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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2019.07.10

웹툰 조회수 1위의 작가들

거리낌 없이 발칙한 매력으로 독자를 사로잡는 웹툰 작가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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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웹툰 속 이상형으로 늘 꼽히는 이름이 있다. 그 이름은 바로 <유일무이 로맨스>의 탁무이. 아역부터 차근차근 올라간 톱 배우이자 평범하디평범한 여자주인공 공유일을 좋아하는 순정남이다. 대략적인 내용은 아이돌 그룹 덕후인 공유일이 우연히 연예인들과 엮이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처음에 는 ‘이게 무슨 판타지인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몰입해서 보면 유일에게서 내 모습이 보이고, 그래서 응원하게 된다. 마치 유일이와 무이가 주변에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어찌 보면 황당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혀 가능성이 없지도 않은 이 웹툰을 만들어낸 이는 두부 작가다. 네이버 웹툰 데뷔 작품이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모두의 이상형으로 선정될 정도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데뷔 첫작품이라 아직도 얼떨떨해요. 처음부터 로맨스 장르를 그리고 싶었어요. 연예인이라는 직업군을 다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반대로 평범한 범주 안에 있는 사람을 여러 방향으로 고민했죠.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흔히 볼 수 있는 여성으로 설정할 수 있을까를 궁리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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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작가는 초등학교 때부터 반에서 한두 명은 꼭 있던 책상에 그림 그리던 아이였다. 끄적끄적 뭔가를 끊임없이 그렸고, 전공도 미술을 선택했다. 간혹 짧게 일러스트 아르바이트는 했지만 목표는 오직 웹툰 작가가 되는 것이었다. 그때의 경험으로 옥탑방에 살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극 중 유일이의 심리 상태를 조금은 쉽게 표현하고 있다. “유일이가 극 중에서 느끼는 애타는 마음을 저도 알 것 같아요. 그래서 그리다 보면 감정이입이 돼 더 속상해요. 네이버 웹툰에서 정식 연재를 하게되기까지 준비 기간이 길었어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대체 어떻게 그 시간을 버텼는지 모르겠어요. 당시엔 하루하루였지만 돌이켜보니 긴 시간이었네요.” <유일무이 로맨스>의 캐릭터들은 외모, 성격, 사회적 위치, 배경까지 모두 다양하다. 로망을 담았다기보다는 이 이야기에 인물을 어떻게 배치할지를 더 많이 고민했다. ‘ 덕후의 마음은 덕후가 안다’라는 말이 있다. 덕후의 마음을 너무 잘 알기에 당연히 누군가의 덕후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모티브가 된 특정 연예인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 자꾸 찾아 보게 되는 몇 명의 연예인이 있긴 하지만 만화 속 인물과 실제 인물을 매치하면 흥미가 떨어지니까 밝히지 않을게요, 하하. 저는 오히려 머리에 각인된 아이돌 가수들의 예쁜 이미지를 머릿속에서 조합해서 캐릭터를 그리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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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도전’에 오랜 기간 머물다 데뷔를 했고,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유일무이 로맨스>를 연재했다. 작품을 대하는 태도에도 확실히 책임감이 더 생겼다. “데뷔 전에는 ‘나는 아마추어니까’라는 마음이 은연중에 있었어요. 힘들면 자체 휴강처럼 휴재도 했고요. 지금은 아무리 힘들어도 못 그러죠. 데뷔가 늦었으니까 내 작품을 사랑해주는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이 커서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더 노력하게 되고요.” 탁무이와 공유일 두 주인공은 이제 겨우 손가락 하나 닿았을 뿐이다. 앞으로도 많은 이야기가 그려질 유일무이한 이야기가 더욱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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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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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그래는 인스타그램에서 일상을 기록하는 일상툰으로 많은 독자들에게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를 건네는 작가다. 12만3000명이 넘는 팔로워들이 그의 글과 그림을 보면서 울고 웃는다.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던 그는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했지만 처음부터 썩 적성에 맞는 전공은 아니었다. 맞지 않는 공부를 하면서 자신감은 떨어지고, 고민은 깊어졌다. “입시미술을 같이 했던 친구들은 계속 치열하게 뭔가를 하고 있었어요. 주변에서 ‘졸업하고 뭐할 거야?’라고 물으면 할 말이 없었어요. 내 안에서 오는 불안과 타의에서 오는 불안감이 한 번에 왔어요.” 우연한 기회에 그는 일본으로 어학연수를 가게 된다. 아무도 ‘너 몇 살이야? 졸업하고 나서 뭘 할 거야?’라고 묻지 않는 낯선 환경에 덩그러니 놓이니 자연스럽게 다시 그림을 그리게 됐다. “동네 공원에 앉아 있으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말을 걸어요. 동네에서 채소가 가장 싼 가게도 알려주시죠. 일상적인 대화를 하다 보니 조급함이 조금씩 사라졌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고민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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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에 등장하는 캐릭터 ‘그래’는 일본에서 그의 모습과 꼭 닮아 있다. 똑떨어지는 단발에 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먹었던 각종 음식들로 지금과는 달리 조금은 통통했던 모습까지 오늘의 김그래가 과거의 김그래를 그리고 있는 것이다. 한 번 들으면 잊기 어려운 예명 김그래는 좋아하는 색인 회색에서 따온 이름이다. ‘그레이’에서 따온 말이지만 ‘그래’라는 말이 주는 긍정적인 기운과 그의 글과 그림이 잘 맞닿아 있어 더 의미 있다. 박장대소하는 웹툰이라기보다 그림 속 그래가 꼭 나 같아서 피식피식 웃게 된다. 누구나 느낄 법한 일상의 감정을 그림으로 옮기기 때문에 생활 속에서 마주하는 상황들을 메모한다. 과거의 메모들을 들춰보면서 에피소드를 만들고, 그 에피소드들을 모아 독립출판물 <그해 겨울>을 출간하기도 했다. “휴대폰 잃어버리면 큰일나요. 하하. 친구와 대화하다가 웃겼던 부분도 메모하고, 무거운 생각이나 감정도 적어두거든요. 메모한 내용을 다이어리에 풀어서 정리해놓으
면 소재를 찾을 때 도움이 많이 돼요. 과거의 사건을 상상해서 글을 써본 적이 있는데 글을 다 쓴 후 당시에 내가 써놨던 메모를 발견하고 깜짝 놀랐어요. 그 상황에 빠져 있을 때의 표현과 상상으로 쓴 표현은 정말 많이 다르더라고요. 그때부터 더 열심히 두서 없고 문맥이 망가지더라도 모두 기록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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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장편 만화 연재를 준비 중이다. 2년간 마음속에 품어왔던 이야기를 완결까지 콘티를 짜고 디테일을 완성하는 중이다. “지난한 자기혐오의 과정이었어요, 하하. 최근 봉준호 감독님이 영화아카데미에서 강연하신 영상을 봤어요. 마침 내가 재능이 없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 강연에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역시 영화일을 하면서 가장 싫은 순간이 ‘차에서 내릴 때’라고 했다는 걸 알게 됐죠. 막상 영화를 찍어야 하는 순간이 오면 너무 부담스럽고 힘든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하는 이유는 자신이 만들어내고 싶은 것을 향한 집착이라고요. 그 말이 너무 공감이 갔어요. 그래서 스스로를 조금씩 갉아먹을지라도 끈기 있게 해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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