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운세, 얼마나 맞을까?

해가 바뀌면 호기심에 한번쯤 보게 되는 신년운세, 정말로 믿을 만한 걸까? 에디터K가 직접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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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일이 그렇듯 시작은 사소했다. 지난 연말 페이스북을 들여다 보다 우연히 ‘무료 토정비결‘ 링크를 발견했고, (나라는 얄팍한 인간이 늘 그래왔듯이) ‘무료’라는 단어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에 그만...! 클릭하고 말았다는 이야기. ‘무료라는데 뭐 얼마나 맞히겠어’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생년월일시를 입력했는데, 어라? 2019년 내 총운이 55점이라는 말에 그만 기분이 확 상하고 말았다. 대체 왜? 왜 나의 2019년이 달랑 55점 밖에 안 되는 것이지? 분한 마음에 차근차근 읽어봤더니, 이건 뭐 볼 수록 가관이었다. “2019년에는 큰 어려움이 닥칠 수 있으니 매사 조심히 행동해야 합니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조심하고, 특히 형제, 친구, 동료, 파트너 등 주변인들과 갈등이 생겨 상처받게 되거나 가까운 사람이 일으킨 문제에 휩쓸려 고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사람들이 쉽게 오해해 뒤에서 나를 욕할 수 있으며, 믿었던 사람에게 사기를 당할 수 있겠네요. 사람을 적게 만난다면 갈등을 원천차단할 수 있으니 되도록이면 사교모임 등의 단체활동을 줄이는 게 좋겠습니다.“ 이게 신년운세냐, 악담이냐. 운수가 나쁘니까 집에 짱박혀 있으란 소리잖아… 눈물이 앞을 가렸다. 새해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망한 것 같은 이 기분. 무료 운세 따위 믿지 않는다던 ’10분 전의 나’는 이미 자취 없이 사라지고, 내게 무언가 안심 되는 말을 해줄 또 다른 예언자(?)를 다급히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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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소개한 신사동 모 타로카페. 특히 연애운과 직업운을 잘 맞히는 것으로 소문이 났다고 한다. 타로는 가까운 미래(3개월~6개월)를 보는 것이라곤 하지만 이미 55점짜리 2019년 운세 성적표를 받은 판국에 지금 찬밥 더운밥 찰밥 콩밥 가릴 때가 아니었다. 타로마스터는 마치 기도하듯 내 손을 잡고 ”오늘 우리가 서로 마음이 통해 ㅇㅇ님의 앞날에 좋은 기운이 있길 바랍니다”라고 엄숙하게 말했는데, 묘하게 위로가 되는 데다가 추위에 언 손이 살짝 녹는 부대효과마저 있었다. 아무튼 보라색 염색 머리의 타로마스터가 알려준 나의 2019년 상반기 운세는 다음과 같았다.
“누군가와 함께 준비했던 프로젝트에서 배신을 당한다든가 연애에서는 삼각관계에 빠질 수 있겠어요. 이래저래 사람 때문에 마음이 아플 일이 생기겠네요. 경험치가 전혀 없는 부서로 발령이 나거나 새로운 분야로 이직을 할 수도 있겠어요. 그럴 때마다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말고, 어설프게 조언을 구하려다 자칫 구설에 휘말릴 수 있으니 되도록 혼자 견디도록 하세요.” 어라? 이게 뭐야! 그 토정비결이랑 흐름이 비슷하잖아! 나의 2019년은 정말 망한 건가… 토정비결이고 타로고 할 것 없이 ‘힘들어도 혼자 견디라’고 하니, 그냥 뒷산에 땅굴이나 파고 들어가 거적 쓰고 드러누워 있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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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에 빠진 나에게 또다른 친구가 다가와 말했다. “최근에 회사 동기가 되게 잘 맞는 별자리 점을 봤다는데, 같이 가서 볼래?” 어떡하지. ‘삼세판’이라는데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볼까? 이번에도 운세가 엉망진창이면 정말 너무 좌절할 것 같은데… 망설이다 결국 따라가지 못했다(그래요, 난 이런 소심인…). 대신 할리우드 스타들도 종종 찾아가 상담을 받는다는 유명한 미국 점성술가의 사이트에 들어가보기로 했다(그래요, 난 이런 갈대….). 그 점성술가가 나와 같은 별자리를 가진 전세계 수억 명의 사람들에게 똑같이 말해준 2019년 운세는 다음과 같았다.
“그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군요. 하지만 그게 당신이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기도 했죠. 당신은 매우 열정적이고 리더십이 있으며 욕심이 많은 사람이니까요. 이럴 때일 수록 앞으로 상황이 더 나아질 것이며 노력이 중요하다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혼자 너무 많은 짐을 짊어지려 하지 마세요. 때로 지칠 땐 모든 걸 내려놓고 영화라도 보러 가세요.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한껏 성장한 실력과 엄청난 날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흐흑… 감사합니다, 선생님… 결국 2018년에 힘들었고 2019년에도 힘들 거지만 기운 내서 열심히 살라는 응원을 우아한 말투로 해주신 거군요… 하지만 얄팍한 인간이다 보니 같은 말이라도 “2019년엔 운수가 사나울 거야!” 같은 단호한 선언보다 “혼자 너무 많은 짐을 짊어지려 하지 말아요” 같은 따뜻한 도닥임이 훨씬 힘이 되는 게 사실이었다. 결국은 다 이런 게 아니겠나 싶었다. 해마다 보는 신년운세란 것도, 삶을 사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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