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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2019.10.28

슈프림의 수난

바람 잘 날 없다. 과도한 유명세 탓에 각종 사건사고로 몸살을 앓는 슈프림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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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REME BROOKLYN.
새빨간 박스와 볼드한 흰색 로고. 단 두 가지를 나열했을 뿐인데 단번에 떠오르는 브랜드가 있다. 스케이트 문화를 기반으로 한 뉴욕 태생의 브랜드 ‘슈프림(Supreme)’이다. 슈프림에 대한 대중의 광적인 집착은 쓰레기에도 슈프림 로고만 새기면 불티나게 팔린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 그도 그럴 것이 매장 앞엔 늘 수많은 인파가 겹겹이 진을 치고,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리셀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그 결과 슈프림은 2018년 루이비통과 펜디, 프라다 등 유서 깊은 전통 패션 하우스를 제치고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로고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최근 슈프림은 유난히도 그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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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프림 런던 소호 스토어 간판을 절도 시도한 장면이 고스란히 포착됐다.
시작은 1년 전 가을 런던 소호로 되돌아간다. 깊은 밤 슈프림 소호 매장 앞에 선 한 남자가 간판을 떼어낼 듯한 기세로 수차례 가격한 것. 다행히 절도는 미수에 그쳤지만 슈프림은 로고 티셔츠를 현상품으로 내걸고 소셜 미디어에 영상을 공개하며 범인 색출에 나섰다. 올 초에는 실제로 이 매장의 간판이 도난 당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황당한 건 이들이 그 과정을 기록한 영상을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과시하며 절도가 범죄라는 걸 모르는 듯 당당한 태도를 취했다는 데 있다. 이후 자취를 감춘 간판이 6개월 만에 등장한 곳은 다름아닌 이베이. 절도범은 런던 소호, 슈프림 간판이라는 타이틀의 경매를 진행해 한화 약 240만원에 이를 되파는 뻔뻔한 행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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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천에 위치한 슈프림 티 스토어.
지난 7월엔 중국 심천에 ‘슈프림 티(Supreme Tea)’라는 카페가 문을 열었다. 음료를 주문하면 슈프림 로고를 큼직하게 새긴 빨간색 컵에 담아 준다. 매장을 장식한 스케이드 보드 데크와 ‘Wear Supreme, Listen Supreme’ 메시지, 슈프림 로고 티셔츠를 유니폼으로 착용한 직원들까지. 너무나 닮은 모습에 정말 슈프림이 운영하는 카페인가 싶겠지만 물론 가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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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까지 완벽히 베낀 슈프림 이탈리아 상하이 플래그십 스토어.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누가 뭐래도 ‘슈프림 이탈리아’라는 괴이한 브랜드의 등장이다. 지난 2010년, 영국 기업 ‘IBF(International Brand Firm)’는 이탈리아에 슈프림과 동일한 이름의 상표를 등록한다. 빨간색 박스에 글자 크기와 자간을 미세하게 변형시킨 오리지널 슈프림 서체를 그대로 활용한 채로 말이다. 이 브랜드는 2015년 두 번째 타깃 스페인을 시작으로 무려 전 세계 70여 개 국가에 동일한 상표를 등록한다. 이런 황당한 일이 가능한 건 IBF가 법을 교묘히 이용했기 때문이다. ‘슈프림(Supreme)’이라는 단어는 고유명사가 아니어서 독자적인 상표권을 취득할 수 없다. 게다가 오리지널 슈프림은 희소성을 핵심 가치로 내세워 뉴욕, 런던 등 일부 선택된 도시에만 매장을 열 정도로 폐쇄적이고 소극적이다. 허술한 법과 브랜드 성격을 악용해 ‘합법적 가짜’를 주장하며 과감하고 공격적으로 이득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후안무치 행보는 극에 달해 슈프림 로고와 상징적인 레드 컬러를 활용한 인테리어, 로고를 새긴 각종 제품, 심지어는 매장 내 스케이드 보드 파크까지 베낀 공식 매장을 상하이에 두 개나 만든다. 또한 삼성 중국 법인과의 협업을 발표했다가 온갖 비난이 줄을 잇자 이를 급히 철회하는 사건도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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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프림의 근간을 이루는 스케이트 보드 문화.
더욱 최악인 건 슈프림 이탈리아의 설립자 미켈디 피에로의 윤리의식을 잃은 듯한 태도다. 그는 각종 인터뷰에서 희소성을 기반으로 한 슈프림의 리셀과 래플 문화가 건강하지 않으며, 모든 구매자들에게 차별 없이 고품질의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자신의 의무임을 주장한다. 이토록 뻔뻔한 로빈 후드가 또 있으랴. 페이크 논란은 유명세 있는 브랜드에겐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때론 페이크 마켓이 인기의 척도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다만 가짜가 판을 칠수록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가짜는 진짜의 오리지널리티와 역사를 결코 취할 수 없다. 수요가 없으면 공급도 없다. 판단은 전적으로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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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프림 로고만 새기면 뭐든 날개 돋친 듯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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