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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송수진의 익숙한 위로

30대 중반, 비정규직 노동자로 자신을 소개한 <을의 철학> 송수진 작가는 이제야 비로소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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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작품의 화자는 지극히 평범한 대한민국 직장인이다. 왜 ‘을’이라 는 이름을 붙였나?
사람을 계급으로 나누는 단어 자체가 썩 유쾌하지는 않지만 지금 사회에서는 다양한 의미에서 을이 많다고 생각했다. 마르크스의 저작에서 말하는 생계수단 없는 사람도 을이고, 자신만의 색으로 살지 못하는 사람도 을이다. 수동적으로 사는 반응적 인간 또한 을에 속한다. 지금 한국의 가장 보편적인 집단이고, 이 단어만큼 공감 가는 표현이 없을 것 같았다.
Q 작가 또한 ‘을’에 속한 인간이었나.
을이 아니라 병이나 정쯤 되지 않을까(웃음), 20대 중반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1~2년 단위로 이직을 했다. 모 식품회사의 영업팀 인턴에서 무역회사 사무직을 전전하다 30대 초반 퇴사 후 사기를 당하고 철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모바일로 청소년들에게 상담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새벽 2시부터 6시까지만 일한다.
Q 인생의 가장 침체기에 철학 공부를 시작한 건가?
그렇다. 20대에는 철학 책 한 권을 제대로 읽은 적이 없었다. 오히려 자기 계발서를 읽었다. 먹고사는 여건 형성에만 몰두해야 하니까 무용하기만한 철학은 사치였다. 너무 어렵게 써놔서 잘 읽히지도 않으니 책장을 금방 덮게 되기도 했고. 그런데 당시 퇴직금을 홀라당 날리는 큰 사기를 당하고 극단적인 생각을 할 정도로 힘들다 보니 중심을 잡아줄 뭔가가 필요했다. 오랜 시간 읽히는 고전에 답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접근을 했고, 비슷한 환경에 처한 과거 철학자들과 감정적으로 공감이 되더라. 돈이 없어 눈앞에서 자식이 죽어가고 평생 생활고에 시달려야 할 정도로 힘든 와중에도 공부하고 책을 쓰며 찾고 싶었던 답은 무엇이었을지, 그리고 그렇게 찾은 답이 뭘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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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을의 철학> 송수진 | 한빛비즈
Q 철학을 공부하면서 내린 사회생활 철학이 있다면.
되게 간단하다. 노동 소외가 덜한 일을 하면서 살자, 나만의 언어로 살자는 생각이 바로 섰다. 무의식 속 생각의 패러다임 안에 언어가 녹여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걸 답습하면 나도 모르게 허무주의로 빠질 수 있다. 최근 <SBS 스페셜> ‘인생 단어를 찾아서’를 보니 상황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나만의 가치관을 대변하는 단어를 만드는 사람들의 얘기가 나오더라. 정말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른 하나는 반응적 인간으로 살지 말자는 것. 니체가 가장 싫어하는 인간 부류 중 하나다. 나 또한 자기 주장 얘기 못하고 눈치보고 수동적으로 사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극복하는 방법으로 글을 쓰면서 감정을 배출하기 시작했다.
Q 지금 하는 일은 마르크스가 말한 노동의 소외로부터 자유로운가?
가장 덜하다. 최소한 노동을 하는 과정과 결과에서 내가 소외당하는 느낌이 들지는 않으니까. 일을 하는 목적이 분명히 있고 상담 과정에서는 상사가 참견해 나를 컨트롤하지 못한다. 학생들과 대화로 인한 책임이 전적으로 내게 있으니 노동력에 대한 심리적 보상도 괜찮은 편이다.
Q 책은 시종일관 잔잔한데, 읽는 입장에서는 너무 몰입되더라.
혼자 철학을 공부할 때 좋은 구절을 써두고, 그 옆에 내 일상에 대입해 해석을 써놓았다. 확고하게 마이웨이를 갔던 철학자들과 달리 눈치 보고 답답하게 사는 내 모습에서 바꾸고 싶은 부분이 많다. 일상의 대부분이 회사를 배경으로 이루어졌으니까, 그 얘기가 아무래도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Q 철학을 공부하고 찾은 지금의 삶은 행복한가?
행복하다. 4시간만 일을 하니까(웃음). 물론 돈은 없다. 여전히 빚도 많지만 철학을 공부하면서 불안함을 끌어안을 용기가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이유는 충분하다. 불안하기 때문에 이것도 저것도 하던 과거와 달리 내 자신을 원망하지 않게 됐다. 뭘 그렇게 인정받으려고 안달복달하면서 인정 투쟁을 했나 싶기도 하고. “나는 안다. 내가 알면 된 거다” 그렇게 얘기해주니까 다 풀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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