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GLES

메뉴
Search
마이페이지

Life2016.03.26

무삭제 리얼 토크! 선수 K, 결혼을 결심하다

어느 날, 선수로 소문난 바람둥이가 결혼을 선언했다. 결혼은 인생의 무덤이라고 주야장천 외쳐대던 그의 결혼 소식은 게이가 여자를 사귄다고 하는 것과 맞먹는 충격이었다. 어떨 때 선수는 결혼을 결심하는 걸까. 선수들의 대화를 엿들어보라.

null
한 통의 청접장이 날아들었다. 물론 놀랄 일이 아니다. 나를 놀라게 한 건 이 청접장에 박힌 이름이었다. 세상에 K가 결혼을 하다니, 그것도 언질 한 번 주지 않고 이렇게 갑자기. 나는 그와 마지막으로 만났던 두 달 전의 일을 떠올렸다. “우리 나이도 나인데 슬슬 결혼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얘기가 나오자 K는 단호히 말했다. “결혼은 인생의 무덤이야. 아직까지는 무덤에 들어가고 싶지 않아. 나는 싱글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거든.” 적어도 K에게 싱글의 즐거움이란 허황된 바람이나 판타지가 아닌, 엄연한 현실이었다. 그는 선수 중의 선수였다. 나는 그가 우리와 헤어진 후 그냥 집에 들어가는 걸 본 적이 없다. 마치 투르크제국의 술탄이라도 된 듯, 서울과 신도시 일대가 그의 하렘이나 마찬가지였다. 이 하렘에는 그의 무수히 많은 섹스 파트너가 살고 있었다. 물론 어떤 파트너는 그를 자신의 연인이라고도 생각했지만, 아무튼 그는 그 파트너들 중의 하나에게 연락해서 뜨거운 밤을 보내고 새벽녘에야 집으로 가곤 했다. 혹시라도 집에 일찍 가는 날이면 반드시 여자를 끌어들였다. 그런 놈이 결혼을 하다니! 차라리 게이가 여자와 연애를 시작했다면 그보다는 덜 놀랐을 텐데. 당장 K에게 전화를 했다. 만나기로 했다. 또 다른 선수 L이 합석하기로 했다. 첫 술잔을 비운 후 다짜고자 말했다.
check list
결혼해도 바람 피울 가능성이 큰 진짜 선수 알아보는 법

