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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2016.03.20

택연과 김재욱의 순간들

드라마 <후아유>의 두 남자 주인공은 직접 보고 만진 것만 믿는 남자 택연과 오직 한 사람에게만 보이는 남자 김재욱이다. 배우로서 자신을 비워내고 채워낸 택연과 김재욱의 순간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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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가죽 트리밍 터틀넥 슬리브리스 톱, 블랙 가죽 트리밍 팬츠, 블랙 워커는 모두 릭오웬스, 골드 컬러의 브레이슬릿은 미네타니, 실버 링은 초이, 블랙 페도라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택연이 비운 방
‘노력형’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 외에 설명할 방법이 없는 사람들이 있다. 2pm 정규 3집 앨범 활동으로 브라운관에서 춤추고 노래하고 입담을 과시하는 것도 모자라 다양한 이유로 (실제로) 뛰어다니는 그를 원없이 봤다 싶었는데, 택연의 드라마 출연 소식이 들려왔다. 7월 말 방영을 앞두고 있는 tvN 드라마 <후아유>다. 첫 데뷔작 <신데렐라 언니>와 <드림하이>에 이어 2년 만이자 첫 주연작이다. <후아유>는 6년 동안 혼수 상태에 빠졌다가 깨어난 뒤 영혼을 보는 남다른 눈을 갖게 되는 여주인공과 직접 보고 만진 것만 믿는 형사가 그려내는 고스트 멜로 드라마다.

“굉장히 다혈질이고 불의를 못 참는, 원하는 게 있으면 그걸 위해서 달려가는 캐릭터예요. 뭔가 많이 봐왔던 캐릭터라서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지 잡아가는 중이에요. 매력을 살리기 위해 저만의 색을 많이 부여해야 해서 혼자서도 생각해보고 감독님한테도 물어보고 소이현 누나한테도 많이 듣고 있어요.” 그의 눈이 빛나기 시작했다. “연기가 너무 하고 싶었어요. 2년 동안 연기를 안 한 거잖아요. 주연이든 조연이든 상관없이 연기를 하고 싶은 갈망이 생겼어요. 연기를 할 때는 가수와는 다른 희열이 있어요. 가수로 데뷔한 지 햇수로 6년째인데, 물론 아직 모르는 게 많지만 그래도 이젠 이렇게 하면 어떻게 된다는 답안이 조금씩 보여요. 연기자로서는 신인이고 걸음마를 배우는 수준이잖아요. 그래서 뭔가 더 배우고 싶어요. 앞으로 연기 목표가 어디까지일지 아직 모르겠어요. 아장아장 걷는 아기한테 장차 육상선수가 될 거라고 말하진 않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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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송치 가죽 재킷과 블루 슬리브리스는 닐바렛, 블루 팬츠는 비이커, 실버 브레이슬릿과 링은 초이.

<후아유> 조현탁 감독은 택연의 캐스팅 배경에 대해 택연에 대한 믿음과 가능성을 꼽았고, 그의 표현대로 연기 걸음마를 시작하고 있는 그는 배우로서 아직 자신의 이미지에 한계가 없다는 점에 가장 들떠 있었다. 2pm은 짐승돌로 역사를 만들고 인정을 받았지만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이미지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 그는 이번 작품에 들어가며 일부러 근육을 줄였다. “키도 크고 덩치도 있다 보니 근육까지 크면 이미지가 너무 제한적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한동안 근육을 키워서 몸무게가 89kg까지 나갔는데 일부러 10kg 정도를 뺐어요. 영화 <결혼전야>에서는 요리사 역할을 맡았는데, 요리사가 몸이 너무 크면 부담스럽잖아요.”

