가 우울증에 시달린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10명 중 8명이면 거의 대부분이라는 뜻이다. 나머지 둘이 행복하다는 뜻은 아니니까. 너무 과민 반응이라고? 물론 스스로 진단해 답한 것이니 경중은 있을 것이다. 이번엔 연구 결과다. 한 연구에 따르면 연간 최소 15명 중 1명꼴로 우울증이 발생한다고 했다. 스스로 느낀 게 아니라 우울증이란 병을 진단받은 것. 15명 중 1명이 우울증이라면 나머지 14명은 행복할까? 단계별로 우울과 행복 사이에 포진해 있을 것이다. 즉, 우울함을 느끼는 사람이 특별하지 않다는 뜻이다. 이제는 슬프게도,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 됐다. 영화에서처럼 극단적 형태로만 나타나는 건 아니다. 일상에서 흔히 겪는 마음 상태가 알고 보면 그 증상이다. 자기 활동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거나, 앞날이 막막해 답답하다거나, 무기력증이나 회의감이 드는 상태. 그러다 보니 일의 능률은 커녕 자신이 불행하다고 여긴다. 누구나 어느정도 느끼는 감정이라고? 그만큼 우울증이 도처에 만연해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원인이 있는 당연한 결과다. 한국 사회라는 어쩔 수 없는 환경 영향이 크다. 어릴 때부터 경쟁을 숙명처럼 여긴다. 어떤 사람이 되기보다 어디서 사는 사람이 되는 걸 더 중시한다. 항상 열심히 뛰는데도 미래가 잘 그려지지 않는다. 그러니까 거대한 벽에 부딪힌 상태. 힘만 주다보니 관절 마디마디가 삐걱거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힘을 빼기엔 주변 시선이 괜히 따갑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간다. 우울하지 않을 도리가 있을까. 그러니 우울해도 자기가 나약하거나 이상한 게 아니다. 그럴 만한 상황이다.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거기서부터 변화가 시작된다. 근대 철학자 프란시스 베이컨은 이렇게 말했다. “건강은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자비의 손을 내민다.” 우린 지금 우울하다. 상황을 정면으로 받아들이고 인식해야만 바꿀 동력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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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했으니 이제 우울을 떨쳐야 한다. 인식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 자세가 달라지긴 한다. 그동안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경우가 많았을 테니까. 으레 사회인이라면 이렇게 사는 거지, 하는 마음. 그 상태에 경각심을 일으켰다. 하지만 생각만으로 우울함을 떨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생각하다 보니 우울해진 거다. 우울하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하다가 그럴 수 없는 자신에게 더 우울해질 수 있다. 생각보다는 행동이 필요하다. 사람은 대부분 기존 생활 패턴이 있다. 사람마다 패턴은 다르지만, 반복된다는 점은 같다. 반복됐기에 익숙해지고 무기력해질 가능성이 높다. 속이 답답하면 창문 열고 환기시키듯 생활 패턴의 공기를 바꿔야 한다. 언제나 사소한 것부터 시작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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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햇볕을 자주 쬐려고 노력한다고 해보자. 아주 단순하고 손쉬운 행동이다. 하지만 효능은 복합적이다. 햇볕을 쬐려면 나가야 한다. 나가면 산책이라도 하게 된다. 우선 햇볕을 쬐면 세로토닌 분비량이 증가한다. 세로토닌은 평화로움과 평안함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이다. 평화로움과 평안함이라니. 우울함과 반대쪽에 자리 잡은 단어다. 게다가 산책은 운동의 일환이다. 산책하다 보면 유산소운동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유산소 운동은 항우울제만큼 우울증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처럼 햇볕 쬐려고 산책하는 것뿐이지만 꽤 극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무언가를 배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배우려면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그 자체만으로 생활 패턴에 다채로운 변화가 생긴다. 또 무언가 배우려고 하면 소망이 담긴다. 예전부터 배우고픈 취미일 수도, 못다 한 공부일수도 있다.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상황을 만든 셈이다. 마모된 마음에 윤활유로 작용한다. 배우는 과정에서도 좋은 호르몬이 분비된다. 새로운 걸 도전할 때 나오는 도파민이다.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끼게 한다. 역시 우울함과 거리가 먼 감정이다. 산책과 배움 외에도 생활을 자극할 방법은 많다. 무엇을 택하든 변화가 시작된다. 그러니까 움직여야 한다.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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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함의 근원지가 직장인 경우가 많다. 해서 현대인의 우울증을 직장 우울증으로 따로 떼어 분석하는 경우가 많다. 업무가 삶에 차지하는 비중이 많기에 당연하다. 업무뿐이랴. 직장에는 수많은 관계가 전기회로처럼 엮여 있다. 그중 어느 한 곳에 불꽃이 일면 전체가 마비된다. 매너리즘과 번아웃증후군도 우울함을 유발한다. 일 때문에 우울하기 시작하면 악순환이 시작된다. 우울함은 일의 능률을 떨어뜨리고, 떨어진 능률은 다시 일 때문에 우울해지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역시 변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생활 패턴과는 달리 쉽지 않다. 부서 이동이나 퇴사가가장 확실하고 화력 좋은 변화일 테다. 