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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2020.07.29

확장된 예술, 콘텐츠 크리에이터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확장현실 콘텐츠 크리에이터들.


피오니(VR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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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아트, 디지털 아트 등 물리적 세계에서 만질 수 없는 예술 작품은 우리에게 익숙하다. 하지만 가상세계의 예술은 아직까지 생소한 것이 사실. VR 드로잉 아트는 이 경계를 오가는 예술이다. 구글 틸트 브러쉬라는 툴을 사용해 가상공간에 그림을 그리고, 그 일련의 과정을 관객이 즐긴다. 기기나 서비스를 시연하기 위해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 많으나, 관객을 앞에 두고 전문적으로 공연을 하는 VR 드로잉 아티스트는 국내에서 처음 등장한 직업이다. VR 아티스트는 3분, 길게는 10분가량 무대에서 VR 드로잉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VR 아티스트 피오니는 미디어 아트를 공부하고자 영국에 갔다가 VR 드로잉을 접하게 되었다. 이후 서울에 돌아와 몽환적인 스타일의 비디오 아트를 연출하던 중 운명처럼 VR 아티스트 오디션을 보고 VR 아티스트 길에 접어들었다.

현재는 아트 콘텐츠와 공연을 선보이는 브로큰브레인에 소속되어 활동 중이다. 그녀의 작업 과정은 생각보다 길고 복잡하다. 개인 작업을 할 때나 공연 의뢰를 받은 후, 작업하려는 주제에 대해 충분한 리서치를 한다. 평면에서 이뤄지는 회화, 사진 등과 달리 VR 드로잉은 공간을 어떻게 보여줄지부터 어떤 음악을 쓰고 무대에서 어떤 몸짓을 보여줄지에 대해 스토리보드를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틀이 완성되면 무대에서 보여줄 라이브 드로잉도 연습한다. “허공에다가 그림을 그리는 거라 X와 Y, Z 삼차원을 모두 사용해서 조각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돼요. 앞면, 뒷면 그리고 그 안까지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고민하기 때문에 상상력이 많이 필요하죠. VR 드로잉 자체가 HMD VR 헤드셋을 쓰고 작업하기 때문에 고독해요.” HMD 장비를 착용하고 드로잉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어지럼증, 답답함 등의 증상이 찾아온다. 하루 4시간 이상의 작업이 어렵다. 그래서 작품 하나를 완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1~3주로 길다. 또 관객 역시 작가처럼 HMD를 착용하고 작품을 관람하면 좋겠지만 여건상 그럴 수 없기 때문에 작가의 HMD 화면을 공연장 대형스크린에 연결해 송출한다. 3차원의 작품이 2차원의 화면에 보여지면서 리얼리티가 사라지는 건 작가로서 아쉬운 지점이다. 하지만 VR, HMD이 점점 보편화되고 있기 때문에 곧 해소될 듯하다.

“일반적으로 VR을 이야기하면 4차 산업혁명을 떠올려요. 제게 의뢰가 오는 주제도 드론, 미래 도시, 로봇이 대부분이에요. 재작년에 부천국제만화축제 공연에 섰는데요. EDM 음악에 맞추어 홍보대사 기안84의 작품을 표현했는데, 기억에 남아요. 얼마 전에 오케스트라와 합작한 무대도 좋았어요. 차가운 도시, 로봇을 그리다가 클래식 선율에 맞춰서 발레 하는 사람 등을 그렸거든요. 주제에 구애 받지 않고 VR 드로잉을 예술로 승화시키고 싶어요.” VR 드로잉으로 미래 기술, 도시만을 그리기에 그녀의 꿈은 좀더 크다. VR 드로잉 퍼포먼스의 대중화를 시작으로 K-컬처의 일환으로 자리매김하는 데에 도움이 되고 싶다.

