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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2020.03.27

결정적 하룻밤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애매한 남자들이 존재한다. 어느 밤 남사친, 썸남, 심남과의 관계에 종지부를 찍었다. 단 한 번의 섹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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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영화 <프렌즈 위드 베네핏>

남사친과 남친의 경계에서
“함께 본 영화는 셀 수도 없고, 함께 마신 술만 한 트럭이 넘는 10년지기 남사친 A. 그럼에도 설레었던 순간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A의 구질구질한 연애사를 들을 때면 ‘아, 얘랑 연애는 절대 못하겠다’고 생각했다. 문제의 발단은 내가 쓰레기 같은 남자친구를 사귀면서다. 약속시간엔 늦기 일쑤고 다른 여자들과 카톡을 멈추지 않던 그에 대해 푸념할 때마다 A는 헤어지라 으름장을 놓았다. 결국 그와 헤어지고 엉엉 울기를 여러 번, A는 내 곁을 지켰다. 우리 사이는 점점 애매해졌다. 손도 잡고 가벼운 포옹도 하지만 그 이상의 관계로 넘어가질 못했다. 여느 때처럼 둘이 가볍게 맥주를 마시고 그가 나를 집으로 바래다주던 길, 내가 먼저 A에게 입을 맞췄고 우리는 홀린 듯 그의 자취방으로 향했다. 10년 동안 봉인했던 감정을 풀어내기라도 하듯 우리는 밤이 새도록 서로의 몸에 입을 맞췄다. 다음 날 아침 역시 그의 부드러운 입맞춤과 함께 눈을 떴다.” 남친러버(28세)

치밀하고 노련하게
“매 주말 미친 듯 소개팅을 했다. 소득이 없는 소개팅에 지쳐갈 때 즈음 친구의 권유로 동네 독서모임에 나가게 됐다. 여러 사람들 중 반듯한 말씨로 모임의 분위기를 주도하던 그가 눈에 들어왔다. 다음에 읽을 책을 빌미로 그에게 선톡을 건네길 몇 번. 그와 단둘이 저녁 약속을 잡았다. 분명 분위기가 좋았는데 말이지. 선비와도 같은 그는 매일 카톡을 주고받는 것 외에는 선을 넘으려 하지 않았다. 플랜을 짰다. 그의 회사 근처 근사한 다이닝에서 밥을 먹고, 술이 약하다던 그를 끌고 싱글몰트바로 향했다. 취기가 올라 긴장감이 풀린 그에게 딱 한 잔만 더하자며 포차로 3차! 마주앉은 그에게 ‘나 별로예요?’라며 직구를 던졌다. 발그레한 볼로 고개를 젓는 그가 사랑스러워서 키스를 날릴 수밖에. 옆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고 입술이 뒤엉키길 몇 분, 그가 ‘우리 집에 가요’라며 손을 잡아끌었다. 그는 선비 같던 낮과 달리 밤에 강했다. 나의 가슴과 힙을 움켜쥐는 손아귀 힘에서부터 존재감을 드러냈으니까. 우리 커플의 밤은 낮보다 늘 뜨겁다.” 선비남헌터(33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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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대의 슬로 섹스
“직장인들이 익명으로 대화를 나누는 애플리케이션에서 종종 회사 생활에 대한 푸념을 늘어놓았다. 나의 마음을 스캐닝이라도 한 듯 댓글을 다는 익명의 누군가와 이야기가 길어졌고 그렇게 일주일, 한 달이 지났다. 우리 회사 옆 회사에 다닌다는 2살 연상의 남자. 우리는 서로의 점심, 저녁식사를 챙기고 아침이면 ‘잘 잤어요?’라는 말로 안부를 물었다. 괜스레 출퇴근을 할 때마다 수트의 훈남부대를 볼 때면 그가 아닐까라는 생각에 빠지기도 했다. 드디어 그와 약속을 잡은 저녁, 상상했던 멀끔한 남자 대신 배가 볼록한 곰돌이 푸 인상의 남자가 등장했다. 소개팅으로 만났더라면 애프터따윈 생각하지 않을 외모였다. 실망은 컸지만 한 달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던 다정하고도 좋은 남자임에는 틀림없었다. 사랑할 수 없는데 사랑에 빠진 기분이었달까? 집 앞까지 바래다주던 그에게 나도 모르게 ‘집에 와인 있는데 더 마시고 갈래요?’라고 물었다. 통통한 그가 어찌나 귀엽던지 그날 2시간 넘게 쿡쿡 웃으며 그의 온몸에 입맞춤을 했다. 솔직히 지금도 우리 커플은 과감하고 뜨거운 섹스를 즐기지 않는다. 삽입 시간보다 입을 맞추고 사랑을 표현하며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시간이 더 긴 편이랄까? 뭐든 느린 커플이다.” 대기업녀(30세)

