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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2019.12.05

일상을 깨우는 샴페인 페어링

샴페인을 그냥 단 술이라고만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와인만큼이나 다양한 샴페인의 매력으로 안내한다

와인 책을 출간한 뒤부터 지인들에게 음식과 페어링할 괜찮은 와인 좀 추천해달라는 부탁을 정말 많이 받는다. 그때 가장 많이 추천하는 게 샴페인인데, 친구들의 반응은 똑같다. “샴페인은 그냥 단 술 아니야? 파티 핑거 푸드면 몰라도 메인 요리와는 안 어울릴 것 같은데?”라며 의아해한다. 그도 그럴 것이 보통 샴페인 하면 식전주나 파티 자리에서 폼 잡을 때나 마시는, 가성비 별로인 단 술쯤이라 생각하니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샴페인을 그냥 단 술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아마도 샴페인이 달다는 인식은 한때 ‘여자들의 술’이라고 불리며 인기를 끌었던 모스카토 다스티에서 온 것 같다. 거품이 뽀글거리며 올라오는 발포성 스파클링 와인으로, 흔히 샴페인이라 부르거나 샴페인 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모스카토 다스티는 머스캣 품 종의 포도로 만든 이탈리아산 스파클링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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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페인이 달다는 오해를 풀기 위해선 샴페인에 관한 용어부터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 흔히들 탄산이 있는 스파클링 와인은 모두 샴페인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나 샴페인이라는 공식 명칭은 프랑스의 샹파뉴 지방에서 나는 포도를 수확해 정해진 생산 방식으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만을 샴페인이라 부를 수 있다. 샹파뉴를 제외한 프랑스 다른 지역에서 샴페인과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스파클링 와인에는 크레망이 있다. 그 외에 나라별로 생산되는 곳에 따라 이탈리아의 스푸만테, 스페인의 까바, 독일의 젝트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미국을 비롯한 신세계에서 생산되는 것들은 통틀어 스파클링이라 부른다. 모두 알아둘 필요는 없다. 그저 프랑스의 샹파뉴 지방에서 나오는 스파클링만 샴페인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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뵈브 클리코 옐로우 라벨 여성이 은행계좌조차 가질 수 없었던 18세기, 샴페인 하우스를 설립한 마담 클리코. 뵈브 클리코는 ‘샴페인의 위대한 여인’이라 불리는 그녀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섬세하고 가는 거품, 화려하고 복합적인 향기를 지녔다. 섬세하면서 편안한 미감을 지녀 데일리 샴페인으로도 안성맞춤. 알코올 12% 750ml 9만원대.
제조 방식부터 사용되는 포도품종까지 샴페인과 다른 스파클링 와인은 아주 큰 차이를 갖는다. 샴페인은 피노 뫼니에, 피노누아, 샤르도네 이 세 가지 품종만을 사용해 블렌딩하여 만들어진다. 생산연도가 서로 다른 빈티지의 포도를 블렌딩하는 것 또한 허용된다. 블렌딩을 적절하게 활용하여 매 빈티지마다 맛 차이가 거의 없이 일관된 맛을 유지하는 하우스의 샴페인이 좋은 샴페인이라 할수 있다. 샤르도네 100%로 만들어진 샴페인은 블랑 드 블랑. 피노 누아 100%로 만들어진 샴페인은 블랑 드 누아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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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엣&샹동 샴페인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모엣&샹동. 클로이 모엣이 1742년에 창립한 샹파뉴 지역의 샴페인으로 포도 재배부터 제조까지 깐깐하게 관리한다. 화사하면서도 유혹적인 풍미가 일품이다. 드라이하면서도 섬세한 여운을 지녀 다양한 음식과 페어링하기도 좋다. 알코올 12% 750ml 8만원대.
