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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2020.03.31

현실 직시 퇴사 토크쇼

퇴사에 성공하는 건 사직서를 내는 게 아니다. 퇴사 후 독립된 노동자로서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입을 모아 철저한 준비와 설계를 통한 무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퇴사 후 나의 가치는 어디에 있을까?
‘직장인 2대 허언’이라는 제목으로 SNS에서 돌고 있는 대사가 있다. ‘퇴사할 거다’와 ‘유튜브 할 거다’ 이 말을 한번쯤 뱉어본 사람이라면 퇴사 후의 유토피아를 꿈꿔본 적이 있을 것이다. 두드리면 열리겠지만 아무에게나 펼쳐지지 않는 퇴사 이후의 황홀한 삶은 우연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회사라는 울타리 밖에 맨몸으로 던져졌을 때 내 가치를 철저히 깨닫게 되는 경험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철저한 설계와 계산 아래 새로운 커리어로 삶을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하여 익숙한 이유로 퇴사한 (전)직장인 (현)대표님들과 퇴사 토크쇼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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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원부연, 김정환, 도란
Q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가슴속에 사표 하나쯤은 품고 살죠. 저는 아직 그걸 못 냈지만, 세 분은 어떤 용기로 퇴사를 했나요? (김정환) 대학에서 컴퓨터 그래픽을 전공하고 경력직으로 일렉트로닉아츠코리아(EA코리아)에 들어갔어요. 스포츠 게임을 워낙 좋아해서 평소 즐기는 게임을 내 손으로 만든다는 게 너무 신이 났죠. 그런데 이게 반복 작업이에요. 일이 어느 정도 손에 익으니까 할당량을 끝내고 나면 나머지 시간을 멍하게 보냈고 자괴감이 들기 시작하는 거죠. 일을 빨리 끝냈으면 내 기술을 향상을 위해 자기 계발을 열심히 해야 하는데, 그건 또 하기가 싫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회사 일에 집중도 안 되고 하루가 불완전 요소로 끝나는 일이 잦아졌죠. (원부연) ‘열심히는 하기 싫고’가 되게 공감되네요. (김정환) 맞아요. 열심히 못 할 거면 이걸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와 회사 모두에게 안 좋은 일이잖아요. 입사를 하고 3년이 지나야 스톡옵션이 풀리거든요. 그래서 3년을 꽉 채우고 그 돈 가지고 유럽 여행을 떠났어요. (원부연) 저는 상업 광고로 소비자에게 무언가를 판매하는 형식에 불만이 있었던 것 같아요. 남의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커뮤니케이션하는 게 아니라 내 채널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도란 저는 기자 생활을 하는 동안 두 번 이직했고, 마케터로 일하면서도 이직을 두 번 했어요. 어처구니없고 불쾌한 일이 너무 많이 생기니까 이직을 선택했던 거죠. 퇴사 전 마지막 회사에 다닐 때도 사실 이직을 준비했어요. 이직을 하기로 한 회사에서 마지막 단계까지 논의를 하는데 ‘내가 그곳에 가면 힘들었던 게 다 해결될까?’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유토피아가 펼쳐지는 것도 아닌데 이직을 할수록 자꾸 도망간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을 때였고, 안 가는 쪽으로 선택을 하게 됐죠.

