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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2019.05.21

가장 보통의 하루, 이요원

<이몽> 촬영을 끝내고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이요원을 만났다. 햇살이 특별히 좋은 날, 그녀가 해사하게 웃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이 특별한 사건을 기념하기 위한 드라마 <이몽>이 방영 중이다. 이 드라마의 중심에는 배우 이요원이 있다. 비겁하지만 편하게 살 수 있는 길을 외면하고 고난의 한복판으로 몸을 던진 외과 의사 이영진 역을 맡아 신식 문물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개화기 여성의 모습과 감정을 섬세하게 녹여내고 있다. 전국 각지를 돌며 촬영을 마치고, 다음 작품까지 2개월간의 달콤한 휴식을 보내고 있는 그녀를 햇살이 잘 드는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평범한 일상에 던져진 이요원의 모습을 담고 싶었지만 이미 그녀가 공간에 들어선 순간 평범하지 않은 아름다움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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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 비아플레인, 네크리스 디디에 두보.
Q <이몽>의 반응이 뜨겁다. 시대극에서 매력이 더 돋보인다.
정극으로 데뷔한 작품이 시대극이어서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 내가 살아본 적 없는 시대에 대한 막연한 궁금증이 있고, 우리 부모님이 살았던 시절의 감성을 좋아한다. 일제 시대의 인물은 연기해본 적이 없어서 더 끌렸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독립투사들의 이야기, 생각만으로 가슴이 뛰었다.
Q 드라마 덕분에 독립투사에 대한 관심도 많이 늘었다.
독립군 이야기를 메인으로 한 작품은 처음이라 신선하기도 하고, 사명감도 생긴다. 대중뿐아니라 나 역시 이 작품을 통해 독립군에 대해 조금이나마 더 알게 됐다. 시청자들도 우리 드라마를 보면서 나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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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와 팬츠 모두 메종마레, 이어링 지넷뉴욕. 옆 페이지 드레스 비아플레인, 네크리스 디디에 두보.
Q ‘이요원이 나오는 드라마는 재미있다’는 반응에 대해서 알고 있나?
물론이다. 내가 작품을 잘 찾는 것 같다, 하하. 특별한 포인트가 있는 것은 아닌데 단순하게 시나리오를 읽을 때 다른 생각이 안 나고, 분석도 안 하게 되는 작품에 끌린다. 다른 어떤 설명보다 ‘재미있는’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작품들이 있다. 내가 즐거워야 시청자들도 즐거울 것이라 생각하면서 연기하는데, 그 마음이 통한 것 같아서 고맙고 신기하다.
Q <이몽>을 통해 배우 이요원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선 의미가 굉장히 좋은 작품이다. 나와 대중들에게 오래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으면 한다. 그 작품에 내가 속해 있는 것만으로 행운이지 않을까? 연기하는 나에게 그랬듯 독립투사들의 이야기가 다시 한 번 사람들에게 회자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는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매 회 마지막에 그 회차의 에피소드 속 인물들에 대한 설명이 자막으로 나 간다. 대본으로 봤을 때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는데 방송으로 보니 촬영하면서 내가 놓쳤던 부분도 보이고 새롭게 깨닫는 부분도 있어서 유익하다. 저분들이 있어서 내가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소름이 쫙 돋기도 한다. 학교 다닐 때는 역사를 외워야 하는 과목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어른이 된 후에는 역사를 그 자체로 이해하게 됐다.
Q <이몽> 촬영이 끝났다. 잠깐의 휴식 시간이 생겼는데 쉬는 날 이요원의 하루는 어떻게 흘러가나?
외출은 오후보다는 오전에 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른 점심을 먹기 위해 외출할 때의 그 상쾌함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집에서 아예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낸다. 딱히 아침형 인간은 아닌데 오후가 되면 약간 기분이 처지는 편이다. 집에서 널브러져 있다가 나가려고 준비하면 유독 귀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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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과 팬츠 모두 끌로에, 링 지넷뉴욕.
Q 집에 있을 땐 주로 뭘 하나?
