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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2020.10.12

따듯한 햇살을 닮은 윤시윤

'1박 2일' 속의 캐릭터 때문이 아니다. 윤시윤은 얼굴만 봐도 ‘성실’이란 두 글자가 떠오른다. 실제로 그는 꽤 부지런한 성격의 배우다. 하나의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애쓰는 그의 모습은 햇살이 가득한 봄날과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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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스트라이프 셔츠 YMC, 화이트 팬츠 휴고 보스.
어릴 때부터 타인의 특징을 발견하고 흉내 내는 걸 좋아했다. 사람에 대한 호기심은 소년을 배우로 살게 했다. 작품마다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면서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하고 작품 말미에는 그 캐릭터가 이 세상에 실재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게 만들 때 가장 큰 기쁨을 느낀다. 물론 이게 그가 배우로 성장한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단순한 동경이나 명예에 대한 욕심도 있다. 철없이 시작했지만 다른 배우들의 어깨너머로 현장에서 많은 것을 배우면서 사람에 대한 갈증을 채울 수 있었다. 이건 모두 배우 윤시윤의 이야기다. 촬영장에서 매번 다른 인물로 살아가는 게 가장 행복하다는 그는 현재 3월 초 방영되는 드라마 '대군: 사랑을 그리다'의 은성대군 이휘 역을 맡아 주상욱, 진세연과 함께 작업 중이다. 그가 맡은 이휘는 글과 그림에 모두 능하고 외모까지 준수한 완벽한 인물로, 자신의 형이자 야망으로 가득 찬 진양대군 이강과 대립한다. “시놉시스에서 이휘는 여유 있고 풍류를 즐길 줄 아는 사내로 등장해요. 다만 연기를 하며 억지로 남자의 냄새를 내려고 하지 않았어요. 대신 제가 아직까지 갖고 있는 성숙하지 못한 소년의 이미지를 많이 넣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새로운 캐릭터를 만든다는 것은 결국 배우 자신 안에 있는 무언가를 꺼내는 작업이거든요. 위대한 배우들은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할 수 있겠지만 여전히 배울 게 많은 저 같은 경우는 본래 가지고 있는 내 모습에서 증폭시켜야 합니다. 이강과 이휘가 같은 신분이지만 각자 처한 상황을 어떤 방식으로 다르게 헤쳐나가는지 그리고 그 해결 방식을 택한 두 남자의 사연을 엿보는 재미가 있을 거예요. 물론 삼각 로맨스도 있고요. 그동안 했던 드라마 중에서 멜로의 비중이 가장 높아요.” 그의 얼굴에 이휘의 얼굴이 드리운다. 이휘 역시 그처럼 사람에 대한 호기심은 물론 사랑이 많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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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그레이 더블 수트 H&M 스튜디오 컬렉션.
글과 그림에 능한 것도 닮았다. 윤시윤은 독서광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책을 읽는 것뿐만 아니라 글도 매일 쓴다. 군 생활을 할 때는 문득 문득 떠오른 생소한 글감을 도화지 같은 노트에 가득 낙서하며 시간을 보냈고, 요즘은 매일 다른 주제를 던져주는 글쓰기 앱을 사용한다. 그는 머릿속에 들어있는 생각을 자신만의 언어로 토해낼 때 행복함을 느낀다. 지금 이 순간, 지금의 나이에 느낄 수 있는 감정이 기록되지 못 한 채 사라지는 것이 싫다. 물론 독서나 글쓰기가 단순히 기록에서 끝나는 건 아니다. 그의 취미는 연기에도 도움이 된다. 그래서 그는 촬영장에서도 책을 읽는다. “촬영 대기 시간에 스마트폰을 보거나 게임을 하면 머리 회전 속도가 빨라져요. 제가 머리로 인식을 하고 어떤 장면을 상상해서 결론을 도출하기도 전에 본능적으로 무언가를 빨리 결론짓게 돼요. 그러다 카메라 앞에 서면 대사가 빨라지고 결국 실수를 합니다. 감정을 이해하기 전에 이미 외운 대사부터 말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촬영을 하기 전에 책을 읽으면 속도 조절이 쉬워져요. 좀더 안정된 연기를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이번 드라마 촬영장에서는 스마트폰을 보관함에 넣어두고 음악만 들을 수 있는 MP3 플레이어를 구입했죠. 운동선수가 경기 전 워밍업을 하듯 책이나 음악을 들으면서 감정을 누르고 예민하게 다듬어놓는 시간을 갖습니다. 최대한 아날로그적인 인간이 되는 거예요(웃음).” 요즘 그에게는 독서와 글쓰기 외에도 푹 빠진 취미가 하나 더 있다. 사진을 찍는 일이다. 화보 촬영 2주 전, 그는 스케쥴이 끝나자마자 친한 사진 작가와 대만에 다녀왔다. 밤 비행기를 타고 급하게 간 터라 비록 이틀밖에 주어지지 않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무려 3400장의 사진을 찍었다고. 그가 찍은 사진에는 현지인의 삶이 빼곡히 담겨 있다. 특히 사람들의 표정에 집중했다. 최근 '1박 2일'로 다녀온 쿠바 여행도 그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 그는 “실수로 셔터를 눌러도 그림이 되는 곳이었다”며 남미의 공기를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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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 니트와 화이트 팬츠 모두 휴고 보스.
