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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소도시 여행 : 군산 1. 옛것에 감성 한 스푼, 군산

일제가 남긴 건축물을 없앨 것이냐 보존할 것이냐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군산은 후자를 택했다. 1930년대의 모습과 2018년의 감성이 공존하는 곳. 혹자는 군산을 ‘시간의 박물관’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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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하면 떠오르는 것들은 짬뽕, 오래된 일본식 가옥, 동국사, 초원사진관, 근대화거리 등 1930년대 일제강점기의 흔적이다. 사실 군산은 ‘산들이 무리를 지어 있다’는 지명처럼 크고 작은 섬이 모인 어촌 마을이다. 타 항구도시보다 근대의 모습이 잘 간직된 이유는 일제강점기의 적산가옥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원형에 가까운 형태로 보존한 데에 있다. 적산가옥은 적국의 재산, 즉 일본이 한반도에서 철수하면서 남겨두고 간 집이나 건물을 말한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일제강점기에 대표적 수탈 기지였던 지역이 세월이 흘러 관광지가 되었다. 1년 전부터 군산의 구도심 월명동을 중심으로 젊은 감각의 청년 장사꾼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근대식 건물을 게스트하우스, 미술관, 카페, 서점 등으로 고쳐 옛것에 유행을 더한 ‘감성 거리’가 형성된 것. 군산시의 적극적인 지원도 한몫했다. 2014년부터 진행된 도시재생 사업으로 약 940억원가량이 투입되었고 군산시는 청년들의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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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군의 아들> <바람의 파이터> <타짜> 등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신흥동 적산가옥.
2 군산의 신선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째보선창의 간장 모둠.
3 일본식 가옥을 개조하여 만든 무인 게스트하우스 다호.
4 일제강점기의 가옥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원형에 가까운 형태로 보존한 군산 건축물들.
5 육해공군의 퇴역장비 13종, 16대가 전시되어 있는 진포해양공원.
6 1907년 설립된 일본 제18은행 군산지점. 2008년 보수하여 근대미술관으로 활용 중이다.
7 목욕탕을 개조하여 만든 영화빌딩 1층의 이당미술관.
그리고 1930년대 근대화 문화 콘텐츠를 관광 상품으로 기획해 군산을 ‘시간이 멈춘 도시’로 복원했다. 도시 전체가 영화 <장군의 아들> 세트장 같다. 아티스트와 협업으로 도시 구석구석에 벽화를 그려 넣은 것도 재미있다. 여행자를 위한 포토존도 가득하다. 이런 다양한 볼거리들이 한곳에 몰려 있어 모두 걸어 다니며 볼 수 있다. 시작 지점인 군산 근대화거리부터 끝자락의 동국사까지 채 1km도 되지 않는다. 골목의 식당들도 예스럽다. 내부 구조, 식탁부터 식기류까지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다. 정이 느껴지는 친절함과 전라도 음식의 푸짐함은 덤. 그야말로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길 수 있는 여행이다. 전기차가 도로를 달리고 123층짜리 건물이 올라갈 정도로 세상이 변해도 이곳 군산 구도심에는 일제 강점기의 시간이 흐른다. 옛것이 보존된 시골 마을에서 마포구 연남동의 감성이 느껴지는 곳. 조용한 잔잔함이 화려함보다 더 매력적인 곳. 군산은 한 번 더 찾고 싶은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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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이효리&이상순이 있다면 군산에는 이들이 있다. 대학교 동아리에서 처음 만나 이제는 같이 ‘재미있는 가구’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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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퍼니퍼니쳐는 어떤 곳인가?
정근 l 맞춤형 가구를 만드는 공방이다. 주문은 주로 SNS를 통해 받고 있다. 휴대폰을 넣어 소리를 증폭시키는 우드 스피커도 잘 팔린다. 주문이 들어오면 내가 톱질하고 기계를 이용하여 큰 작업을 한다. 그후 여자친구가 색을 바르거나 사포질 등 마감 작업을 한다.
리라 l 원자재를 쓰기도 하지만 빈티지한 느낌을 내기 위해서 군산을 한 바퀴 돌며 폐목재나 문짝 같은 걸 주워서 리폼하는 경우도 많다.
Q 두 사람은 어떻게 만나게 되었나?
정근 l 군산대학교 캠퍼스 커플이었다. 교제한 지 6년, 이렇게 가구공방을 시작한지는 3년이 되었다.
리라 l 원래는 학교 뒤 공간에서 졸업작품을 만들고 아르바이트로 소일거리를 하곤 했는데, 그게 이렇게 작은 공방이 됐다. 또또는 창업 동아리를 할 때 교수님의 반려견이었는데 이곳에 터를 잡으면서 우리가 데리고 왔다.
Q 어떻게 이곳에 자리를 잡게 되었나?
정근 l 나는 수도권에 살다가 학교 때문에 내려왔는데 군산이 너무 좋아 아예 살기로 결정했다. 가끔 서울에 올라가면 정류장에 내리자마자 숨이 턱 막힌다.
리라 l 나는 원래 군산 출신이다. 원래는 이 근방에 건물이 없었다. 이렇게 카페와 작은 술집이 들어오고 활성화 된 지는 몇 년 안 됐다. 공방 자리를 찾던 차에 자릿세가 싸서 들어왔다.
Q 군산의 매력은?
리라 l 건물이 낮아서 시야가 탁 트여 있다는 것. 어디든 다 가깝고 교통 체증도 없다.
정근 l 시골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있을 건 다 있다. 심지어 영화관도 있다(웃음). 무엇보다 사람들이 정이 많고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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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외부인에 대한 텃세는 없었나?
리라 l 할머니, 할아버지가 많다. 같이 수다도 떨고 가끔은 고장 난 물건을 가지고 오시는데 고쳐드리면 보답으로 먹을 것을 한아름 가지고 오신다.
정근 l “젊은 친구들이 고생이 많아!” 이 한마디가 그렇게 따뜻할 수가 없다.
Q ‘퍼니퍼니쳐’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가게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리라 l 그래서 땅값도 많이 올랐다. 개인적으로는 옛것을 유지하면서 살면 좋겠는데 오래된 건물을 허물고 신식 건물이 들어설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아쉽다. 군산만의 느낌이 사
라지는 기분. 여기도 오래전에는 가맥집이었다. 외관을 그대로 살린 채 내부만 리모델링했다.
Q ‘퍼니퍼니쳐’ 앞의 큰 의자 에서 사진을 찍는 게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 관광 코스로 통한다.
정근 l 부끄럽다. 사실은 졸업 작품으로 만든 의자인데 너무 커서 집에 놓을 수 없어서 가게 앞에 세워놨는데 어느새부턴가 사람들이 앉아서 사진을 찍고 가더라.
Q 앞으로의 계획은?
정근 l 지금 하는 일도 좋고 이곳 군산도 따뜻해서 하루하루가 즐겁다. 번창해서 공장이 될 때까지 키워나갈 생각이다. 빨리 결혼하면 좋겠지만 돈을 좀더 벌고 나서(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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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째보선창
째보선창은 군산 옥구군 죽성리에 속했던 죽성포의 옛 이름. 일본에서 호텔 조리학을 전공한 사장님이 연남동에서 음식점을 하다가 고향 군산으로 다시 내려왔다. ‘군산의 맛’을 고민하다 신선한 해산물을 재료로 한 ‘간장 모둠’과 ‘감바스’를 메인 메뉴로 내놓았다. 맥주를 시키면 분홍색 바구니에 담아 준다.

