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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2020.11.05

건강하게 월경할 권리

여성을 위한 펨테크가 뜨고 있다. 여성의 관점에서 편의와 건강을 생각해 한 걸음 더 나아간 여성용품을 만드는 브랜드를 만났다.


김지영(라엘코리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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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대 파동 이후 마트, 드럭스토어에서 유기농 생리대를 쉽게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제품도 다양해졌고 성분 표기도 의무화되었기에 꼼꼼한 안목으로 내 몸에 꼭 맞는 제품을 찾기가 이전보다 쉬워졌다. 2~3년 사이 시장성을 보고 뛰어든 업체들의 제품이 출시되었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면서 유기농 생리대 시장은 성장과 축소를 반복했다. 그 가운데 라엘은 제품력으로 뚝심 있게 자리를 지킨 브랜드다. “미국에 사는 한국인 여성 3명이 창업한 브랜드예요. 순면 커버 생리대에 주목해 제품을 만들었고 아마존 판매 1위를 기록했어요. 2017년 생리대 파동이 일어나 국내 여성들이 생리대를 직구하기 시작하면서 주목받았죠.” 라엘의 ‘유기농 순면 커버 생리대’는 친환경 펄프와 무독성 접착제, 3년 이상 화학 비료나 살충제가 닿지 않은 텍사스산 유기농 순면을 톱시트로 사용해 국내에서 생산한다. “제조 대국 중국도, 생리대 제조 역사가 긴 유럽도 아닌 국내에서 생리대를 생산하는 이유는 첨단 시설을 위생적으로 가동하기 때문이에요. 국내에서 제작한 제품을 미국으로 보내죠. 미국에서 판매되는 제품과 국내용 제품이 동일해요. 국내 소비자가 더 까다롭고 예민하기 때문에 혁신적인 제품이 더 많이 개발되거든요. 또 온라인 채널에서 판매를 시작했기 때문에 사용자에게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요. 생리대는 체형, 생리 양 등에 따라 만족도가 달라지는 제품이죠. 그럼에도 피드백을 최대한 제품 개발, 수정에 반영하려고 해요.” 라엘은 진정성 있게 제품을 만들어 사용자에게 다가가려 한다. 광고 제작도 마찬가지다. 피를 연상시키는 빨간 잉크와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일하는 여성이 광고에 등장해 여성들에게 큰 지지를 받았다. “긴 생머리에 하얀 원피스를 입고 그네를 타는 광고는 비현실적이죠. 그간 브랜드는 월경과는 동떨어진 모습으로 대중과 커뮤니케이션했어요. 라엘(Rael)은 리얼(Real)에서 착안한 이름이에요. 이름처럼 사용자에게 다가가려 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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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화학 비료나 살충제가 닿지 않은 텍사스산 유기농 순면을 톱시트로 사용한 라엘의 생리대. 2 라엘은 국내와 미국 두 곳에 오피스를 두고 있다. 3 여성이 언제나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일하는 라엘 임직원들.
라엘의 모든 제품은 직원들이 직접 사용, 테스트해 개발된다. 생리대를 넘어 여성 청결제, 청결 티슈, 출산 후 여성, 운동선수 등을 위한 슬림핏 요실금 패드를 출시했고 올해는 ‘리얼라엘 클린 & 비건’ 뷰티 제품도 선보였다. “미국에는 Week 2 Skin이라는 말이 있어요. 피부가 제일 좋을 때는 월경이 끝난 다음 주라는 개념인데 모델들도 중요한 촬영은 이 시즌에 잡으려 한다더라고요. 이때의 피부를 한 달 내내 유지시키고 싶다는 생각으로 만든 비건 화장품이에요. 이전에 월경기에 사용할 마스크 팩, 여드름 패치를 선보인 것과 같은 맥락이에요. 라엘은 여성이 언제나 최상의 컨디션을 발휘하고 유지하길 바라거든요. 앞으로 생리컵, 빨아 쓰는 면 생리대 등 여성의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해 필요한 모든 제품을 구축할 계획이에요. 우선 10월 말 출시되는 탐폰을 기대해주세요.”