구남친 아니고 현남친
“직장 생활 3년차. 취업 준비를 하면서 헤어졌던 전 남자친구가 내 SNS에 팔로우를 걸어왔다. 쿨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내가 아니던가. 맞팔을 했고 예뻐졌다며 수작을 걸어오는 그와 DM으로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나누다가 저녁 약속을 잡았다. 서로의 미숙한 점을 흠잡기 바빴던 20대 초반과 달리, 대화 중간중간 나의 장점을 칭찬해주던 그에게 마음이 녹았다. 자리를 옮길 때마다 서로의 손에서 얼굴로 또 입술로 스킨십의 수위가 높아졌다. 결국 우리는 새벽 2시까지 술을 마셨고 처음인 듯 아닌 듯 다시 잠자리를 가졌다. 혼란스러운 기분으로 아침을 맞이했지만 ‘속 괜찮아? 아직도 초코우유로 해장해? 사다 줄까?’ 묻는 그는 더 이상 구남친이 아니었다.” 뭐가이렇게스윗해(29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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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우리 무슨 사이야
“우리는 술이 문제다. 평상시엔 형제 같은 남사친, 여사친이지만 술만 마시면 서로를 향한 눈빛부터 달라진다. 나는 술을 마시면 애교가, 그는 술을 마시면 말이 많아지니까. 취기가 오르면 우리는 연인처럼 스킨십을 주고받았다. 연애를 쉬는 동안 둘 다 외로웠던 터라 의도를 가지고 술을 마셨던 것도 몇 번. 친구들은 우리 사이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나의 마음을 나조차 의심하기 시작했고 결국 내가 일을 키웠다. 집이 같은 방향이라 그와 함께 탔던 택시 안에서 ‘너네 집에서 자고 가도 돼?’ 묻곤 그의 무릎에 쓰러졌다. 그렇게 우리는 내일의 감정, 관계 따윈 생각하지 않고 섹스를 했다. 하지만 서로의 몸을 부둥켜안는 순간, 건조한 입맞춤에서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서로에 대한 애틋함, 사랑이 아니라 호기심이라는 걸. 그날 이후 그와 사적인 연락을 주고받지 않는다. 아니 내가 그와의 관계를 조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호기심이라는 선을 타고 우리는 늘 아슬아슬하니까. 친구도 연인도 되지 못한 그에게 진짜 안녕을 고한다. 뜨거운안녕(31세)

심남 굳히기 기술
“지인들과의 술자리에서 알게 된 심남이 있다. 딱히 개인적인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는 아니었다. 다만 그는 술자리에서 매번 내게 은근슬쩍 스킨십을 시도했다.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술을 마실 때면 그는 내 머리칼을 만지곤 했고 옆자리에 앉아 손끝을 맞잡기도 했다. 마음이 어지러웠지만 나쁜 남자의 어장에 들어갈 만큼 순수한 나이는 아닌지라 그런 그를 나도 즐겼다. 어느 날 새벽까지 이어진 술자리에서 허리춤을 감싸 안길래 기회는 이때다 싶어 친구들에게 집에 가야겠다고 갑작스럽게 인사를 했다. ‘왜 갑자기 가냐’며 술이 깬 얼굴로 따라 나온 그를 뒤로한 채 택시에 올라탄 순간, 그가 옆자리에 따라 올랐다. 정적이 흐르는 택시 안에서 그는 나를 빤히 쳐다보았고, 나는 키스를 퍼부었다. 그날 섹스의 주도권도 내가 잡았다. ‘어깨에 입맞춰줘’, ‘허리 세게 잡아줘’와 같은 나의 요구에 그는 순순히 따라왔고 지금까지 우리 연애의 주도권은 내가 쥐고 있다. 나쁜 남자를 대하는 스킬은 간단하다. 이유를 따져 묻기보다 당신이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뛰는놈위에나는X(33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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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남과의 모닝 섹스
“30대가 되고 나니 클럽에 가는 일이 시시해졌다. 술이나 더 마시다가 집에 가거나 호텔에 가는 게 그 밤의 끝이니까. 친구들에게 클럽 졸업 선언을 한 지 불과 두 달. 친구의 생일자리는 역시 클럽으로 이어졌고 어두운 조명에서 보아도 나보다 족히 3살은 어려 보이는 남자가 내 뒤에 붙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얼른 집에 가서 자고 싶다’는 생각뿐인 내게 친구들은 괜찮다며 은근슬쩍 눈짓을 보내왔고, 결국 그 남자 손에 이끌려 클럽을 나와 술을 더 마신 후 호텔로 향했다. 사실 그 밤엔 아무 일도 없었다. 며칠간 이어진 야근으로 나는 너무 피곤했고 정말 가서 잠만 잤다. 다음 날 아침, 의무감에라도 나에게 섹스 시그널을 보낼 줄 알았던 남자는 조용히 생수 페트병을 건넬 뿐이었다. 그 순간 그와 하고 싶단 생각을 했다. 그의 어깨를 침대로 밀치곤 온몸에 키스를 퍼부었다. 그의 그것을, 또 나의 것을 서로 사탕처럼 핥기도 했다. 둘 다 어제 클럽의 피로는 사라졌고 서로의 황홀에 몰두했다. 섹스가 끝난 후 우리는 손을 잡고 호텔을 나섰다. 그리고 난 친구들 사이에서 연하 남친을 둔 승리자로 불린다.” 낮이밤저(32세)

프렌즈 위드 베네핏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나온 영화 <프렌즈 위드 베네핏>을 보면서 무릎을 탁 쳤다. 우리는 친구이자, 동료이자, 감정 없는 파트너일 뿐이니까. 일에 치여서 연애는 고사하고 데이트 메이트를 찾기도 힘든 나와 그는 몇 차례 회식자리에서 끝까지 살아남아 둘이 새벽까지 술을 마셨고 거침없이 야한 농담을 주고받는 사이가 됐다. 아니 몇 번의 잠자리도 함께했다. 그가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했을 때도, 내게 관심을 표현한 남자가 생겼을 때도 서로 질투하지 않았다. 그렇게 회사에서 마주칠 때마다 눈인사만 나눌 뿐 연락이 뜸하던 우리. 그가 여자친구와 헤어진 지 한참이 지난 어느 날 먼저 ‘저녁에 시간 되냐’고 카톡을 보내왔다. 오랜만에 술잔을 기울였고 그날도 어김없이 섹스로 이어졌다. 하지만 조심스럽고 진중했다. 분명 이전과는 달라졌다고 느낀 순간, 우리는 서로의 연인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욕구를 해소하려던 그는 온데간데없고 나의 표정, 떨림에 그는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었으니까.” 대리님남친(31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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