택연 하면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액션 장르로 쉽게 직진하기보다 로맨틱, 호러 등 다양한 장르로 돌아가고 있는 것도 연기자로서 자신의 스펙트럼을 제한하지 않기 위함이다. 이연희와 호흡을 맞춘 영화 <결혼전야>가 하반기 개봉을 기다리고 있고,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품도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생활 연기를 해볼 수 있는 주말극이나 일일 드라마다. 세 번째 작품에서 주연을 맡은 그를 보고 누군가는 아이돌 특권이라고 시큰둥해할 테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연기에 대한 그의 진심에 의심이 들지 않는다. 국경을 안방 문지방보다 자주 넘는 스케줄 속에서 기회가 주어진다고 저절로 배우가 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가 연기를 할 수 있는 건 진정 열심히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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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정말 열심히 하거든요. 6년 동안 달리기만 했어요. 타이틀곡이 늦게 나왔는데 뮤직비디오를 5일 뒤에 찍어야 한다고 하면 3일 동안 연습하고 찍어요. 한 번도 거절해본 적이 없어요. 해내니까 회사도 이제 이틀이면 하지 않냐고 해요. 지금은 개인 활동 기간이라 나은데 투어 중에 작품에 들어가게 돼도 ‘촬영 날짜만 주면 되잖아’ 이런 식이 되고 말아요. 연기에 집중할 시간이 없어요. 결국 늘 대본을 쥐고 있는 수밖에 없어요. 회사가 안배를 좀 해줬으면 좋겠어요.” 열정이나 노력이라는 단어도 택연 앞에서는 되레 안일하게 보이고 만다. 하지만 그는 열정의 동기가 ‘재미’라서 멈출 수가 없다. 가수와 연기자로서 일을 즐기고 있고 다른 이들과 벌이는 레이스가 재미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어서 일이 재미있어요. 가수로서도 노래만 부르는 게 아니라 곡도 써보고 그러다가 앨범에도 실리면 그 재미에 푹 빠져요. 연기를 하다가도 새로운 연기를 하게 되면 너무 재미있는 거죠.” 그러다 보니 도전의 연속이다. 2pm에서 피처링으로 다른 가수와 활동을 했던 것(내 귀에 캔디)도, 연기를 시작한 것(신데렐라 언니)도 그가 처음이다. 노는 것 보다 일하는 게 더 즐겁다는 얘기를 무슨 새로 사귄 여자친구 자랑하는 사람처럼 신나게 한다. 열심히 한다는 건 연예인에게 필요한 기질인데 그의 경우 그저 좋아서라는 맹목적인 면도 함께 존재한다. 평소 브라운관에서 느꼈던 ‘노력형’이란 수식어는 거짓됨이 없었다. 순수해서 숨겨지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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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비 바탕의 골드 페이즐리 패턴 수트는 김서룡 옴므.

그런 그에게 언제 가장 살아 있는 것 같냐고 물어본 건 우문이었고, 택연은 대답을 찾지 못했다. 지금도 흐르고 있는 매 순간이라는 걸 스스로 실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2pm 정규 세 번째 앨범 활동은 좋았지만 아쉬운 느낌이 있어요. 2년 동안 해외에서만 40번 공연했어요. 집을 오랫동안 나갔다가 돌아온 듯한 느낌이라서. 너무 집을 오래 비워놔서 청소도 해야 되는 그런 느낌 있잖아요. 정리가 필요한 느낌.” 드라마 <후아유>로 택연은 자신의 방을 새롭게 비워낼 것이다. 아직 뚜껑이 열리기 전이지만 걱정보다 기대가 되는 건 그가 어떻게 자신의 방을 채워야 하는지 방법을 터득한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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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 민소매 셔츠는 Alexandre Plokhou by Mue, 팬츠는 디그낙, 슈즈는 체사레 파치오티, 브레이슬릿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김재욱이 채운 방
영화나 드라마에는 생략되는 것이 많다. 대체로 일상적인 것들이 가려진다. 배경이 한국이라면 순정만화 주인공도 군대에 간다. 다만 본격 로맨스를 다루기 까다로워지니 통편집되는 것뿐. 순정만화 속에서 성큼성큼 걸어다니는 남주들과 비주얼적 궤도를 같이했던 김재욱도 어김없이 군대를 다녀왔다.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에서 밴드 베이시스트로 시작, <커피프린스 1호점> <앤티크> <바람의 나라> <나쁜 남자> <매리는 외박 중> 까지 ‘진짜 사나이’의 리얼리티는 낄 틈이 없어 보였으나 국가에 반납해야 하는 2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고, 그 시간을 지나 김재욱은 드라마 <후아유>로 다시 대중 앞에 선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모델 출신이고, 밴드 월러스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군대 가기 직전 마지막 작품은 그를 위해 만들어진 것 같았던 뮤지컬 <헤드윅>이었다. 하지만 군대에서 그가 가장 고팠던 건 영화였다.

“군대에서는 앞으로 제가 해나갈 일에 대해서 할 수 있는 게 생각하는 것밖에 없어요. 공부를 하거나 뭔가를 체득하거나 하는 시간은 분명히 있지만 실제로 드라마나 영화를 찍을 수는 없으니까요. 결국 계속 상상을 하는 거예요. 전역을 하고 어떤 작업을 해나갈까에 대한 것. 거의 매일 같이 상상을 하며 보내니까 뭐가 쓸데없고 뭐가 중요한지 전보다는 좀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원치 않더라도 다음 스텝을 위해서 해야 하는 일까지 하기엔 인생이 참 짧더라고요. 제가 재미있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미래를 위해서 현재를 담보로 하지 않겠다는 얘기. 간절할 때 원하는 바는 더욱 명확해지고 내면을 직시할 수 있게 된다.