Q 막연한 퇴사는 망하는 지름길이잖아요. 회사에 있으면서 나를 위해 이기적으로 준비를 해야 한다고들 하는데 정말 그 과정이 필요한가요? (도란) 불안과 부족한 자신감 때문에 3주 정도 정말 고군분투했어요. 저는 원래 하던 일의 연장이어서 특별히 뭔가를 하지 않았지만 이 일을 소속 없이 잘 해낼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죠. 퇴사를 결정 하고 인수인계 시간 동안 프리랜서로 일하는 작가와 기자를 소개 받아 만나고, 연락 잘 안 하던 친구나 업계 관계자들에게 연락해서 열심히 영업을 했죠. 언제부터 프리랜서가 될 건데 어떤 일을 되게 잘할 것 같아요 하고. 그 단계가 있었기에 저는 퇴사를 하고 일주일도 못 놀았어요. (원부연) 저는 사이드잡으로 술집을 했던 경험이 있어요. 완전히 대놓고 했지만 욕을 먹지는 않았어요. 이때 오히려 회사 일을 더 열심히 했거든요. 낮에는 회사에서 일하고 밤에는 술집에 가서 일을 하니까 하루에 3시간밖에 못 잤는데, 그 시기가 되게 행복했어요. 빈 마음을 술집에서 채우고 일에 더 집중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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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원부연 대표님은 음주문화공간 기획자, 김정환 님은 유튜버, 도란 님은 작가로서 세 분 다 1인 브랜드가 될 여지가 많아 보이는데 최종 꿈도 1인 브랜드인가요? (원부연) 주변에서 사업하는 사람들이 직원을 늘리고 스타트업을 시리즈화해서 투자 받는 걸 보면 ‘성장의 정석은 저런 건가’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나도 왠지 사업을 키워야 할 것 같은 불안이랄까. 그런데 그게 제 스타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재작년부터 하게 됐어요. 원래도 내 콘텐츠를 잘 쌓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은 늘 있었고요. 군더더기 없이 브랜드에 집중하는 시기를 갖는 동시에 작가 활동에 집중하고 싶은 마음도 생겼고요. 공간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관리와 소스가 많이 필요한데 이쪽을 확 줄여버리고 개인 브랜드에 집중하기로 한 거죠. 내가 뭘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며 강점을 일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고민해서 내년에 방향을 잡을 계획이에요. (도란) 작가로 활동을 시작했을 때 이미 브랜드가 생겼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계속 쓰는 사람으로 살 것 같아요. 책만 팔아서 돈이 되려면 정말 잘돼야 하는데 아직은 제 브랜드가 견고히 다져지지 않았기 때문에 취재 다니면서 이것저것 쓰고 강연도 나가죠. 차기작이나 앞으로의 계획을 견고히 하면서 돈벌이형 글쓰기와의 비율을 5:5 정도로 맞춰가는 게 나름의 브랜드가 될 것 같아요. (김정환) 사회에는 이미 훌륭하게 사업하고 돈 많이 버는 분들도 많고, 유튜브에 검색해도 사업 노하우를 알려주는 건 많아요. 그런데 성공 과정에서 그 사람이 당시에 무엇을 했는지 찍어둔 건 없어요. ‘이렇게 해서 내가 성공했어, 이렇게 하는 거야’라고 귀납적으로 접근한 게 많으니까 내가 밑바닥부터 생활한 걸 찍어두고 나중에 잘 된다면 이건 세상에 없는 유니크한 자료가 되겠구나, 굉장한 설득력을 갖추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깊은 생각보다 세상에 없는 거지만 내가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으로 했는데, 운 좋게 주변에서 도와주셔서 좋은 모델을 만들 수 있었어요. 앞으로도 저는 생생한 성장 모습으로 동기부여를 해줄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어요. 밑바닥부터 커서 사업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여러분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의 아이콘이 되고 싶다는 게 제 브랜딩이라고 생각해요.