그만큼 기회가 생기기도, 선택하기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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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서는 행동보다는 마음가짐에서 변화를 찾을 수밖에 없다. 해서 더디고 자꾸 원점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우선 일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 선문답 같은 말이지만 의외로 제대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 일을 반복하다 보면 자기 일의 의미를 잊을 때가 많다. 돈을 버는 수단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것만이라면 금세 매너리즘과 무기력에 허우적거리게 된다. 자기 일이 (자신이 생각할 때 형편없어 보일지라도) 거창하게는 사회, 소박하게는 어떤 사람과 연결돼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보자. 어떤 일이든 가치로 연결되게 마련이다. 그 가치가 의미로 이어진다. 일의 의미이자 넓게는 일하는 의미로 확장된다. 어떤 사람이든 가치 있는 일을 할 때 보람을 느낀다. 그 가치를 잊진 않았는지, 굳이 찾아보려고 하지 않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그 인식 차이가 삶의 태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할 때 자신을 조금 너그럽게 보는 태도도 필요하다. 일부러라도 긍정적인 면을 보려고 하자. 물론 그렇다고 자기 단점이 사라지진 않는다. 하지만 단점 대신 장점을 부각시키면 일하는 온도가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사람이면 누구나 단점이 있다. 다만 누구나 단점에 함몰되진 않는다. 결국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상을 대하느냐의 차이다. 우울함은 부정적인 면이 강하다. 긍정적으로 대하려고 노력해야 희석시킬 수 있다. 일의 의미든 자기 장점이든 긍정적인 면을 바라봐야 덜 우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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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함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전방위적으로 떨쳐내야 한다. 아침에 커피를 마시듯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출근 도장 찍듯이 해보면 달라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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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이 있으면 사람들과 얘기하라고 한다. 사람들이 답을 주는 경우는 적지만, 얘기하는 행위만으로 고민의 무게가 한결 가벼워진다. 얘기하는 대신 기록하는 방법도 있다. 자기 전 일기 쓰듯이 자기 기분을 기록하면 마음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왜 화가 나고 의욕이 없었는지 등등. 기록은 남에게 말할 때의 민망함도 없다. 또한 기록하면서 당시를 보다 차분하게 바라볼 수 있다. 찬찬히 보다 보면 자기 상태를 더욱 잘 파악하게 된다. 쓰다 보면 별거 아니라고 느낄 수도 있다. 그렇게 점차 우울함을 덜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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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함에 잠식되면 웃음을 잃어버린다. 웃을 일도 냉소적으로 바라본다. 저울의 추를 한쪽으로 이동시킬 필요가 있다. 웃을만한 상황이 없어도 웃으면 좋다. 웃을 때 엔도르핀이 분비된다.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이다. 억지로 웃어도 엔도르핀이 분비된다고 한다. 빚을 내서도 웃어야 할 명분이 선다. 가만히 있으면 웃을 일이 없다. 웃을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코미디 영화를 보거나 만화를 봐도 좋다. 각종 미디어를 이용해서라도 웃는 횟수를 늘려야 한다. 웃음도 습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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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할 때 SNS를 자주 보면 득보다 실이 많다. SNS는 기본적으로 포장된 일상이 올라온다. 굳이 포장이 아니더라도 고르고 고른 사진 한 컷에는 시나브로 과시가 담긴다. 자존감이 떨어져 우울해진 상황에 세상 행복한 다른 사람 모습을 볼 필요가 없다. 어느새 스마트폰 화면 속 반짝거리는 모습에 자기 모습이 겹쳐지기 일쑤다. 그럴 수 있는 상황이기에 위험 요소를 배제하는 게 옳다. 물론 관심 있는 사진과 글을 보며 기분을 전환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바람직한 경우는 우울할 때면 꼭 눈에 띄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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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크기가 아니라 빈도다. 원효대사가 해골 물을 마시며 깨우치듯 눈이 맑아진다. 큰 행복은 맞닥뜨리기도 어렵다. 아무리 큰 행복이라도 유통기한이 존재한다. 더디게 올 큰 행복을 기다리다가 낙담한다. 과거에 운 좋게 겪은 큰 행복과 비교하며 매번 갈증을 느낄 수도 있다. 반면 작은 행복이라면 일상에서 종종 찾아온다. 소확행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은 행복을 추구하는 삶. 가랑비에 옷 젖는다. 작지만 잦은 행복에 우울함이 가신다.
이미지 출처 ㅣ 영화 오션스8, 아이필프리티, 미드나잇선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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