“내일은 없다는 마음으로 산다는 뜻은 아닌데, 뭔가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왔을 때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작업은 똑같이 해나가되 거기서 고집을 부리겠다는 것도 아니고 타협을 안 하겠다는 것도 아니지만, 사람들에게 피해 안 주고 내가 더 재미있을 것들.” 그랬던 그에게 사실 드라마 <후아유>는 물음표가 많이 생기는 대본이었다. 그가 맡은 캐릭터 이형준은 전 강력계 형사이자 양시온(소이현 역)의 죽은 연인이다. 불의의 사고로 현장에서 사망한 그는 죽어서도 연인을 떠나지 못한다. 그리고 현실속의 차건우(택연 역)와 삼각관계를 이룬다.

블랙 베스트와 팬츠는 앤 드뮐미스터 by 10 꼬르소 꼬모, 슈즈는 체사레 파치오티, 뱅글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그는 인물이 가지고 있는 성격이나 배경보다는 귀신이 라는 점에 가장 끌렸다고 말한다.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아마 대사가 없을 거예요. 대사 없이 한 작품 안에서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고, 극 안에서 귀신이 어떻게 현실 세계의 사람들과 접촉을 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하는지 많이 궁금해요.” 1~2회 출연이 아니라 극 전체에서 대사가 없다니 굉장히 흥미로운 지점이다. 게다가 여자를 지켜주는 수호천사 역할, 로맨틱한 캐릭터다. 김재욱은 그 부분을 걱정한다. “대사가 없겠지만 편하지는 않아요. 평소에 잘 하지 않는 말들, 그런 감정을 굉장히 친절하게 상대방에게 전달을 한다는 게 쉽지 않은거 같아요.” 캐릭터를 계산한다든지, 보여지는 이미지에 신경을 쓰며 연기에 접근하지 않는 그의 모습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사랑하는 여자를 영원히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죽어서도 떠나지 못하는 인물은 멋지게 그려질 수밖에 없을 텐데, 그 순간을 좀 즐겨도 될 텐데 그는 이번에도 그럴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배우들의 한계를 만들기도 하고 가능성을 열어주기도 하는 배역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이미지. 오히려 그는 ‘이미지’를 위해 작품을 선택하기보다 배우에게 따라오는 감당해야 할 몫 정도로만 여긴다. “이 작업으로 인해서 앞으로 나에게 이런 이미지가 굳어지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시작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제가 아직까지도 게이 의혹을 받을지 그 당시에는 정말 몰랐던 것처럼(웃음). 딱히 후회나 이런 건 없고요. 제가 선택한 거니까 짊어지고 가야 하는 부분인 거죠.”

전작인 트렌디 드라마에 대한 잔상 때문이기도 하고, 밴드의 제멋대로 느낌이기도 하고. 진지한 세기의 배우로의 길에는 관심이 없을 것 같은데 김재욱은 계속 연기를 말한다. “명확하게 ‘저는 이러이러해서 연기를 합니다’라고 대답하기에는 아직도 생각이 정리가 안 된 부분이 있어요. 그때그때 표현할 수 있는 것을 캐릭터에 투영하는 데에 보람이 있다고 해야 하나? 이 캐릭터는 내가 제일 잘 이해할 수 있어, 이 캐릭터는 그래도 내가 제일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 이렇게 뭔가 확! 하고 오는 느낌. 그런 느낌을 참 좋아해요. 작업하는 동안에는 참 힘든데 끝나고 나면 후회가 있는 만큼 보람도 있고. 연기라는 작업을 하는 동안에 다른 데서는 느낄 수 없는 감정들이 있어요. 그게 제일 좋은 거 아닐까요? 다른 인물로 산다는 그 한마디로 정리되는 얘기는 아닌 것 같고요. 연기를 하면서 무슨 ‘연기의 신’이 되고 싶은 것도 아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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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비 스트라이프 수트는 김서룡 옴므.

김재욱이 제대하자마자 가장 먼저 했던 일은 한 달간의 여행이었다. 시간이 필요했다. 군대에서 사람들하고 있는 시간만큼 반대로 그 시간을 정리할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 그리고 살던 집으로 돌아왔다. 늘 만나왔던 사람들을 만나고 평소했던 일들을 반복하면서 일상을 찾았다. 김재욱에게 의식주 중에 가장 중요한 걸 물었을 때 그는 ‘주’라고 대답했다. 다른 건 없어도 되지만 아무것도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공간 만큼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김재욱은 2년간 비워뒀던 자신의 공간에 다시 일상을 채우고 있다. 밴드 활동을 시작했고 능력 있는 선수들이 기량을 발휘하는 걸 보는 게 미칠 듯이 좋다며 야구, 축구, 농구 경기를 챙겨 본다(그는 육상선수 출신이다). 매일 스포츠 뉴스를 보는 것도 잊지 않는다.

“배우로서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그림이 있나요?” “오래오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매체, 역할의 비중 다 떠나서 계속 할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아요.” 그의 방에는 배우로서의 자아도 채워지고 있었다. 예전보다 더 명확히 김재욱일 수 있는 방향으로.

#싱글즈 #피플 #스타 #워크 #인터뷰 #택연 #김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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