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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2020.04.13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살수 있다면?

덕업일치의 꿈을 이룬 취미를 직업으로 만든 사람들.


러닝 박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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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할 때 그 어느 순간보다 솔직한 나를 만날 수 있다. 움직일 때마다 느껴지는 몸의 열기와 호흡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일러준다. 아나운서 박지혜는 그런 운동의 매력에 폭 빠졌다. 그리고 직업부터 일상까지 모든 것이 바뀌었다. “아나운서로 방송 활동을 하다가 매너리즘이 왔을 때 태국으로 여행을 갔어요. 파타야에서 트랜스젠더들이 춤추는 알카자 쇼를 봤어요. 갑자기 저 사람들도 평범한 사람이었을 텐데 성전환 수술이라는 특별한 계기로 사람들 앞에서 춤을 추는 멋있는 사람이 되었구나 싶더라고요. 제게도 특별한 계기가 있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머슬마니아 대회에 나갔고, 2등으로 수상까지 했죠.” 대회가 끝나면 인생이 바뀔 줄 알았는데 모든 것이 그대로였고 그저 체력이 월등히 좋아졌다. 그래서 그녀는 무언가를 더 바꾸고 싶어졌다. 물 공포증을 이기고자 수영을 배웠고, 마라톤에도 도전했다. “마라톤은 목표 지점까지 가는 도전이거든요. 매번 새로운 도전과 마주하는 거죠. 그때부터 러닝에 푹 빠졌어요.” 러닝은 진짜 그녀의 모습을 되찾아주었다. “아나운서는 목소리, 표정, 말투 등 방송인으로서의 정돈된 모습을 보여주는 직업이에요. 근데 운동을 하니까 밝고 흥분된 제 진짜 모습이 나오는 거예요. 특히 러닝을 할 때요. 그전에 요가, 발레, 필라테스 같은 운동을 하긴 했는데, 관리가 목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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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7년 머슬마니아 대회에 나가면서 그녀의 삶에서 운동을 빼놓을 수 없게 되었다. 2 러닝은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운동이다. 뛰다 보면 자신의 진짜 행복한 얼굴을 마주할 수 있다고. 3 대회에 나가는 것을 넘어 작년부터는 직접 러닝 기부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요즘은 아침 6시에 일어나자마자 스트레칭을 하고 러닝을 해요. 1일 1러닝이죠. 15분이라도 꼭 뛰어요. 훈련 한번 해본 적 없이 첫 마라톤 풀코스 대회에 나갔어요. 완주 시간이 5시간을 넘어갔고 부상도 있었죠. 그때부터 매일 1km라도 뛰었더니 4시간 안에 완주하는 ‘섭포(Sub 4)’를 해냈죠. 50K 트레일 러닝도 하게 됐고요.” 그녀는 운동만큼 투명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게 또 있을까 생각한다. 10km를 1시간에 뛰다가 59분에 뛰게 되면 1분을 줄일 만큼 노력했다는 뜻이니까. 러닝을 시작으로 하이킹, 트레일 러닝, 사이클, 피트니스 등 다양한 종목을 섭렵하고 있다. 이렇게 운동에 빠진 그녀를 알아본 브랜드와 미디어는 그녀를 ‘운동하는 아나운서’라 칭하며 여러 가지 일을 부탁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프리랜서로 아나운서를 하고 있긴 한데, 운동 관련 행사를 진행하기도 하고 행사를 직접 열기도 해요. 저의 말하는 능력과 운동이라는 취미가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엮게 된 거죠. 러닝과 스트레칭, 웨이트에 관한 글도 쓰고요. 아나운서가 되기 전에 마케터로 일했거든요. 그때의 경험을 살려서 현재는 제가 직접 행사를 기획하고 회사의 투자도 받고 있어요.” 작년에는 뛴 만큼 기부하는 기부런 행사를 열었다. 올해는 인공지능 쓰레기통 회사와 함께 쓰레기를 주우면서 달리는 플로깅 행사 ‘쓰줍은 달리기’를 준비 중이다. “저와 맞는 일을 만나니 제가 빛을 발하는 것 같아요. 지금 하는 일들은 제 안에 숨겨진 모습, 이전의 경험, 꿈이 다 섞여 있어요. 과거, 현재, 미래 모두가 있으니까요.”

