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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2019.08.01

특별한 밤을 만들어 줄 이색 호텔

해가 지고 어두워진 호텔 밤의 풍경 속에 잠은 지금 새로운 지형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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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계단으로 표현한다면, 파리의 트라이앵글 호텔.
호텔은 체크인과 체크아웃 사이의 공간이다. 1박 단위로 흘러가는 그곳에 밤을 제외한 시간은 그저 이름도 없는 1분과 1시간일지 모르지만, 모닝콜 서비스에 눈을 뜨고 호텔 문을 나서기까지, 카드 키를 터치하고 잠자리에 들기까지의 일상 또한 엄연한 호텔의 시간이다. 별다를 것 없는 비즈니스 호텔에서도 특유의 무기질한 시간은 묘한 노스탤지어를 느끼게 하고, 호텔은 가끔 내가 아닌 나를 떠올리게 하는 이상한 어긋남의 템포를 갖고 있다. 지난밤의 기억에 따라, 흘러간 밤의 풍경에 따라 체크아웃은 예고 없이 지연되기도 한다. 한철 유행처럼 번졌던 독특한 콘셉트의 호텔들을 돌아봐도, 변화하는 밤의 종류만큼 다양하게 변주된 호텔의 풍경이 자리한다.

버블 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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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가장 가벼운 하룻밤. 물방울 속 1박.
글램핑의 트렌드가 자연에서 찾아낸 잠자리는 수도 없이 많지만, 북아일랜드에 위치한 버블 돔은 그 궁극이자 가장 최소한의 자연이다. 1982년 비어 가문이 사들인 리조트를 리뉴얼해 완성한 이 호텔은 투명한 물방울 형태로 디자인돼 180도 뷰를 갖추고 있다. 호텔을 운영하는 마이클 비어가 얘기하는 건 ‘Back to Nature’ 하나뿐이고, 튜더 왕조 시대를 연상케 하는 포 포스트 베드(fore-post bed)와 객실에 구비된 망원경은 물방울 하나의 자연에서 멀고 먼 시대와 대자연의 품을 체감하게 해준다. 전기 시설 및 조명 설비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이곳엔 자연의 아침, 점심, 그리고 밤이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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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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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래전 존재했던 캡슐, 호텔 젠의 차실 캡슐 호텔.
호텔 젠을 설명하는 건 ‘잘 수 있는 차실’이지만 이곳엔 산속 깊은 곳의 정적이 있다. 16세기 시작된 차실을 도시의 밤의 상징 캡슐 호텔과 엮어낸 호텔 젠은 기원전과 현대가 어울리는 시간의 그러데이션이기도 하다. 캡슐 호텔이지만 차실에서 시작된 만큼 2단 구조의 객실이 아니고, 그만큼 천장이 높고 넓이에도 여유가 있다. 아침엔 조식 레스토랑, 점심엔 일본 전통식 차실, 저녁엔 니혼슈와 칵테일을 제공하는 라운지 바는 오늘에 밀려 어제가 사라지는 스피드의 캡슐 호텔과 정반대의 그림을 그린다. 일본이 품은 가장 작은, 가장 오래된 시간의 잠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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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텐 팔라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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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독일 노이쾰른 지역에 문을 연 ‘후텐 팔라스트(Hutten Palast)’는 실내에 차려진 캠핑 공간이다. 100년 이상 된 공장을 리뉴얼해 세워진 이 호텔엔 실내에 카라벤과 오두막 모양의 객실이 있다. 방 속에 방이 자리하는 오묘한 구조. 방을 나와 방으로 들어가는 이상한 동선. 외출을 했지만 실내에 있는 기이한 감각. 호텔을 만든 실케 로렌젠(Silke Lorenzen)은 “작은 정원이 모여 있는 넓은 야외 공간에서, 하나의 작은 정원에 머물며 시간을 보내는 독일의 오랜 전통을 되살리려 했다”고 말했는데, 어쩌면 베를린 중 심지 뒷골목에서 100년 묵은 아침을 맞이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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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A 아티스트 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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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에 펼쳐진 ‘두 개의 꿈’, BnA 아트 뮤지엄.
호텔과 아트는 사실 그리 새로운 만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고급, 럭셔리를 지향하는 호텔에서 유명 작가의 그림이나 조각은 객실 벽을 장식하거나, 로비 한가운데를 차지했다. 그렇게 잠깐의 눈요기용 아트 호텔이 사실 꽤나 많다. 하지만 2015년 무렵 간사이 출신 아트 티렉터와 아티스트가 모여 만든 BnA는 초현실 아트와 여행의 초현실을 접합하는 시도를 지속한다. 2015년 도쿄 이케부쿠로 인근 유흥업소 옆 작은 공간에 오픈한 숙박형 아트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2016년 코엔지를 벽화의 거리로 만들기 위해 진행한 ‘Mural City Project’, 그곳에 문을 연 호텔, 그리고 아키하바라에 오픈한 호텔에 이어 올해 5월엔 교토에 BnA 아티스트 뮤지엄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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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에 호텔이 아닌 뮤지엄을 쓰는 만큼 31개 모든 객실이 서른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됐고, 객실의 콘셉트 하나하나가 호텔의 보이지 않던 문을 살며시 여는 듯 시적인 느낌으로 시작한다. ‘여행의 꿈, 꿈의 여행’, ‘새는 못 근처 파란 나무에 머물고, 물고기는 달 아래 파란 파도에 기댄다’ 그리고 홍상수 영화의 제목을 떠올리게 하는 ‘누구의 것도 아닌 물/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장소’ 등. 이곳에 머물면 숙박료의 일부를 아티스트에게 기부하게 되고, 그 요금엔 숙박료가 아닌 보다 밤의 정취가 느껴지는 새로운 말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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