위치ㅣ전북 군산시 구영3길 47
가격ㅣ째보 간장 모둠 3만원, 전라도 감바스 2만원
문의ㅣ063-443-5312
2. 카페 196
제법 큰 규모의 벽돌 건물로 바다가 보이는 카페다. 군산 진포해양공원과 맞닿아 있으며 카페 앞에 196이라는 큰 우체통에서 여행자들이 사진을 많이 찍는다. 1층은 골동품 경매장, 2층은 골동품 전시장, 3층에서는 바다를 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여행 중 지친 다리를 편히 쉬어갈 수 있는 곳.

위치ㅣ전북 군산시 해망로 196
가격ㅣ아메리카노 3500원, 카페라테 4000원
문의ㅣ063-442-0196
3. 거북이 식탁
<응답하라 1994>에 나올 법한 빈티지한 콘셉트의 술집. 압구정에서 퓨전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운영하던 사장님의 취향이 곳곳에 담겼다. 벽에는 1980~1990년대 사진과 아이템이 있고, 테이블과 장식장은 모두 자개 무늬다. 토마토소스로 감칠맛을 낸 ‘국물닭볶음탕’과 ‘주먹밥’의 조합이 찰떡궁합.

위치ㅣ전국 군산시 구영7길 58
가격ㅣ국물닭볶음탕 1만9000원, 감자전 6000원
문의ㅣ010-9038-2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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