정해운(닷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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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어릴 적 만화영화나 동화 속 주인공을 친구 삼아 놀던 기억이 있다. 현실에 존재하는 건 아니지만 수십 번 같은 만화와 동화를 보면 왠지 그들이 내 곁에 있는 것만 같다. <토이 스토리> 속 살아 있는 장난감들처럼 말이다. 이런 상상도 닷밀의 손을 거치면 현실이 된다. 닷밀은 미디어 퍼포먼스부터 인터렉티브 콘텐츠 제작, 미디어 서버 구축 등을 담당해 ‘Be Mystic’의 회사 슬로건처럼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해볼 수 없는 경험을 혼합현실을 통해 선사함으로써 세상을 더 신비롭게 만들고자 한다.

2012년 홍대 무보증 단칸방에서 컴퓨터 두 대로 시작한 회사는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등의 역사적인 순간과 CJ ENM MAMA(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 BTS 스테이지처럼 화려한 무대에서 미디어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분야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선점했다. 디지털 아트를 전공하고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5·18 40주년 특별전>에 아티스트로 참여하는 등 개인 작업도 이어가는 작가이자 닷밀의 대표 정해운은 닷밀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던 동력을 화려한 기술이 아닌 스토리텔링, 사용자의 경험에 몰두한 덕이라 말한다. “기술은 그저 뒤따라오는 것이에요. 아티스트의 마음으로 작업에 임하지만 항상 목적을 명확히 해요. 작업을 할 때 관람객에게 어떤 감상을 줄지부터 계산해요. 그다음 스토리텔링을 짜고 VR, AR, 홀로그램, 프로젝션 맵핑, 미디어 파사드 등 다양한 기술을 적용해 혼합현실 콘텐츠를 제작하는 거죠.” 닷밀의 팀 구성도 프로젝트를 빠르고 긴밀하게 진행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새로운 장르를 만드는 일이기 때문에 유기적인 협업이 필요해요. 개인의 능력과 개성을 극대화하는 게 중요하죠. 일을 찾는 신사업, 경영지원, 홍보팀 등은 ‘파인더’로 분류돼요. 프로젝트의 설계, 프로그래밍을 담당하는 건 ‘띵커’, 디자인, 영상을 담당하는 건 ‘메이커’.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제네럴리스트도 있지만, 불과 연기, 물과 폭포처럼 하나만 매진하는 스페셜리스트도 있어요. 기획자와 매니저는 프로젝트를 드리블하면서 고쳐나가는 ‘픽서’에 속해요.” 이렇게 팀이 구성된 덕분에 5일 만에 결과물을 보여주어야 했던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미디어 파사드 프로젝트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전까지 의뢰를 받아 작업했다면 올해부터 닷밀은 직접 실감형 전시 콘텐츠 브랜드 ‘다이브 인’을 운영한다. 그 첫 시작으로 <신비아파트 미디어 어드벤처 : 내가 구하리!>의 전시를 열었다. 깨진 TV 형태의 입구로 입장하는 순간부터 MD 숍으로 나올 때까지 전시장에서 <신비아파트>의 로고를 볼 수 없다. “<신비아파트>의 세계에 들어왔으니까요. 어린이 자문위원들을 두고 애니메이션 속 아파트 중정이나 캐릭터들이 머물다간 흔적들을 아날로그와 홀로그램, 미디어 파사드 등의 기술로 완성했어요.” ‘다이브 인’ 이외에도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완성될 체험공간 ‘플레이인’이 올해 오픈될 예정이다. “아이와 기차놀이를 해주는데 ‘집 안 전체를 기차놀이 공간으로 꾸미면 어떨까’ 상상했어요. 마치 엄청난 부자인데 장난감 덕후인 친구네 놀러 간 것처럼요. 하나의 장난감 브랜드로만 내부를 꾸미는 거예요. 기차 장난감을 예로 들면, 자기 장난감 기차를 들고 와 50~60개 레일을 깔아두고 노는 거죠. 대신 화산을 지나면 기차 위에 폭발한 이미지가 드리워지고 바다 위를 달리면 물결이 일어나는 식이죠. 아이가 된 듯 동심으로 돌아가 어릴 때를 상상하며 놀던 것들을 구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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