Q 저희가 독자들에게도 질문을 받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커리어에 대한 정보를 어디에서 얻는지 궁금해해요. (김정환) 저는 신사임당을 통해 사업을 시작했지만 정보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면서 많이 얻는 것 같아요. 나와 다르지만 얘기가 통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거죠. 그 계기나 통로로 내가 알려지는 것 같아요. 그래야 우호적으로 정보도 많이 주고 흥미로운 제안도 들어오죠. 내가 먼저 세상에 정보를 뿌려야 하더라고요. 제 정보가 뿌려지면서 저라는 사람의 트래픽이 발생할 수 있고요. (원부연) 저도 정보가 없어서 기록을 남기기 시작한 거예요. 당시에 창업 정보가 정말 없었거든요. 술 원가가 얼마인지, 인테리어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혀 몰랐죠. 내가 고생하고 내가 쓰면 다른 사람이 좀더 편하게 창업하겠지 하며 블로그에 기록을 남긴 게 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어요. 아까 정환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결과물만 보여주면 과정에서 느끼는 힘듦이나 사기당할 수도 있는 위험한 부분이 많은데, 모르는 거잖아요. 예전에는 정보가 숨겨야 하는 거였다면 요즘은 많은 사람이 내 걸 볼수록 나의 가치가 올라가는 게 트렌드인 것 같아요. 저작권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로는 모든 사람들이 그걸 알고 도움 받을 수 있는 형태의 사회가 사회적 기업 느낌이 들 때도 있어요. 자기 정보를 아낌없이 주면서 내가 얻는 게 있지만 사람들을 위해서 좋은 정보를 꾸려주기도 하기 때문에 좋은 일인 것 같아요. 도란 주변에 그런 사람이 많이 없다는 게 늘 문제인 것 같아요. 34살에 프리랜서를 시작했는데 그 무렵 제 주변, 여성으로 국한했을 때 회사를 다니거나 애를 키우거나 두 부류밖에 없었어요. 저는 누구하고도 얘기를 할 수가 없는 거예요. 제 위에 상사 중에 35살이 넘은 여자 회사원이 있거나 선배가 있다면 상담을 할 텐데 전무했고요. 누구랑도 얘기를 할 수가 없어서 소개를 받았어요. 주변을 캐고 캐도 너무 없어서 당황스러웠고요. 프리랜서라는 직업을 처음 알게 된 건 사회 초년생 무렵이었는데, 많은 세월이 지나도 너무 없는 거예요. 사람들이 직업의 다양성을 너무 몰라서 안 하는 걸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원부연) 저희가 획일화된 교육을 받고 자랐잖아요. 고등학생 때는 좋은 대학 가야지, 대학 가면 대기업 가야지, 취직하면 결혼해야지, 애 낳아야지… 인생의 모습이 그렇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은 걸 배웠던 세대라서 다르게 산다는 걸 두려워하게 하는 것 같더라고요. ‘정환 님은 너무 대단하고 그렇게 못할 것 같아요’가 아니라 우리도 했으니까 너도 할 수 있다는 게 중요해요. 저희는 그 선택을 먼저 했고 그 뒤에 퇴사를 생각하시는 분들도 당연히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회사를 그만둔다는 건 당연히 신중한 선택이지만 세상에는 잘할 수 있는 일이 많고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일이 많거든요. 그래서 저희 셋을 부른 것 같은데 많은 분들이 정말 그런 생각을 하시면 좋겠어요. 최근 더 절실히 느껴요.