2년 가까이 출연 중인 '1박 2일'은 윤시윤에게 참 고마운 프로그램이다. 그는 대사가 완벽히 숙지되지 않으면 전날 잠을 이루지 못하고 촬영 직전까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었다. 스스로에게 무척 엄격했던 그가 조금씩 마음에 틈을 주게 된 것은 모두 '1박 2일' 덕분이다. 그곳에서 그가 배우 윤시윤이 아니라 ‘윤동구’로 불리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저는 연기를 할 때 카메라 앞에서 실수하면 안 된다는 강박이 심한 사람이에요. 연기도 팀워크가 가장 중요한데 내가 잘 해서 이 모두를 책임져야만 한다는 건방진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1박 2일' 첫 촬영 때 제가 가장 못하는 탁구와 족구를 하고 있더라고요(웃음). 쫄쫄이 옷을 입기도 하고요. 이런 모습을 보여도 되는지 걱정한 적도 많습니다. 하지만 모두 알다시피 '1박 2일'은 자신을 내려놓지 못하면 절대 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거든요. 어느 순간 자연스레 프로그램에 녹아들게 됐어요. 제 자신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함께 촬영에 임하는 스태프, 멤버들을 믿고 함께 해결해가는 과정을 통해서 자유로워지는 훈련을 하고 있는 셈이죠. 그리고 이 훈련이 드라마 현장의 카메라 앞에 섰을 때도 정말 많은 도움이 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되 부족한 부분은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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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스트라이프 셔츠 YMC.
아직도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그에게 ‘바른 생활 청년’이란 수식어를 붙이자 의외의 대답이 돌아온다. “저는 사실 태생적으로 게으른 사람이에요. 유일하게 배우란 꿈을 키운 이유는 이렇게 게으른 저도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게 있다는 걸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어느 순간 오디션을 위해 한 달간 쌀밥을 굶고 있더라고요. 이상하게 배우의 일만은 제게 예외예요.” 그가 스스로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세우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대중의 반응이 냉랭해진다거나 무언가 안 좋은 일이 벌어지면 그 원인을 철저하게 자신의 탓으로 돌린다. 그래서 지금 그는 자기 혐오를 건강하게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조금 더 스스로를 사랑하고 용서하며 이해하는 방법을. 그중에는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여행 가는 일도 포함된다. 지독한 몸치이지만 운동도 열심히 한다. 이렇게 매일 조금씩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그의 올해 계획은 무엇일까? “사실 지금까지 했던 작품들이 '제빵왕 김탁구' 이후에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대중의 기억 속에 저는 아직 ‘김탁구’인 것 같아요. 물론 그만큼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란 뜻이기도 하지만 그다 음 저의 행보에 대해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아쉬운 점은 분명 있어요. 그래서 올해는 내가 좋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되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했다는 분명한 증거가 남을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만약 그가 배우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면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도무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무언가를 윤시윤식으로 창조해내는 과정이 즐겁습니다. 배우로 살면서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면 아마 집에서 레고 블록이라도 창의적으로 쌓고 있었을 걸요?” 천생배우윤시윤이 만들어낸 이휘의 모습이 벌써부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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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 더블 카디건과 그린 니트, 민트 팬츠 모두 코스.
#싱글즈 #1박2일 #윤시윤 #스타화보 #대군 #사랑을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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