침대나 소파와 한 몸이 되는 스타일이다, 하하. 집에서도 가만히 못 있고 부산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 나는 격렬하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침대에 누워서 영화를 보거나 TV를 본다. 그 시간이 가장 꿈 같다. 날씨 좋을 땐 나가기도 하고, 핫플레이스 좋아하는 친구를 따라 카페에도 간다
Q SNS를 보니 전시나 공연도 자주 다니던데.
친구의 권유로 가기 시작했는데 사실 처음에는 몇 번을 가도 크게 감흥이 없었다. 조금씩 횟수가 늘어나고 자주 가다 보니 저절로 관심이 생겼다. 예술을 하는 친구들과 가까이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접할 일이 늘어났다.
Q 그림 그리는 모습도 잘 어울릴 것 같다.
나도 그림을 정말 잘 그리고 싶은데 소질이 별로 없다. 학생 때 미술학원도 다녔고, 커서도 취미로 배웠는데 재능이 없다는 것을 나 스스로 느꼈다. 그림에 재능에 있는 친구들을 보면 부럽다. 가만히 앉아서 그림을 그리는 게 성격상 잘 안 맞는 것 같기도 하다.
Q 쉴 땐 주로 여행을 다닌다고 들었다.
내가 가보지 못한 예쁜 곳을 소개하는 영화나 프로그램 보는 것을 좋아한다. 직접 가지 못해도 집에서 보면서 ‘와, 저기 너무 좋 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최근엔 JTBC <트래블러>를 열심히 봤는데 이제훈, 류준열 두 배우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란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을 보고 당장 그 영화를 봤다. 이탈리아 남부를 배경으로 한 영화인데 역시나 정말 예쁘더라.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곳으로 점찍어 뒀다.
Q 여행 스타일은 어떤가? 휴양지 혹은 도시 여행?
많이 걷고, 많이 먹고, 쇼핑도 하는 도시 여행을 좋아했다. 그런데 점점 좋은 경치, 자연과 함께하는 여행에도 관심이 간다. 두 가지 모두가 충족되는 여행이면 더욱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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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셔츠 바네사브루노, 팬츠와 로브 모두 잉크, 슈즈 지미추.
Q 이요원은 배우와 인간의 삶이 잘 구분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 것은 아니다. 현실의 나는 굉장히 바쁘기 때문에 멍때리고 있을 시간이 거의 없다. 그런데다 작품이 하나 끝나면 어딘지 모르게 아프기까지 하다. 나만 알고 있는, 누군가에게 말할 수 없는 공허함이 있는데 같은 일을 하는 동료가 아니면 이해하지 못하는 아픔이라 주로 혼자서 극복한다. 여행가서 많이 털어내고 오기도 하고.
Q 예전 인터뷰에서 “모든 것은 순리대로 흘러간다. 계획하면서 사는 스타일은 아니다”라는 도인 같은 말을 했더라. 지금도 여전한가?
나는 원래 모든 계획을 촘촘하게 짜는 스타일이다. 그 계획에서 어긋나면 엄청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라 끊임없이 스스로를 괴롭히게 된다. 나를 덜 피곤하게 만들기 위해서 어느 순간부터는 순리대로 물 흘러가듯 살아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입버릇처럼 말도 한다. 그럼에도 아직 배우 이요원이 아닌 사람 이요원의 시간도 다 쪼개서 쓸 정도로 계획적인 편이다. 아주 조금씩이라도 ‘계획하지 않아도 괜찮아’라며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성공이다.
Q 그 계획은 자는 시간도 없을 만큼 빡빡한 편인가?
그렇진않다. 자는 시간을 얼마나 좋아하는데, 하하. 다만 낮시간을 잘 계획해서 알차게 보내고 싶다. 어린 나이에 데뷔했기 때문에 계획하는 습관이 몸에 배기도 했고, 꼼꼼한 아버지의 성격을 물려받기도 했다.
Q <이몽>의 개화기 의상도 완벽 소화하고 있다. 데뷔 이후 지금까지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다.