Q 초기 자본금은 어떻게 준비했는지, 불확실한 수입은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등 그다음 많이 들어온 질문은 돈에 관한 내용이에요. (원부연) 오프라인 공간은 기본적으로 자본이 필요해요. 보증금도 있어야 하고 시설비도 있어야 하니까요. 돈은 상대적인 거니까 구체적인 금액을 말하기는 어렵고, 내가 가진 돈의 절반 이상은 절대 쓰지 말라고 하고 싶어요. 보통 가게를 할 때 사람들이 있는 돈, 없는 돈을 다 끌어서 쓰는 경향이 있어요. 제대로 잘해야 한다는 마음 때문에 그렇게 하는데 내가 가진 돈의 절반 이상은 쓰지 않는 게 좋아요. 모든 사업은 잘될 확률보다 안 될 확률이 더 높거든요.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나머지 절반은 가지고 있으세요. 그리고 가장 좋은 건 기록을 남기는 거예요. 그 콘텐츠가 언젠가는 돌아오더라고요. 주변에서 보면 다들 콘텐츠를 인정받았던 계기는 기록을 통한 어떤 창구거든요. 브런치, 블로그, 유튜브 혹은 기고했던 무언가가 계기가 돼요. 쓰는 건 돈 드는 것도 아니고 누구한테 전수를 받을 것도 아니잖아요. 내가 남길 수 있는 최고의 어떤 가치는 콘텐츠라고 생각을 해요. (김정환) 처음 제 콘텐츠의 콘셉트는 0원으로 창업을 하는 거였어요. 그런데 모두가 그렇게 하는 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저도 친구를 통해 좋은 거래처를 소개 받아서 가능했던 일이거든요. 그래서 최소 금액이 어느 정도는 필요해요. 얼마라고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가급적 적은 금액 내에서 다양한 판매 경험을 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5만원짜리 물건 두 개 뗄 바에야 만원짜리 물건 10개 뗄 수 있으면 더 많은 제품을 팔아볼 수 있다는 거죠. (도란) 저는 창업이 아니라서 다를 것 같은데 고생스럽지만 모든 일을 다 받아서 해보는 문어발식 경험을 추천해요. 비수기 때 너무 불안해서 일을 이것저것 받아서 한번 심하게 한 적이 있는데, 고생을 하고 나니까 쓸 수 있는 영역이 확 넓어졌어요. 퇴사하고 초반에는 원래 하던 일과 관련해서 뷰티, 프랜차이즈 커피 음료 쪽으로 글을 썼는데 비수기 때 IT, 문학, 과학, 심층 인터뷰, 문화, 관광 등 되게 다양하게 썼어요. 한번 그러고 나니 일감도 많아지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Q 백수 시절에는 뭘 해야 할까요? (김정환) 백수 때 저는 친구들에게 외면 받을 것 같지만 유튜브도 만들어보고 블로그 글을 많이 썼어요. 제가 망하긴 했지만 패션 쪽에서 일할 때 그 회사에서 느낀 바를 블로그에 썼어요. 그게 유입이 많이 되더라고요. 이런 글을 쓰면 사람들이 검색해서 읽어주네 하는 경험이 뿌리가 돼서 유튜브도 하고 책도 쓰게 된 것 같거든요. 글을 쓴다는 게 돈이 안 들면서 나를 알릴 수 있고, 내 콘텐츠를 알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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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영업자로서 커리어를 이끌어나가기 위해서는 추진력과 창의력이 필요하잖아요. 실패해도 계속 나갈 수 있는 그 원천은 뭘까요? (원부연) 아무 생각 없이 하는 거예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을 되게 좋아하는데, 똥인지 된장인지 밟아봐야 아는 것처럼 일단 한번 해보는 거죠. 직장 생활을 하면서 다들 생각했던 아이템이 많으실 텐데 생각에 그치지 말고 해보세요. 잘하고 있는 분들 보면 공통적으로 고민을 안 해요. 일단 해보면 되니까. 회사에 있을 때는 컨펌 받고 의견 들어야 하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산으로 갈 때도 있지만, 내 사업은 내가 하는 거잖아요. 해보고 어떤 방향으로 가게 되는지에 대해서 도출을 하는 거죠. 만약 똥이면 아 이건 피해야겠구나, 괜찮으면 이건 어떻게 발전시키는 게 좋을까 쌓아가는 것 같아요. (김정환) 저도 너무 동의해요. 우리가 했으니까 당신들도 하면 됩니다 이런 말이 쉽게 공감되지 않을 수 있죠. 그렇다면 저는 필요하다는 말을 해드리고 싶어요. 사람들이 ‘너는 신사임당이라는 친구가 있으니까 쉬웠겠지만 우리는 그런 사람도 없는데 어쩌냐’는 말을 할 때가 있어요. 이 말에 동의를 하면서도 되레 반문을 하게 돼요. 내가 가만히 앉아 있었는데 신사임당이 와서 하라고 그랬겠냐고. 그 친구를 만나기 위해 노력을 했고 친구들하고 유튜브도 해봤고 다양한 뭔가를 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거거든요. 