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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2020.02.13

사건 사고 패션 뉴스

하루도 잠잠할 날이 없다. 불법 도용, 무장 강도 습격 등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BALENCIAGA AND KIDULT
발렌시아가의 파리 매장이 프랑스의 반달리즘 아티스트 키덜트의 그래피티로 도배됐다. 스트리트 아트를 통해 럭셔리 패션 산업에 반기를 드는 그가 크리스마스 인사로 발렌시아가를 지목한 것. 낙서의 내용은 ‘메리 크리스마스(Merry Christmas)’를 역설한 ‘메리 크라이시스(Merry Crisis)’다. 테러를 당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무자비하다.
키덜트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2013년 에이셉라키의 ‘패션 킬라(Fashion Killa)’ 뮤직비디오를 위해 마크 제이콥스 뉴욕 소호 매장에 커다란 그래피티를 남겨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샤넬, 아페쎄, 생 로랑 등 다양한 스토어에 흔적을 남겨온 그는 첫 작품 후 모든 낙서에 ‘ART’ ‘686’의 꼬리표를 달아 본인을 인증한다. 낙서를 예술로 인식한 마크 제이콥스는 키덜트의 그래피티가 담긴 매장 이미지를 티셔츠로 제작해 700달러(약 81만원)에 판매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이에 키덜트는 비슷한 디자인의 티셔츠를 10달러(약 11만원)에 판매하는가 하면, 사건을 조금 더 과장해 디자이너가 ‘686$’ 낙서를 보관하는 모습의 사진을 티셔츠로 인쇄해 686달러에 선보여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발렌시아가의 디자이너 뎀나 바잘리아도 역사를 따랐다. 키덜트의 흔적이 담긴 그래피티를 담은 뉴 모터 백을 선보이며 대응한 것. 이에 키덜트는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행위를 인정하며 “지상에서 가장 즐거운 위기가 되길. 좀더 명쾌하고, 인간적이고, 덜 위선적이고, 덜 무지하길”이라는 코멘트를 남겼다. 범죄와 예술 사이, 새로운 마케팅 방식이 생겨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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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키덜트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파리 발렌시아가 매장 윈도우.
2 생 로랑의 철자 중 ‘LAURENT’를 ‘LOWRENT’로 바꿔 럭셔리 패션 하우스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키덜트.

DOLCE & GABBANA AND MARADONA
최근 돌체앤가바나는 이슈계의 단골손님이 됐다. 인종차별 논란 외 무단 도용 사건도 포함된다. 2016년 디자이너는 가을 알타 모다 컬렉션을 위해 가톨릭부터 축구까지 영역을 불문하고 이탈리아를 상징하는 테마를 찾았다. 다양한 테마 중에서도 디자이너가 눈여겨본 주제는 바로 디에고 마라도나의 선수 시절 S.S.C. 나폴리 축구 클럽 유니폼인 등 번호 10번의 블루 컬러 저지. 유니폼을 연상하는 소재에 화려한 와펜을 달아 디자인을 선보였다. 현재는 아르헨티나의 축구감독으로 활약 중인 마라도나는 2016년 7월 당시에는 ‘나폴리에 대한 사랑의 몸짓’이라는 아름다운 코멘트를 남겼지만, 14개월 뒤인 2017년 9월 태도를 바꿔 법적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한다. 당사자의 동의를 얻지 않고 부당하게 이용했다고 판단했기 때문. 브랜드측에서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식 사과와 함께 판매 중단 결정을 공표했지만 때는 늦었다. 이탈리아에는 잘 알려진 개인의 이름은 상표로 등록될 수 있고 본인의 동의에 의해서만 상업적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법이 존재하는데, 마라도나는 본인의 이름을 이미 여러 유럽연합 상표로 등록해뒀기 때문이다. 2019년 12월, 밀라노 법원은 아르헨티나의 축구감독에게 7만 유로(약 9000만원)와 변호사비 1만3000유로(약 1600만원)를 지불할 것을 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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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가을 알타 모다 컬렉션 돌체 앤 가바나 캠페인.