나는 레스토랑 와인 리스트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할 때 고민 없이 고르는 술이 샴페인이다. 어중간한 와인을 마시는 것보다 나으며, 항상 어느 정도 이상의 맛을 가지고 있고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보통 샴페인을 식전주 정도로만 생각하는데, 사실 샴페인은 어떤 음식과도 페어링하기 쉬운 최고의 와인이다. 샴페인의 높은 산성이 고기의 기름기나 짠맛을 중화시키기 때문에 생선, 고기 같은 메인요리와도 잘 어울리고, 디저트나 치즈와도 찰떡궁합이다. 특히 향신료가 강한 인도 음식이나 맵고 짠 한식과도 환상의 마리아주를 발휘하는 술이다. 여기서 팁! 보통 스테이크엔 레드와인이라는 공식으로 알고 있지만, 나는 육즙 가득한 스테이크에 샴페인을 페어링하는 조합을 더 좋아한다. 살짝 느끼한 고기의 기름기를 샴페인의 탄산과 적절한 산미로 입안을 씻겨내듯 마무리해주는 조화는 최고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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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에주에 벨에포크 1811년 페리에와 주에의 결혼으로 탄생한 샴페인 하우스 페리에주에. 샴페인 애호가들에게는 로맨틱한 스토리텔링으로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 벨에포크는 아름다운 시절이라는 프랑스어로 이름처럼 우아하고 향긋한 풍미를 지녔다. 생기 있는 버블과 과일향이 어우러져 기분까지 산뜻해진다. 알코올 12.5% 750ml 가격미정.
샴페인의 또 다른 매력은 기포와 향에 있다. 잔에 따르는 순간 뽀글거리는 기포와 함께 다양한 향이 꽃을 피우듯 살아난다. 게다가 하루 지난 샴페인도 짱짱한 탄산감을 유지한다. 천천히 향을 음미하며 매 잔마다 변하는 향과 맛을 즐기는 것은 오로지 샴페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다. 엔트리급 샴페인도 집에서 일 년 이상 숙성해서 마시면 처음 샀을 때와는 전혀 다른 컬러감과 맛을 보여주기도 한다. 특히 잘 만들어진 샴페인은 고소한 풍미를 가지고 있는데, 향에서 참기름, 빵집에서 풍겨 나오는 버터 향, 구운 사과, 누룩을 볶는 듯한 향을 풍긴다. 잔에 코를 박고 킁킁 맡으면 왠지 몸에 긴장이 풀리고 기분이 자연스럽게 좋아진다. 이런 샴페인의 향을 보다 더 잘 느끼기 위해선 흔히들 샴페인잔이라 알고 있는 병목이 길쭉하게 생긴 플루트 잔보다는 화이트와인잔을 이용해 마시는 걸 추천한다. 특히 좋은 샴페인일수록 더더욱! 플루트잔은 입구가 작다 보니 산소와의 접촉이 적어서 마실 때 샴페인의 향을 충분하게 즐길 수 없다. 그래서 파인 다이닝에서 아주 좋은 샴페인을 시킬 경우 소믈리에가 플루트 잔보다는 버건디 잔(입구가 둥그런 일반 와인잔)에 따라 마실 것을 권하기도 한다.

알면 알수록 샴페인은 특별한 날보다 일상에 더 어울리는 술이다. 서울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뉴욕, 파리, 홍콩 등지에서는 이미 샴페인만 취급하는 샴페인 바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퇴근하고 들러 저녁을 먹으면서 샴페인을 곁들이는 로컬들의 모습은 흔한 풍경이다. 하긴, 노곤노곤한 하루의 피로감을 샴페인의 버블만큼 상큼하게 날려줄 술이 또 있을까? 그러니 샴페인이 달다는 편견과 인식일랑 밀어두고 주말에 스테이크에 샴페인 한잔 어떨까? ♥
EXPERT PROFILE : 최소진
최소진 와인을 좋아하며 기록하는 삶을 중시하는 작가 겸 출판인이자 마케터. 소소하게 와인을 음미하며 느낀 생각을 글과 그림으로 담은 책 <몰라도, 와인>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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