□ 친구들 중에 이혼남이 많다.
□ 처음 섹스할 때는 좋았지만 점점 시들해진다.
□ 어떻게 평생 한 사람만 사랑할 수 있을까란 말을 평소에 자주 한다.
□ 내가 해외 출장을 가서 전화하면 안 받을 때가 많다.
□ 자신의 과거 연애 전력을 자랑한다.
□ 습관적으로 잠수 탄다.
□ 떠나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 어딘가에 얽매이는 것이 싫다고 자주 말한다.
□ 원래 자신은 독신주의자였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 아버지가 바람 피웠거나 가정적이지 않다.
이중 5개 이상에 해당하는 남자라면 결혼해서도 바람 피울 가능성이 높다. 타고난 바람기의 소유자는 진짜 짝을 못 만나 방황하는 선수와 달리 끊임없이 다른 세계를 동경하고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 그 중에서도 동굴로 숨는 이상주의자가 가장 악질 선수.
★ 나 야 임마, 어떻게 된 거야. 생전 결혼 안 할 것처럼 굴다가 이게 갑자기 무슨 일이냐. 인생의 무덤이라며. 아직까지는 들어가고 싶지 않다며. 근데 두 달 만에 무덤 파고 삽으로 흙까지 덮겠다고?
★ K 뭐, 그렇게 됐지. 정치인들도 어제와 오늘 말이 다른데, 내가 뭐 별거냐. 결혼하고 싶어지면 결혼하는 거지. 사실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도 없는 거 아니냐. 생선도 철이 있고 새도 날이 추워지면 따뜻한 나라로 날아가는데 나라고 계속 시장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겠냐. 내가 건드릴 수 있는 애들도 다 때가 되면 결혼을 할 테고 점점 어린애들만 상대해야 하는 건데… 몇 년 지나면 퇴물 될 것 같더라.
★ 나 상대가 누구야? 저번에 봤던 역삼동 사는 애? 아니면 니가 유난히 속궁합 잘 맞는다고 했던 스튜디어스 언니?
★ K 너는 모르는 사람이야. 만난 지 두 달밖에 안 됐거든. 사실 섹스도 많이 해본 건 아닌데 얘랑 몇 주 정도 만나다보니까 진짜 결혼해야 하겠더라고. 사실, 내가 너희한테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예전에 결혼하고 싶었던 애가 있었어. 그런데 잘 안 됐지. 집안이 잘 안 맞았거든. 그건 그냥 그렇다치고, 내가 그 친구의 사촌이랑 한 번 크게 싸웠어.
★ L 아니 결혼도 안 했는데 왜 싸워. 혼수나 신혼집 규모 이런 문제로 싸운 거야?
★ K 그런 건 아니고 걔네 집이 비었다고 해서 놀러갔었거든. 당연히 섹스를 했겠지? 그런데 사촌이 들이닥친 거야. 같이 살고 있었는데 여행 간다고 나갔다가 기분이 안 좋아서 그냥 돌아왔다더라구.
★ 나 그럼 하다가 걸린 거야?
★ K 그건 아니고, 일 다 끝나고 옷도 입었는데 아무래도 뭔가 흐트러져 있었을 거 아니야. 그 언니가 바로 직감한 거지. 그런데 다짜고짜 그애 따귀를 갈기더라구. 있는 욕, 없는 욕 다하면서. 부모님이 그러면 몰라도 알 거 다 아는 우리 또래 사람이 그 난리를 치니까 나도 지금 뭐하는 거냐고 덤벼들었지. 그랬더니 내 따귀를 또 때리더라. 가만히 있겠어? 그래서 걔는 말리고 나랑 사촌이랑 한바탕 한 거지. 뭐, 여하튼 그 사건이 걔네 부모님한테 들어가서 도저히 결혼 얘기는 꺼낼 수도 없는 상황이 됐어. 그렇게 끝났다가 얘를 만난 거야.
reason 1 >>
보호본능을 불러일으키는 여자, 그리고 타이밍

★ L 잠깐, 그런데 그 얘기 나왔을 때 너 다른 여자들도 많았잖아.
★ K 당연히 바람은 늘 피우고 있었지. 그래서 나랑 결혼할 그 친구가 중요한 거야. 나 얘 만나고 나서는 바람 피운 적 없어. 그동안 만났던 애들은 다 정복욕이랄까, 그런 게 생겼었어. 알렉산더 대왕의 심리랄까. 이 나라를 정복했으니 이번에는 저 나라다, 이런 마음이었던 거지. 너네도 알겠지만 그래서 여자를 만나면 무조건 같이 자야 하고. 그러면 또 다른 애랑 같이 자고 싶어지고. 그러다가 그애를 만났는데 이상하게 처음으로 보호해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거야. 완전히 순진하거나 그런 타입도 아니었는데 그냥 살아온 게 좀 안쓰럽달까. 남자한테 상처도 몇 번 입고, 그런 얘기를 들으니까 보호본능 같은 게 싹트더라. 아, 그애는 내가 거둬야겠다 생각을 하니까 다른 여자들이랑 자도 별로 기분이 안 나고 오히려 계속 그애만 생각나면서 미안해지고… 나도 나한테 그런 마음이 생길 줄은 정말 몰랐지.
★ L 이거 처음 말하는 건데, 사실 나도 요즘 결혼해야겠다 싶은 여자가 있어.
★ 나 뭐 임마? 그때 F가 무덤 발언할 때 제일 격하게 고개 끄덕인 게 누군데. 바로 너잖아, 임마. 그런데 결혼이 또 웬말이야. 너 저번에 만났을 때 뭐랬어. 요즘 요일별 근무제를 택하고 있다며. 월요일은 누구, 화요일은 누구 이런 식으로.
reason 2 >>
선수도 외롭다, 요일제를 청산하다