캠핑 김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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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공부 등으로 가빠진 삶의 호흡을 취미는 고르게 다스려준다. 유튜버 김엄지는 취미를 통해 완만한 삶을 되찾았다. “클래식 작곡을 전공했어요. 미대에 다니다가 음대로 옮긴 터라 긴장도 많이 했고 경제적으로 부모님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장학금 받으면서 학교를 다녔어요. 진짜 악바리로 살았죠. 공부와 경쟁에 둘러싸여서 살았어요. 대학교 3학년 때 스노보드를 교양수업으로 들었어요. 너무 좋더라고요. 겨울이 아닌 나머지 계절엔 롱보드를 추천 받아서 타기 시작했어요. 대회도 나갈 만큼 열심을 다했죠. 근데 대회에서 1위를 수상한 지 한 달 만에 스노보드를 타다 다리가 부러졌어요. 정강이, 경비골이 다 부서질 만큼 큰 부상이었죠. 저는 경쟁밖에 모르는 사람인데 병원에 갇혀 있으니까 불안에 휩싸여 마음도 미워지더라고요.” 자신의 입지가 좁아질 것 같아 불안했던 것도 잠시, 그녀는 대학원을 과감하게 휴학하고 재활치료를 받으면서 마음을 다스렸다. 1년 만에 걷기 시작하면서 러닝과 등산에 도전했다. “산에서 얻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상당하니까 잠도 자보고 싶더라고요. 아침에 뜨는 해도 보고 싶고. 캠핑은 경쟁할 것도 없고. 밥 지어 먹고 텐트 치고 자다가 오는 거니까 저절로 마음이 치유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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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캠핑뿐만 아니라 롱보드, 프리다이빙, 사이클 등 다양한 종목을 즐긴다. 2 유튜브 채널 Thumb K에 자신의 일상, 캠핑, 백패킹을 기록하고 있다. 3 처음 캠핑을 시작할 때만 해도 혼자 텐트를 설치할 수 없어 옆자리 캠퍼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그녀는 텐트도 혼자 설치할 수 없었던 첫 캠핑을 지나 자연스레 백패킹을 즐기게 되었다. 백패킹은 가방 안에 1박 2일 동안의 짐을 짊어지고 떠난다. 산이나 오지처럼 차로 갈 수 없는 곳에서도 하루를 보낸다. 그녀는 자신의 백패킹을 유튜브에 업로드한다. “롱보드를 타면서 기술을 연마하는 게 신기해서 영상을 찍기 시작했어요. 그게 습관이 되어서 캠핑도 기록했죠. 출발하면서부터 돌아오는 것까지 모두 찍어요. 함께 여행하는 느낌이 든다고들 해요. 인스타그램은 개인 계정과 캠핑 계정 두 가지를 운영하는데 캠핑 계정이 훨씬 커졌어요.” 덕분에 고프로 앰배서더로 활동할 뿐만 아니라 캠핑 유튜버로 3만 명의 구독자를 모았음에도 그녀는 콘텐츠를 캠핑 영상에 국한하지 않는다. ”백패킹, 캠핑의 주기를 정하지 않아요. 그냥 떠나고 싶을 때 떠나요. 제 유튜브에 브이로그, 캠핑, 프리다이빙, 러닝, 제가 좋아하는 건 다 올리거든요. 일주일에 두 번씩 올리는 것 외에 룰도 없어요. 목적이 수단이 되지 말자 늘 다짐해요. 자유를 만끽하기 위해서 시작한 거니까요.” 어떻게 유튜버로 활동하면서 그 다짐을 유지할 수 있는지 물었더니 그녀의 답은 단순했다. “계속 일을 하는 거예요. 캠핑, 백패킹을 취미로 즐기기 위해서 작곡 입시 수업을 병행하고 있어요. 롱보드, 러닝, 프리다이빙을 다 취미로 두고 싶어요. 싫증났다가도 오랜만에 타면 재밌거든요. 지금의 삶이요? 돈도 대학교 다닐 때보다 못 모아요. 그래도 전혀 안 불안해요. 더 행복해요. 취미로 삶을 배웠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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