원래 몸무게 변화가 없는 편이다. 쉴때는 2~3kg씩 찌기도 하는데 화면에는 엄청 차이가 나보여서 촬영을 앞두고는 관리를 안 할 수 없다. 얼굴이 동그란 편이라 갸름하게 나오려면 조절이 필요하다. 체력이 많이 떨어져서 건강을 위해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요가도 했었고, 필라테스도 작년부터 열심히 하고있다. 뛰면서 땀을 흘리는 운동보다는 정적인 운동이 잘 맞는다.
Q 지금까지 주로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
생활 연기를 해보고 싶다. 보통 사람들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그린 작품에 출연하고 싶은데 아무래도 굳어진 이미지가 있어서 그런지 아직은 좋은 작품을 만나지 못했다. 주변 사람들은 모두 생활 연기가 잘 어울릴 거라고 말한다. 대중이 모르는 내 모습이 많으니까 곧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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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 문제이, 슈즈 레이첼 콕스.
Q SNS에서 팬들의 지하철 생일 광고 인증 영상을 봤다. 해외 팬도 꽤 많은 것 같은데?
그런 이벤트를 받아본 건 처음이었다. 2년쯤 전에는 팬 미팅도 했는데 데뷔 초 모델로 활동할 때 이후론 처음이었다. 힘들면서도 신기하고 팬 미팅이라는 것 자체가 실감이 안 났다. 드라마 <불야성>을 보고 중국 팬들이 많이 생겼다. 할말 다 하는 강한 여성으로 나왔는데, 중국분들이 이상형으로 생각하는 여성상과 가까워서 많이 좋아해주신 것 같다.
Q 데뷔 후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본인의 색을 한 가지로 정한다면?
어릴 때는 그 질문을 받으면 하얀색이라고 대답했다. 주변에서 나에게 어떠한 색도 잘 받아들이는 하얀색이라고 말을 해줬기 때문이다. 여전히 하얀색이고 싶지만(웃음) 지금은 여러 색이 물든 것 같다. 예전에 한 선배가 “네 나이 때 연기가 제일 재미있고, 뭐든 다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겨. 나이가 들고, 연기에 대해 체득하는 게 많아지면 점점 더 힘들어져”라는 말을 했었다. 그때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다. 아는 것도 많아지고, 익숙해지는 것이 무섭다. 한 작품이 잘 되면 비슷한 캐릭터의 작품만 계속 들어오니까 보여줄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생긴다.
Q 관성이 생기는 건가?
관성이라기보다는 회의감? 연기적 기술만 느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회의감이 든다. 모든 배우는 비슷한 모습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고, 내가 아는, 내가 아닌 다른 모습을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은 갈증이 있다. 나조차도 모르는 내 모습이 작품 속에서 보일 때의 그 희열은 엄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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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셔츠 르비에르, 스커트 끌로에, 브레이슬릿 모니카비나더, 뱅글 지넷뉴욕.
Q <이몽>에서도 그 희열을 느꼈나?
방송 초반이지만 우선 나는 내가 총 쏘는 모습이 꽤 어울린다는 것이 신기했다. 많은 작품을 해왔지만 직접 총을 쏜 것은 처음이었는데 모니터 하면서도 나에게 이런 면이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Q 대중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가?
이요원이 나오는 드라마는 재미있다는 말만으로 굉장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그 말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그냥 그대로 나”라는 말을 들었을 때도 기분이 좋다. <이몽>에 함께 출연한 유지태 오빠와는 스무 살 때 처음 만났는데 이번 작품에서 나를 만나자마자 “넌 어쩜 이렇게 그대로야”라는 말을 하더라. 외모의 변함없음에 대한 칭찬도 고맙지만 스무 살의 나와 지금의 내가 한결같다는 그 말이 내게는 굉장한 칭찬이다. 처음과 같은 마음이라는게 쉽지만은 않으니까.
Q 한결같다는 말을 들은 스스로의 평가는?
내가 생각해도 좀 한결같은 편이다, 하하. 인정!
#싱글즈 #스타 #스타화보 #STAR #이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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