LOEWE AND STRIPED
새로운 디자인을 세상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면 그 디자인이 종교적 의미로 해석되진 않을지, 인종차별적 요소는 없는지, 역사적 문제는 없는지 등 지탄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다각도 해석을 백번 거치고 수정해도 1%의 문제 요소가 있다면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시대니까. 사건은 지난 11월 2020 봄 시즌을 위해 로에베가 선보인 윌리엄 드 모건 캡슐 컬렉션에서 시작된다. 도예가이자 타일 디자이너 윌리엄 드 모건을 기리는 컬렉션의 디자인 일부가 나치 강제수용소 유니폼과 비교되며 SNS의 도마에 오른 것이다. 오리엔탈과 스트라이프 패턴이 조합된 룩 중에서도 줄무늬 패턴의 상하의가 문제였다. 줄무늬 패턴의 비율과 레이아웃, 위아래 한 벌의 획일적 디자인, 가슴에 장식된 레더 디테일이 홀로코스트 유니폼과 유사하다는 의견이 확산되면서 네티즌 중 일부는 폴란드 그단스크에 위치한 슈투트호프 수용소에 전시된 유니폼을 촬영해 비교하기도 했다. 이어지는 소셜 미디어의 폭격에 로에베는 판매를 중단했고, SNS에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사과문의 내용은 이렇다. ‘우리의 스타일 중 하나가 패션 잡지에 실렸고, 이 컬렉션이 역사상 혐오스러운 순간 중 하나를 기리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끔찍한 역사를 되새김질한 이번 사건은 절대로 의도한 바가 아니다. 상품은 상업적 제품에서 배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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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0 봄 윌리엄 드 모건 캡슐 컬렉션에서 선보인 로에베의 스트라이프 디자인.
2 로에베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라온 공식 사과문.

MADE IN ITALY AND LUXURY
이탈리아 나폴리 교외에 위치한 패션 액세서리 공장 모레노의 소유주가 수십 명의 불법노동자를 고용한 혐의로 체포됐다. 처음 수사의 사유는 직장의 안전과 건강, 위생 측면에 관한 현지 규칙 위반이었지만 최종 체포 이유는 완전히 다르다. 위생 관련해 공장을 점검하던 중 가죽과 슈즈, 백 더미 사이 창문도 없는 창고 안에 숨어 있던 임산부 1명과 10대 2명을 포함해 50여 명의 노동자가 발견됐기 때문. 이들은 모두 등록되지 않은 인물로, 이탈리아 명품 그룹의 가죽 제품을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 당황스러운 것은 아르마니, 생 로랑 등 유명 럭셔리 그룹을 조사했으나 어느 누구도 모레노와 관계가 없다고 주장한다는 점이다. 모레노 공장 측 변호사는 “공장에는 기능적인 조명 시스템과 외부 인터폰 네트워크 등이 연결된 전화기가 설치되어 있다”고 전하며, “멜리토 제조업 지역은 노동자의 인권 문제에 대해 유럽 산업으로부터 분리되어 있다”고 변호했다.
전 세계 여론은 지금 당신의 500만원짜리 가방이 겉보기와는 다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값싼 노동력을 사용하는 패션 하우스와 이에 열광하는 소비자들. 문제는 어디서부터 해결해야 할까. ‘메이드 인 이탈리아’ 상표에 의존하는 많은 산업 뒤에 숨어 있는 노동과 야간 하청업체들의 어두운 일면이 공개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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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이탈리아’ 태그.

MONACO CARTIER STORE AND HEIST
2017년 모나코 까르띠에 매장을 급습해 600만 유로(한화로 약 77억2000만원) 상당의 보석류를 강탈한 무장 강도 4명 중 2명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범인들은 토요일 오후 비가 많이 오는 날씨를 이용해 거리의 중심부에 위치한 상점에서 범죄를 저질렀다. 직원들을 지하실에 감금시키고, 7분 만에 127개의 보석을 훔쳐 달아난 이례적인 무장 강도 사건이다. 한 명은 가게를 나온 직후에, 다른 두 명은 모나코 거리에서 추격전을 벌이다, 나머지는 며칠 후에 체포됐다. 프랑스 남부 출신으로 밝혀진 남성 피의자 둘은 절도 가담 사실을 시인했는데, 판결은 이들의 범죄적 역할에 따라 다르게 내려졌다. 가게 경비원에게 총구를 겨눠 문을 열게 하고 영업을 정지시킨 역할을 한 25세 왈리드 베카다는 경비병을 위협한 혐의로 징역 10년을, 비무장 상태로 가게 직원이 경보를 울리지 않게 감시한 19세 소피아 갈라는 7년형을 선고 받았다. 왈리드 베카다는 “나는 깡패가 아니다. 부탁 받은 것을 하기 위해 모나코에 왔을 뿐”이라 진술했으나 의뢰인에 대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검거 후 보석은 모두 회수됐고, 남은 피의자들 역시 재판에 회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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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코 중심부에 위치한 까르띠에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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