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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2019.10.18

나도 타볼까? 시베리아 횡단열차

6박 7일동안 쉬지 않고 달린다. 최근엔 TVN 예능 <시베리아 선발대>를 통해 배우 이선균, 김남길, 이상엽 등이 이 열차에 오르기도 했다. 여행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에디터가 직접 3등석을 타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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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88km, 세계에서 제일 긴 거리를 달리는 시베리아 횡단열차. 일정이 긴 탓에 쉽사리 도전하기 어렵고, 올해부터 러시아 정부에서 점차 운행 횟수를 줄이고 있어 전세계 백패커들의 버킷리스트 1순위인 이 열차에 드디어 나도 몸을 실었다. 블라디보스토에서 출발해 이루크츠크에서 4일간 레이오버 후 다시 모스크바로 가는 일정. 두 구간을 각각 3일 반나절씩 타고 내렸다. 현지인도 힘들다는 3등석을 탔기 때문에 출발 전부터 걱정이 많았다. 특히나 3등석 칸엔 복불복으로 전기 플러그가 없는 경우가 있고, 러시아는 땅이 넓은 탓에 인터넷 사정이 원활하지 않다. 차창으로 마을이 보여야 3G로 잠깐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 그야말로 반강제 언플러그드. 타기 전부터 심심할 거란 주위 사람들의 의견에 보드게임이나 책을 챙겨갈까 싶었지만 이 때가 아니면 언제 쉬어 볼까 싶었다. 핸드폰에 영화 몇 편을 담아 간 게 전부. 그 마저도 일주일동안 1편 보았다. 무얼 했냐고? 세끼를 꼬박꼬박 챙겨 먹었고 낮잠을 잤으며 창으로 드는 러시아를 구경하며 멍 때렸다. 열차의 전등이 밤 9-10시면 꺼지는 탓에 다시 일찍 잠에 들 수 있었다. 모든 것이 느긋하고 좋다. 단 샤워는 포기해야 한다. 혹은 1등석에 있는 샤워칸에 가 150루블(약 2800원)을 내고 씻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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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안에 식당칸이 있지만 러시아 물가대비 비싼 가격 탓에 6-7일 내내 식당에서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더군다나 3등석은 주로 서민들이 이용하기 때문에 집에서 챙겨온 빵, 과일이나 인스턴트 라면 등을 먹는다. 한국 도시락 라면이 러시아에서 인기라 여러가지 맛이 있으니 열차를 타면서 도전해봐도 좋다. 개인적으로는 도시락의 인스턴트 포테이토 퓨레가 제일 좋았다. 세끼 내내 라면을 먹는 사람도 있다. 나 역시 한국에서 라면과 햇반, 전투식량을 챙겨갔다. 기차에서는 뜨거운 물만 제공되기 때문에 햇반을 데우기가 쉽지 않다. 나는 차장 칸에 있는 전자레인지를 잠시 빌려 사용했다. 또 열차가 정차할 때 간이 매점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 치킨이나 생선, 과일 등 간단한 음식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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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이 열차 덕분에 러시아, 러시아 사람들이 좋아졌고 손목에 러시아어로 나의 이름을 타투로 새기기까지 했다. 열차에서 23-25살의 군인친구들을 만나 카드게임과 러시아어를 배웠다. 종일 우리는 한국어와 러시아어, 영어, 번역 어플을 사용해 수다를 떨었다. 인터넷 사정이 좋기 않기 때문에 구글 번역 어플을 오프라인버전으로 다운받는 것이 좋다. 또 심카드를 사용한 나보다 현지 번호를 사용하는 친구들의 인터넷이 원활한 편이었다. 열차 안에서는 음주가 허락되지 않기 때문에 늦은 밤 30분 정차하는 틈을 타 맥주를 파는 간이 매점을 찾아 뛰기도 했다. 또 태권도를 배우는 러시아 초등학생들과 친구가 되어 반나절 내내 수다를 떨기도 했다. 러시아 사람들은 서로를 기억하는 의미로 각자가 가진 동전을 교환하길 좋아하는데 한국 동전이 없던 나는 러시아 초등학생에게 3천원의 삥(?)을 뜯기기도 했다. 출발하기 전에 간단한 기념품이나 동전을 챙겨가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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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에서 제공되는 뜨거운 물로 사람들은 종일 차를 내려 마신다. 이름하여 차이 타임. 러시아어로 차를 ‘차이’라 부른다. 우리도 러시아 군인 친구 사샤에게 차를 얻어 마신 후 러시아 차에 매료되었다. 영하 40-50를 오고 가는 러시아의 북부 지방이 고향인 그의 비법은 뜨거운 물에 각설탕 2-3개를 넣은 후 2-3분간 홍차를 우려내는 것. 이 레시피라면 종일 집밖을 나가지 않고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다. 또 러시아에서 빼먹지 않고 먹어야 하는 것이 아이스크림. 추운 날씨에 먹는 아이스크림은 달지도 특별하지도 않지만 잊지 못할 맛이다. 열차 안에서도 승무원들이 판매를 하는데 개인적으론 열차가 정차할 때 간이매점에서 사 먹는 게 더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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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러시아 사람들은 1-2일 일정으로 열차에 탑승하기 때문에 역설적이게도 여행자들이 현지인을 배웅하는 웃지 못할 풍경이 반복된다. 친구들이 내리고 나면 헛헛함이 찾아오기도 한다. 열차에서 사귄 친구들이 목적지에 도착할 때마다 함께 내려 작별인사를 건냈는데 기차역으로 가족들이나 연인이 마중을 나오기 때문에 핸드폰 사진으로 보여주거나 여행 내내 이야기했던 얼굴들을 볼 수 있다. 친구의 가족, 친구의 연인은 나의 가족이자 연인. 헤어질 때 함께 허그를 나누었다. 열차에 타는 동안 러시아 전역에 친구, 가족을 만든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여행 # 휴가 # 러시아 # 시베리아선발대 # 이선균 # 기차 # 열차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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