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딴짓 생활 1. 최세진, 정연미&오민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전혀 다른 분야에 도전한 사람들의 이야기, 그 첫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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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를 직업군인으로 보냈다. 현재는 삼청동 ‘카페 보라’와 디저트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디저트를 판매하는 온라인 마켓 ‘디저트픽’을 운영한다. 온라인 디저트 커머스 ‘디저트픽’은 전문 MD가 엄선한 유명한 디저트나 자체 제작한 디저트를 선택해 구입하면 안전하게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다만 그는 디저트픽이 단순히 온라인 마켓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디저트픽의 핵심은 디저트를 소재로 웹 드라마를 찍거나 ASMR 같은 먹방 영상을 SNS에 업로드해 홍보하는 비디오 커머스 구조로 운영된다는 점이죠. 디저트는 스토리가 중심이 되는 제품이라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최세진 대표는 그동안 디저트와 관련된 커리어를 쌓아왔을까? 예상외로 그는 공군사관학교 출신의 직업군인이었다. 조직으로 보면 공통점이 없는데 하는 일로 보면 비슷한 구석이 있다. 모두 콘텐츠와 관련된 일이다. 장교 생활을 하면서 웹진 <공감>의 콘텐츠를 만들었다. 특히 일반 병사들의 생활을 다룬 ‘장병생활백서’는 70만 명의 구독자를 둘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항상 콘텐츠를 만드는 일에 관심이 있었어요. 그래서 어느 조직에 속해 있건 그 안에서 다른 프로젝트를 벌였죠. 많은 사람들이 항상 현재의 조건이나 상황 때문에 딴짓을 하지 못한다고 말하지만 그건 핑계일 수 있어요. 저는 군대에서도 재미있는 일을 찾았으니까요. 끊임없이 내 것을 찾아가고 관심을 가지는 행위 자체가 중요해요. 아무 것도 시도하지 않으면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까요.”

덧붙여 그는 도전에 대한 리스크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기업이 나를 책임질 수 없는 시대이기 때문에 창업 붐이 일고 있어요. 좋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자기 것을 해야 한다면 빨리 시작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가족이 생기는 40~50대에 도전하면 그때는 리스크가 더 클 테니까요. 그러니 시행착오를 겪으며 일단 한번 부딪혀보는 것도 좋아요.”

그는 앞으로 디저트에서 반조리식품이나 수산물, 축산물 등의 식품으로 더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 예정이다. 단순히 무언가를 판매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식품을 통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싶다고 말한다. 작은 소비로 확실한 행복을 얻게 하는 ‘소확행’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앞으로 그가 해야 할 일이라고 힘주어 말하는 모습에서 앞으로 디저트 업계에 재미있는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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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패션 디자이너들에게 국내 원단을 판매하는 플랫폼 ‘스와치온’을 운영한다. 얼핏 보면 패션 사업이라고 오해할 수 있지만 사실 패브릭타임은 IT 기업이다. ‘스와치온’은 동대문 원단시장이나 대규모 방직회사에서 확보한 스와치 박스(원단 견본)를 해외 디자이너들이 원하는 대로 큐레이션하여 보낸 뒤 원단을 판매하고 이익을 창출하는 국내 최초 원단 플랫폼이다. 론칭 3개월 만에 패션 강국을 포함한 80개국에서 900개의 스와치 박스를 주문 받을 정도로 반응이 폭발적이다. 패스트 패션에 강하지 않은 해외에는 한국처럼 큰 원단시장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단순한 원단 판매 플랫폼이 아니라 저희의 핵심 경쟁력은 바로 ‘기술력’이에요. 시스템을 자동화해서 소량 주문도 받을 수 있도록 했죠. 스와치 박스 큐레이션도 세심히 하고요.”

지금까지의 스토리를 들으면 그녀들이 디자이너 출신이라고 오해하기 쉽지만, 오민지 대표는 삼성엔지니어링 경영지원팀과 에스모드 패션대학교에서 통역교수로 일했고 정연미 대표는 티몬에서 일한 뒤 유학업계 컨설팅 회사를 차린 이력이 있다.

“패션대학교의 디자이너들이 동대문이 보물창고라고 말하더라고요. 그래서 원단을 떼어다 팔아보면 어떨까 도전을 한 거죠. 제가 패션 전공자였다면 감히 하지 못했을 거예요. 패션 업계에 익숙한 관례가 있고 그걸 뒤집는 일은 어렵거든요.”

하지만 두 대표는 처음으로 이 사업을 실행에 옮기는 데 성공했다. 오민지 대표는 회사에서 일하며 동시에 1년 반 동안 이 사업을 철저히 준비했다. 원단 사진을 옷처럼 찍어서 카페에 업로드했다. 신기하게도 해외 고객이 점점 늘어났고 그 때 사업의 가능성을 확신했다. 그 후 정연미 대표에게 동업을 제안했다.

“저는 산업공학을 전공했어요. 원단을 DB화하면 좋겠더라고요. 서로의 장점이 시너지를 일으킨 셈이죠.”

과연 그녀들에게 ‘딴짓’의 의미는 무엇일까?

“내 성장의 증거이자 ‘제멋대로’ 살게 해주는 고마운 일이죠. 세상의 멋진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요.”

그녀들이 한목소리로 답했다.

“하루하루가 신나는 일로 가득해요. 다만 창업을 도피처라고 생각하는 건 위험해요. 사전에 구체적인 플래닝과 투자금 설계가 필요하죠.”

패브릭타임의 첫 사무실은 월세 40만원 짜리 낡은 공간이었다. 1년 동안 월급도 없이 일했다. 하지만 이들은 그때를 떠올리며 말한다. 앞으로도 딴짓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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