너무 기를 모아서 난 이거 아니면 안 돼 무조건 성공해야 해, 이렇게 하지 말고 다양한 경로로 시도를 하다 보면 얻어걸리는 거죠. 작은 성공을 맛볼 수 있게 배트를 짧게 잡고 많이 휘두르세요. 다양한 경험을 해야 거기서 나는 이게 맞는구나 하고 발전시켜나가는 건데, 사람들은 열 번의 행동을 할 바엔 한 번의 심사숙고를 한다니까요. 계속 시뮬레이션만 돌리고 계속 생각을 하죠. 될까 안 될까는 해보면 알잖아요. 해보면 안다는 게 말이 쉽다는 건 알지만 지금 자기가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최대한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게 좋아요. (원부연) 저도 스마트 스토어 물건 팔아봤어요(웃음). 대중적 타깃은 아니었는데 재밌더라고요. 물건을 올리고 모르는 사람이 구매를 한다는 행위가 신기했어요. 오프라인에서는 직접 만나잖아요. 그런데 온라인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왜 샀을까? 어떻게 알게 됐지?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김정환) 맞아요. 세상에 인정받은 느낌. 나를 모르는 사람이 내 걸 사줬다는 건 나를 인정해줬다는 쾌감이 있어요. 도란 사실 <프리랜서지만 잘 살고 있습니다>라는 책을 낼 때 꼭 프리랜서 이야기를 써야지 한 건 아니었는데 사람들이 자꾸 묻는 거예요. 프리랜서 안 불안하냐, 많이 버냐. ‘그게 그렇게 궁금하니’하는 마음으로 썼는데 책으로 확장이 된 거예요. 회사가 싫은데 나갈 용기가 없으니까 다들 그렇게 고민을 하는 거잖아요. 어디에나 실패할 가능성은 있어요. 프리랜서 했는데 소속감이 필요한 사람이었을 수 있고, 그 불안을 견디지 못해 정규직으로 돌아간 분도 꽤 봤어요. 이게 끝이라고 최고의 대안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가볍게 바라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회사 생활을 정리하고 프리랜서로 새 인생 시작, 이게 아니라 이직 정도로 보는 거예요. 원부연 저도 가게 낸 사장님들 중에 회사로 돌아가신 분 많이 봤어요(웃음).
Q 세 분은 지금 행복한가요? (김정환) 네, 행복해요. 근로시간으로 치면 회사 다닐 때보다 몇 배의 일을 하지만 일한 만큼 다 제 거라 만족해요. (원부연) 동의해요. 일한 만큼 다 내 일이고 내 거니까요. 창업가들은 워라밸이 없다고 보시면 되거든요. 진짜 눈 뜰 때부터 눈 감을 때까지 일하고, 일이 없더라도 이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해요. 오히려 지금은 역으로 워라밸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진짜 쉬는 시간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데 방법적으로는 어떤지 모르겠어요. 즐겁고 행복하니까. (도란) 앞의 두 분 얘기 들어보니까 제가 되게 게으른 프리랜서인 것 같은데. 사실 저는 하루에 4~5시간밖에 일을 안 해요. 회사 다닐 때는 9~10시간 일했지만 수입은 지금이 더 좋아요. 회사 가면 회의하죠 전화 받고 이것저것 잡무가 너무 많은데 그게 쏙 빠지고 해야 하는 주 업무만 남아 있으니까 집중력도 좋아지고요. 저는 서재에 틀어박혀 일하는 걸 너무 즐기는데 방해하는 사람이 없으니 능률도 높아요. 잡무와 꼴 보기 싫은 상사와 싫은 사람이랑 친하게 지낸 감정노동 비용까지 묶어서 월급으로 받았는데, 지금은 제가 일한 만큼 받고 제 시간이 생기니까 행복해요. (김정환) 출퇴근 안 하는 것만 해도 너무 행복한데요. (원부연) 회사는 여러모로 낭비하는 곳인 것 같아(웃음). 월급으로 주는데 왜 이렇게 야근을 많이 했지 그런 생각을 해요. (도란) 노화의 공간 같아요. 회사에 가면 심적으로 외적으로 늙어버려요. (김정환) 그래도 회사는 좋은 곳입니다. (원부연) 맞아요, 좋은 곳이에요. 제 책을 읽으면 왜 회사가 좋은 곳인지 알 수 있어요.
자세한 인터뷰는 <싱글즈 3월호>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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