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GLES

메뉴
Search
마이페이지

Life2019.07.27

그의 이상한 습관

만날수록 거슬리고 이내 이별까지 생각하게 만드는 그의 습관들. 취향이니까 존중해줘야 할까? 이야기를 해서 고쳐야 할까?

null
처음에는 그러려니 싶었다. 하지만 횟수가 거듭될수록 이건 아니다 싶은 경우가 있다. 식사보다 까다로운 침대 예절. 대낮처럼 불을 켠 채로 하거나. 예열 과정을 생략한다든가. 은밀한 부위를 지나치게 자극한다든가. 익룡처럼 신음소리를 낸다든가 하는 행위들. 결혼해서 치약 하나를 놓고도 위에서부터 짜느냐 밑에서부터 짜느냐 갈리는데, 침대 위의 경기는 오죽할까?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를 찍으면 남이 되는 것처럼 섹스를 하다가 원수가 되는 커플도 수두룩하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경기가 끝난 뒤 앉혀놓고 이세돌처럼 복기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혹시나 ‘남자친구의 자존감을 떨어뜨리지는 않을까’ 종갓집 며느리 제삿날처럼 속은 타 들어가는데, 어디 털어놓을 데도 없다. 침대 위의 레슬링은 그 어떤 사안보다 대외비로 진행되는 터라 비교할 만한 빅데이터가 부족하다. 때문에 ‘내가 이상한 건가?’ 의문이 들며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기가 애매하다. 당황스러웠던 그의 습관, 어떻게 다뤄야 할까?
null
그는 유난스러울 정도로 겨드랑이에 집착했다. 애무를 할 때도 키스한 뒤 자연스럽게 목을 타고 겨드랑이로 직행했는데, 다른 부위보다 그곳에 머무르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길었다. 겨드랑이를 물고 빨고 핥는 건 예사, 코를 박고 킁킁거리며 비비기까지 했다. 샤워를 하고 난 뒤라면 괜찮았지만 문제는 평소에도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 냄새를 맡는다는 거였다. 그냥 무작정 길을 걷다가, 혹은 팔짱을 끼는 찰나에도 옷 틈 사이로 손이 훅훅 들어왔다. 나는 땀이 많은데! 여름에는 귀찮아서 제모도 잘 안 하는데! 내 까슬까슬한 샤프심은 아랑곳하지 않았던그는 노매너 그 자체였다.
WOW ‘사랑의 묘약’이라고 부르는 페로몬. 보통 동물은 발정기 때 이 페로몬을 통해 짝짓기 상대를 탐색하곤 한다. 옥스퍼드대 동물학자 트리스트람 와아이트 박사는 “인간은 페로몬을 감지하는 야콥슨 기관이 퇴화하여 그 냄새를 맡을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 연구를 비웃듯 겨드랑이에 집착하는 남성은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섹스 전문가들이 겨드랑이에 성감대가 숨어 있다고 말한다. 애정이 식은 연인에게 겨드랑이를 애무하길 적극 권장하기도 한다. 단, 그렇게 섹스에 도움이 되더라도 본인이 불쾌하다면 묵인할 이유는 없다.
null
그는 늘 불안해했다. ‘잘못된 성교육의 폐해’라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콘돔을 꼈어도, 오늘은 안전한 날이라고 해도, 불안한 날에는 피임약을 처방 받을 정도로 조심했는데도 그는 늘 마지막은 밖에서 처리하곤 했다.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 않으냐’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 그런데 그는 도가 지나쳤다. 두 사람이 채 절정으로 달아오르기도 전에 밖으로 빼서 손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때문에 경기가 끝날 때 즈음, 두 사람이 껴안으며 탄성을 내뱉으며 끝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절정의 순간마다 그가 혼자 손으로 마무리하는 걸 보고 있노라면 그나마 있던 정도 다 떨어질 판. 결국 몇 달 못 만나고 헤어졌다.
WOW 명확한 피드백은 더 나은 관계를 보장한다. 섹스가 끝나고 좋았던 부분과 다음 관계에서 시도하고 싶은 행위나 고쳤으면 하는 방향에 대해 말하는 걸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그는 아무래도 임신 관련 트라우마가 있었던 모양이다. 섹스 후의 대화가 부담된다면 포옹을 하고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그를 다독이자. 섹스가 끝나고 포개어 심장 소리를 듣는 것만큼 낭만적인 시간도 없다. 트라우마는 아이를 달래듯 타일러야 서서히 극복할 수 있다.
null
그의 손가락은 가늘고 길었다. 투박하고 두툼한 송이버섯 같았던 그의 성기와는 대조적이었다. 그는 그런 손가락을 마치 딜도처럼 활용했다. 가운뎃손가락으로 클리토리스를 비비는건 물론 중지와 약지를 구부려 갈고리처럼 만들어 지스폿을 자극했다. 밑이 흥건하게 젖어 그의 물건이 들어올 타이밍이 한참 지났는데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감흥이 한참 떨어질 때가 돼서야 그의 것을 들이밀었다. 그러고는 몇 번 왔다 갔다 하지 않았는데 다시 손가락으로 교체했다. 금방이라도 쌀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면서 “어때? 좋아?” 속삭이는데 그게 참 밉상처럼 느껴졌다.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는 섹스보다는 핑거 섹스를 더 많이 했다.