★ L 아직 요일제를 완전히 청산한 건 아닌데… 아무튼 얼마 전에 선배를 만났어. 그 형 나이가 서른일곱인데 아직 총각이거든. 옛날에 방송도 하고 그런 양반이라 우리 따위하고는 가히 비교가 안 되는 화려한 여성 편력의 소유자야. 우리가 의자왕이라면 그 형은 진시황인 거지. 그런데 그 나이 먹고 아직 결혼을 안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헤어지고 뒤돌아 서는 모습을 보는데 글쎄, 고독이 등에서 고름처럼 흘러내리는 거야. 그걸 보니까 정신이 버쩍 들더라구. 그때 즈음 그애를 만났어. 일요일의 여자였지. 그런데 서로 딱 결혼하기 좋은 타이밍이더라구. 말이 누구보다 잘 통해.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여자 조만간 정리하고 프러포즈하려고.
★ K 그런 것도 있지 않냐? 안정적인 생활에 대한 동경 같은 거. 왜 결혼한 애들 보면 신데렐라가 12시 땡 치면 도망가듯 바로 일어서잖아. 그리고 돈도 예전처럼 펑펑 못 쓰고. 그래도 잘들 사는 거 보면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는 것 같아. 빼앗긴 자유의 자리를 안정이 자리 잡는 느낌.
reason 3 >>
선수일수록 한 여자에 충실하다


★ 나 그런데 너네 결혼하는 건 좋아. 여기저기 뿌려놓은 여자들은 다 어떻게 정리할 거냐?
★ K 쉽지는 않더구만. 나 일단 메신저 주소랑 이메일 바꿨잖아. 핸드폰도 이동통신사 홈페이지 들어가서 그녀들의 번호 다 차단시켰어. 그랬더니 집으로 찾아오더라. 지금 집 내놨어. 곧 이사 갈 거야.
★ L 다른 애들은 다 쉽게 정리했는데… 수요일의 여자가 문제였어. 자기는 죽어도 못 헤어지겠다는데 어쩌겠어. 하루에 스무 통 이상씩 문자 보내도 다 씹고, 전화도 당연히 안 받았지. 당연히 집으로 찾아왔겠지? 그래서 극약처방을 썼어. 다른 여자를 하나 꼬셔서 집으로 불러들였지. 수요일은 그 현장을 보고 길길이 날뛰더라구. 말하자면 일종의 삼자대면이 된 건데, 결과적으로는 그날 이후 수요일한테도 연락 끊겼지 뭐. 역시 듣는 것보다는 보는 게 효과적이야. 과연 비주얼의 시대인 거지.
★ K 그런데 나는 걱정되는 게 과연 내가 결혼하면 절대 다른 여자 안 건드릴 수 있을까 싶은 거야. 경마장의 말도 레이스 끝나면 눈가리개 떼어내잖아. 마음 다잡고 와이프한테 올인해도 권태기 오고 그럴 때 누가 나타나봐, 우리가 무슨 피를 통째로 수혈해서 새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고 못된 버릇 어디 가겠냐, 이렇게 생각하면 조금 껄쩍지근하기도 하고.
★ L 어, 물론 많은 수행의 날이 필요하겠지. 그래도 다신교 믿다가 일신교로 개종하는 로마인이 된 듯 그렇게 종교 생활해야 하지 않겠냐. 내 친구 하나는 결혼하고 망부석이라도 된 것마냥 그렇게 살더라. 여자가 명함 주고 가면 바로 뒤에서 찢어버리고. 우리 같은 선수들일수록 이 여자다 싶어서 결혼까지 했으면 딱 책임을 져야 해. 안 그러면 뭐하러 결혼해. 돈 보고 하는 것도 아니고.
★ K 그나저나 너도 정신 차리고 이제 결혼해야 하지 않겠어? 너 그러다가 금방 독거노인 된다.
reason 4 >>
환상이 없어졌을 때 결혼을 결심한다


