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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2020.05.08

하준의 마음

배우 하준은 꾸밈이 없다. 뭐든 진심을 다해 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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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 그레이 하운드.
하준은 인터뷰 내내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성실해서 또 마음이 넓고 깊어서 멋있는 사람. 그런 그의 성정이 드라마 <블랙독>의 국어선생님 도연우와 참 닮았다. 다짐한 일은 결국 해내는 추진력과 주위 사람들의 표정을 늘 살피는 다정한 마음씨. 그와 이야길 나눌수록 말개진 기분이다.

Q 으레 신인일 거라 생각했는데 데뷔한 지 꽤 오래되어서 놀랐다. 2012년에 뮤지컬 <환상의 커플>을 하면서 처음 연기로 돈을 벌었다. 다음해에 드라마 <후아유> 마지막 회에 단역으로 출연했고. 처음 연기할 때 엄청 떨었던 기억이 난다. 아니다. 지금도 떠는 편이다, 하하.
Q 어려서부터 배우가 꿈이었나? 고등학교 입학한 후에 공부 욕심이 안 들었다. 실용음악을 하다가 주위 권유로 진로를 연기로 바꿨다. 보통 입시를 회피하려 선택했다는 시선이 많지 않나. 연기학원 선생님께서 “내가 너 정도로 가졌으면 죽어라 하겠다”고 말씀하신 게 자극이 됐다. 벼랑 끝에 선 기분이었는데 ‘나도 열심히 할 게 있구나’라는 희망으로 들렸다.
Q 우연히 시작한 것치곤 오래 연기를 했다. 서울예대에서 졸업생이 120명 나오면 현장에서 10년 이상 일하는 친구들은 1~2%도 안 된다. 끝까지 살아남는 게 노력과는 상관없다는 걸 알았다. 성실한 건 기본이다. 군 생활마저도 군인 역할을 연기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연기할 수 있던 건 그간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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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브리스 코스, 팬츠 자크뮈스
Q 영화 <범죄도시>로 얼굴을 알린 3년 사이에 많은 게 달라졌다. 그렇다. <범죄도시>에서 같이 형사로 나온 홍기준 배우와 친하다. 예전에 형이랑 카풀도 하고 방도 같이 쓰면서 지냈다. 회사를 옮긴 후 형에게 전화해서 “나도 이제 카니발 타”라며 자랑했던 게 기억난다. 요새 <스토브리그>에 형이 나오는 걸 볼 때마다 기쁘다.
Q 작은 조연에서 주연까지 왔다. 1년을 4~5년처럼 산 것 같다. 그릇이 넓혀지는 과정은 늘 쉽지 않다. 갑각류가 탈피하는 것처럼. 혼자 울기도 많이 울었다. 드라마 <배드파파> 때도 1차 오디션을 보고는 연락이 없기에 안 됐다고 생각했다. 2차 오디션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당시 주짓수를 배우는 중이라 몸 쓰는 것에 대한 자신감이 붙어 있었다. 미친 척 머리도 운동선수처럼 묶고 글러브도 가져갔다. 동대문에서 운동복 두세 벌 사고.
Q 할 수 있다, 하고 싶다는 욕망이 어필했나 보다. 다행히 감독님이 좋게 보셔서 큰 역할을 맡게 됐다. 대신 한 달 반 동안 챔피언 수준의 몸을 만들어야 했다. 하루에 7~8시간씩 운동했다. 연기에 대한 노하우가 없으니까 어떤 역할을 하든 그 사람으로 살려고 한다. 운동을 진짜 선수처럼 하니까 이민호라는 사람의 심정을 알게 됐다. 대본을 계속 읽는 게 연기의 깊이를 만드는 건 아닐 수 있다. 늘 그 인물로서 내가 무얼 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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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브리스 코스
Q 착실하다. 역할 하나하나에 책임감이 따른다. 최근에 맡았던 역할들은 긴장과 압박감을 가진 친구들이었다. 영화 <양치기들>의 광석도 그랬고, <범죄도시>의 막내 형사 홍석도 ‘잘하고 싶은데 난 왜 안 되지?’라는 딜레마가 있는 인물이었다. <블랙독> 도현우도 겉으로 보기엔 나이스하지만 물밑에서 발버둥치는 백조 같은 인물이었다. 그간 연기한 친구들을 사랑한다. 할 수 있는 게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으니까 수박 겉 핥기 식으로 할 수 없었다.
Q 오늘 촬영하면서 보 그간의 캐릭터들처럼 선하면서도 어떤 감정을 쏟아낼 것 같은 두 가지 얼굴을 가졌더라. 웃지 않고 있으면 주위 사람들이 어려워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연기하는 캐릭터의 상황이 삶에 이입된다.그 인물들처럼 배우 하준의 삶도 항상 뭔가를 극복하는 과정이었다. 많은 사람을 담을 수 있도록 그릇도 넓혀야 하고 스스로의 예민함을 더 컨트롤할 수 있어야 했다. 계속 나를 깨가는 과정이다.