WOW 혹시 그의 손가락에 반응한 적이 있는가? 귀에 딱지가 앉을 진부한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남자는 생각보다 더 단순하다. 당신의 허리가 살짝 휘어지거나 무심코 내뱉은 탄성 하나에 “이거다!” 싶어 꽂힌다. 혹시 그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긴 손가락이 당신의 지스폿을 자극하고 있을 거라는 착각. 그에게 말하자. “아파! 이 멍청아!”
null
늘 그런 건 아니었다. 숙박업소에 가거나 그의 집에서 여유롭게 할 때는 괜찮았다. 갑작스럽게 분위기가 잡히거나 회사에서 퇴근하고 곧장 그를 만난 날 차에서, 혹은 술을 마신 날은 조금 달랐다. 그는 스타킹에 흥분하는 타입이었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스타킹을 입은 채 하는 걸 좋아했다. 처음에는 터프해 보였고 흥분은 배가 됐다. 그가 스타킹을 찢고 격렬하게 섹스를 한 뒤에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고개가 갸웃해졌다. 물론 그가 금방 새 스타킹을 사다 줬지만 그의 이상한 취향에 의구심이 들었다. 하루 종일 구두를 신고 있으면 냄새가 나기도 하는데, 그는 그걸 좋다고 물고 뜯고 맛보고 즐겼으니까. 다행히 그는 찢어진 스타킹을 집에 가져가지는않았다. 만약 그랬다면 당장에 변태라며 싸대기를 때렸을지도모를 일이다.
WOW 스타킹 해체 등으로 성적 흥분 및 극치감을 느끼는 건 절편 음란증(페티시즘, Fetishism) 증상의 하나다. 보통 스트레스가 많고 심리적인 압박이나 불안한 경우 이런 증상을 보인다. 회사나 일상생활에서 기인한 스트레스일 수도 있으니 마음을 털어놓는 시간을 한 번쯤 갖는 것이 좋을 듯하다. 물론 환상적인 섹스로 분비되는 엔도르핀은 통증과 불안감 완화에 가장 효과적인 물질이다.
null
우리는 코드가 제법 잘 맞았다. 서로 개그 포인트가 비슷했고 시답잖은 농담도 잘 받아쳐줘서 좋았다. 문제는 그가 침대에서도 너무 시끄러웠다는 거다. 행동에 옮기기 전에 늘 동의를 구했다. “넣어도 돼?” “뒤로 해도 돼?” “쌀 것 같아” 등 모든 과정을 설명해줬다. 침대 위의 신문선인 줄. 집중해서 하다가도 “아, 으응. 그럴래?” 대답을 해줘야 했으니 흐름이 끊기는 기분이 들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놈의 주둥이는 도무지 쉴 기미가 안 보였다. 집중해서 로맨틱한 분위기를 조성할 줄도 알아야 하는데 섹스하면서 “의 결혼식에 갈 거야?” 식의 일상 대화를 꺼내기도 했다. 나와의 잠자리를 하찮게 여겼던 걸까? 아니면 그는 계속 말을 해야 오래 할 수 있었던 걸까?
WOW 남자에게 섹스는 무척 시각적이고 즉각적인 존재다. 자다가 일어나서도 문제없을 정도로 언제든 섹스할 준비가 되어 있는 동물이다. 반대로 여성에게 섹스는 끓어오르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도자기 식기와 비슷하다. 그래서 더 대화가 필요한 걸지도. 말 많은 남자친구는 그 상황이 어색한 걸 수도 있다. 차라리 키스로 입막음을 하거나 불을 끄고 은은한 향초 하나로 진지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null
나는 비흡연자다. 그는 흡연자였다. 그는 평소 “담배는 기호식품이야”라며 나를 설득하곤 했다. 큰 성과는 없었다. 그냥 그러려니 했다. 커피와 담배를 동시에 머금은 뒤 입에서 똥내를 풍겨도 차 안에서 복학생 자취방 냄새가 나도 참고 넘어갔다. 하지만 잠자리에서만큼은 거슬렸다. 그는 담배를 피우고 와서 섹스를 하거나 혹은 섹스 이후에 꼭 담배를 피웠다. 그러고는 시도 때도 없이 나에게 키스를 했는데 재떨이를 입안으로 밀어 넣는 기분이 들어 몇 번이나 싫은 티를 냈다. “섹스 뒤의 담배가 정말 맛있어서 그렇다”며 미안해했지만 텁텁한 그 맛은 정말이지 거슬렸다. 그 외에는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 속궁합도 제법 잘 맞았다. 아닌가. 이런 걸 생각하면 잘 안 맞았던 걸까?
WOW 다 영화 때문이다. 잘생긴 남자 배우가 섹스 후 담배를 피우는 모습은 멋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남자의 99.9%는 정우성, 원빈이 아니므로 그 모습이 영화처럼 멋져 보일 리가 없다. 담뱃재 때문에 주변이 더러워지고 그 냄새가 역하다는 걸 온몸으로 표현하자. ‘섹스 후 5분이 껄끄러운 대화를 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섹스가 끝나자마자 말하자. “키스하려거든 양치하고 와!”
#싱글즈 #연애 #섹스 #남자 #라이프 #체위 #습관 #애무 #딜도 #페로몬 #핑거섹스 #페티시즘 #절편음란증
<싱글즈>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등을 금합니다.
좋아요
목록보기


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URL복사

해당 페이지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해당 페이지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가 필요합니다.
나의 포인트 :

주소찾기

닫기
주소검색

동, 읍, 면, 기관, 학교 등의 이름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