★ 나 내가 존경하는 선배도 결혼을 꽤 늦게 했어. 아무튼 그러더라구. 결혼은 결혼에 대한 판타지가 없을 때 해야 한다고. 요즘 느끼는 건 결혼은 그야말로 생활일 뿐이다라는 생각이야. 어느 날 갑자기 그런 깨달음이 왔어. 돈, 오직 돈. 그런 걸 보면 나도 슬슬 장가를 갈 때가 된 것 같기도 싶고… 무엇보다 아직 가족이랑 같이 살면서도 주말에 혼자 집에 들어가면, 특히 술자리에서 작업 걸었다가 완전 실패해서 몸만 취해 들어가면 그렇게 비참할 수가 없어.
K와 L이 결혼 준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격렬히 공감하는 동안 나는 핸드폰을 뒤적이며 여기저기 문자를 날렸다. 아무도 답장을 하지 않았다. 다시 한 번, 패배의 주말이었다.
그녀가 선수와 결혼을 결심한 진짜 속마음
그녀가 업계에 소문난 대표 선수와 결혼한 이유는 그와의 결혼이 ‘손해 보지 않는 장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똑똑하고 허우대도 멀쩡하고 집안도 괜찮은 그 남자 정도라면 도박을 해도 괜찮을 것이라고 여겨졌던 것. 물론 그가 일편단심 자신을 사랑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결혼은 사랑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계약(서약)이고, 가정을 잘 매니지먼트해나가는 것도 일종의 자기 관리다. 따라서 영악한 그는 결혼을, 가정을 깨지 않을 것이며, 적어도 괜찮은 아빠와 그럴듯한 남편의 역할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것을 안다. 게다가 연애해볼 만큼 해본 선수들은 적어도 외도의 무모함을 알기 때문에 운명적 사랑에 휘둘릴 가능성이 희박하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결혼은 도박이다. 그렇다면 내가 좋아하는 이 남자, 많은 여자들이 사랑했을지도 모르는 이 남자를 법적으로 당당하게 내 것으로 만드는 것도 괜찮지 않은가.
선수, 이런 여자 보면 결혼하고 싶어진다
1 보호본능을 불러 일으키는 여자 내가 아니더라도 다른 남자를 만나서 잘살 것 같은 여자보다는 보호본능을 불러 일으키는 여자를 보면 왠지 모를 책임감을 느낀다.
2 적당한 자유방임 무조건 7시 칼퇴근하고, 가정에만 충실할 선수는 어디에도 없다. 사사건건 사생활을 간섭하지 않고 어느 정도 존중해주는 여자를 좋아한다.
3 집안 좋고 능력 있는 여자 연애할 때는 예쁘고 쭉쭉빵빵한 영계를 선호하지만, 결혼은 엄연한 현실. 능력 있고 집안도 좋은 여자를 선호한다.
4 한 번쯤 바람 피워도 받아줄 여자 마초적 성향이 있는 선수들은 연애할 땐 개방적이고 잘 노는 여자를 좋아하지만, 결혼할 때는 리드할 때 잘 따라주는 여자를 원한다. 혹시 바람을 피우다가 걸리더라도 받아주고 옆에 있어줄 것 같은 여자. 바보처럼 착하진 않지만 그만큼 나를 다시 믿고 좋아해주는 여자가 좋다.
#싱글즈 #연애 #연애코치 #러브 #결혼 #리얼토크 #선수
<싱글즈>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등을 금합니다.
좋아요
목록보기


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URL복사

해당 페이지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해당 페이지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가 필요합니다.
나의 포인트 :

주소찾기

닫기
주소검색

동, 읍, 면, 기관, 학교 등의 이름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