Q 배우 하준이 아니라 일반인 송진철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다. 극과 극이다. 할아버지랑 꼬맹이가 공존한다. 깊이 파고들다가 재기발랄하게 애교도 부리고. 여동생이 이제 고등학교 1학년인데 평소에는 꼬맹이인데 잔소리할 때는 할배 같다고 한다. 현장에서는 최대한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한다. 특히 주연 배우는 현장에 가장 많이 있으니까 플러스적인 걸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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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브리스 브룩스 브라더스, 팬츠 인스턴트 펑크.
Q 오늘 화보 콘셉트처럼 쉬는 날엔 무얼 하나? 하루만 쉴 수 있다면 밀린 집안일이나 청소를 한다. 주변 정리를 먼저 해야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고 부모님께 배웠다. 이틀 이상 쉰다면 정말 이렇게 쉰다. 그래서 촬영이 편했다. 늘어져서 TV 보고 음식 시켜 먹고.
Q 청소나 정리정돈을 잘할 것 같은 이미지다. 하하, 머리카락도 계속 치우고 설거지도 밀리지 않으려 한다. 입을 옷이 없으니까 빨래도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
Q 미니멀리스트인가? 옛날에는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했는데 지금은 단출하다. 운동하면서 옷 사이즈가 많이 달라져서 못 입는 옷이 많아졌다. 사촌동생한테 물려주기도 했고. 지금은 슬랙스, 맨투맨 정도? 현장에 나가면 후드 집업이 제일 편하다. 후드 집업, 트레이닝 팬츠, 크록스가 교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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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데님 팬츠 소윙바운더리스.
Q 운동을 하고 체형이 변하면 보통 성격도 바뀌지 않나. 확실히 자신감이 늘었다. 내가 누군가를 담으려면 그만큼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체력이 필요하다. 내가 지금 죽을 것 같으면 옆 사람의 힘든 소리가 전혀 안 들린다. 뭐든 체력 싸움이다. 앞으로 스케줄이 늘어나도 그걸 소화할 만큼의 체력이 필요하다.
Q 인스타그램을 보니 책도 많이 읽더라. 옛날엔 많이 읽었는데 요새는 줄었다. 작품 들어가면 캐릭터와 관련된 책만 읽는다. 예를 들면 도현우는 극중에서 EBS 선생님이니까 수업과 관련된 책을 읽거나 EBS 강연을 봤다. 그런 상황에 나를 계속 노출시킨다. 함부로 책을 읽지 않으려고 한다. 읽고 나면 내용, 흐름 등이 내 안에 깊게 들어온다. 대본을 볼 때도 부분을 반복하는 게 아니라 전체를 보면서 흐름을 읽는다.
Q 조곤조곤 책을 읽는 것처럼 말한다. 학교 다닐 때는 어떤 학생이었나. 대학교 때는 <해리포터>의 헤르미온느? 지금 생각해보면 칭찬에 목말랐던 것 같다. ‘좀더 칭찬해주세요’라는 마음이었는데 동기, 선후배들에겐 미워 보일 수도 있었겠구나 싶다. 또 내가 정답이 아닌데 누군가에게 내가 배운 게 맞다며 ‘이게 정답이야’라고 말했던 적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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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와 팬츠 모두 코스.
Q 맨발로 테라스에 서서 촬영할 때 안 춥다며 괜찮다고 스태프를 다독이던 모습과는 정반대다. 주변에 스태프들도 늘어나고 또 매니저나 스타일리스트 친구들한테는 내가 팀장처럼 느껴질 테니까 분위기를 잘 만들려 한다. 일이, 또 살아가는 게 늘 내 마음 같지 않고 엇박이 날 때가 더 많은데 그 엇박에 리듬을 타서 정박으로 바꾸는 것 또한 내 일인 것 같다. 그게 나의 여유이자 그릇처럼 느껴져서 요새는 제일 큰 화두다. 이전에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 다시 나와 일했으면 하는 마음이길 바란다. 올해 그걸 제일 노력하고 싶고.
Q 작품이 끝나면 여행을 떠나는 배우들도 많다. <블랙독>이 끝나고 며칠간 고향 창원에 다녀왔다. 해외에 많이 안 나가봤다. 브루나이랑 태국이 전부다. 그마저도 브루나이는 촬영 때문에 갔고. 태국은 정말 좋았다. 오래된 사원의 고즈넉함과 사람들의 따뜻함에 감동했다. 길에서 만난 상인이 해맑게 인사해주는 모습에서도 배우고 반성했다. 동아시아 역사에 대해서 관심도 많아서 유튜브로 찾아보곤 한다. 팬들 중에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분들이 있는데, 나한테 관심 가져주는 사람들의 나라, 역사, 정서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사람들과 같이 호흡하고 걷는 게 좋다. 나중에 순례길이나 히말라야에도 도전하고 싶다.
Q 연기든 뭐든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게 있다면. 로맨틱 코미디! 하하. 물론 그간 연기했던 캐릭터 모두를 사랑하지만 보는 사람이 웃을 수 있는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 또 메릴 스트립을 정말 좋아하는데, 그녀처럼 뮤지컬, 연극 무대와 영화, 드라마를 오가며 연기하고 싶다. 장르의 구분이 사라진 지 오래니까 내가 필요한 자리 그 어디에서든 최선을 다하고 싶다.
#싱글즈 #화보 #스타 #마음 #남자배우 #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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