안지혜(이지앤모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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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만 해도 매대에 자리한 대기업의 생리대를 고르는 것 이외에 여성용품에 대한 선택권은 한정적이었다. 월경용품 셀렉트 숍 이지앤모어의 대표 안지혜는 마트에서 남편이 우연히 건넨 “생리대는 왜 이렇게 비싸?”라는 물음을 통해 몇 년 사이 생리대 가격이 두세 배씩 상승했다는 문제를 인식했다. “생리대가 너무 비싸서 구입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는 지인의 말에 놀란 그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지앤모어를 창업했다. “생리대와 월경에 필요한 제품을 큐레이션한 박스 하나를 구입하면 한 달분의 생리대를 기부하는 크라운드 펀딩을 시작했어요. 이후에 깔창 생리대 이슈가 일어나면서 정부 지원 사업이 많아졌고 저희는 월경용품의 선택권 확대에 집중하게 됐죠. 저희 직원들과 소비자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거쳐 고른 50여 브랜드의 300개 넘는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요. 방향은 바뀌었지만 제품 구입의 일정 금액을 기부 포인트로 적립해 150명의 여성들에게 월경용품을 지원하는 일은 여전히 이어가고 있어요.” 사업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여성이 생필품인 생리대를 왜 구입하기 어려울까?’라는 문제에 몰두했지만 이후 깔창 생리대, 생리대 파동을 겪으면서 다양한 제품군, 브랜드가 시장에 등장했다. “작년 식약처에서 발표한 의약외품허가보고서를 보면 허가를 많이 받은 제품 1위가 생리대예요. 400여 개 브랜드가 등장했거든요.” 유기농 생리대의 등장은 반갑지만 값비싼 원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생리대 가격이 2~3배까지 오르면서 빈부격차를 체감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유기농 생리대가 기준이 된다면 언젠가 가격도 내려갈 거란 기대도 있어요. 월경컵, 위생팬티처럼 다양한 제품군의 등장이 반갑지만 아직 오프라인에서는 볼 수 없어요. 분명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해서 월경박람회도 개최했고 오는 11월에는 대방역에 위치한 스페이스 살림에 월경용품 전문 오프라인 숍도 열어요.”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한국 소비자가 사용하면 좋을 제품을 직접 수입해 소개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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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건 생리대 ‘누르’를 비롯해 300여 가지의 제품을 판매하는 월경용품 셀렉트 숍 이지앤모어. 2 박람회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에 참여하고 있다. 3, 4 지난해 열린 월경박람회 전경. 올해는 코로나19 이슈로 개관하지 못했다.
스페인에서 수입한 비건 생리대 ‘누르(Nur)’는 채소와 자연으로부터 얻은 재료를 사용해 화학 성분을 최소화한 제품으로 사용자는 물론 지구 환경에도 도움이 되는 생리대다. 리서치에서 식약처의 허가를 받아 판매하기까지 거의 2년의 시간이 소요돼 애착이 더욱 큰 제품이다. 또 월경과 관련된 매거진 <월간월경>이나 내부 에디터가 한 달간 카페인 섭취량, 운동 횟수 등을 체크해 월경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기록하는 ‘월경일지’ 등도 제작 중이다. “사업 투자를 받으러 가면 여성용품 시장이 과연 얼마나 큰 시장인지에 대해 질문을 자주 받아요. 또 ‘쿠팡이나 티몬에도 입점한 제품들로 어떻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냐?’는 질문도 많았고요. 뷰티,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 커머스도 있는데 왜 월경용품만 없을까 늘 고민해요. 월경은 일상인데. 월경 관련 콘텐츠 제작은 이지앤모어에 와서 사야 하는 이유를 축적하는 방법 중 하나예요. 더디지만 가능성이 있다는걸, 이지앤모어가 믿을 만한 브랜드라는 걸 증명하려 노력하고 있죠.”
#월경 #생리대 #펨테크 #여성용품 #라엘코리아 #이지앤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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