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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2020.04.27

27분의 비밀

연차가 쌓이고 익숙해진 업무에 남는 건 잉여로운 시간뿐이다. 열심히는 하기 싫고 잡생각만 떠오르는 당신을 위한 시간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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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지하철의 27분 세상을 읽는다
많은 사람들이 주기적으로 이직을 하는 이유는 세상을 다양하게 경험하기 위해서다. 한 회사에 오래 있으면 성 안에 갇히는 것과 다름없다. 익숙하면 편해지고 일단 몸이 편하니 반복되는 일상에서 변화의 필요성이 줄어든다. 결국 매일 보던 뉴스를 보고 만나던 사람만 만난다. 그렇게 세상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 자체를 차단한다. 익숙한 일상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위기의식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뭔가가 필요하다. 새로운 일을 벌이는 것도 결국 정보력이기도 하다. 스스로를 꾸준히 자극하고 세상 돌아가는 소리에 깨어 있어야 커리어 패스를 설계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평생 직장의 개념은 사라진 지 오래고 지금의 익숙한 회사가 언제 어떻게 자리가 변할지 알 수 없다. 흘러가는 대로 살다 정신 차리고 보면 흘려 보낸 시간에 대한 미련만 남는다. 사회 경제는 물론 업계에 따라 최신 뉴스만 선별해서 보내주는 뉴스 레터 서비스(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뉴스레터’라고 검색만 해도 각종 사이트가 쏟아진다)도 있다. 요즘 포털 사이트들 또한 구독하는 매체만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운전을 해야 한다면 팟캐스트도 또 다른 방법이다.

점심시간 후 27분 외국어 능력을 장착한다
어떤 업계든 제2외국어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 무조건 실보다 득이다. 매일 똑같이 돌아오는 점심시간, 특별히 하는 건 없는데 시간은 참 잘도 간다. 사실 점심만 먹고 들어오면 30분 정도 걸리겠지만 사무실로 돌아오고 싶지 않은 마음에 동료들끼리 커피 마시러 갔다가 주변에 새로 생긴 공간이 있으면 슬쩍 들러보기도 한다. 정말 아무 의미 없는 시간이다. 차라리 그 시간을 꾸준히 하면 얻게 되는 기술로 채워보는 것은 어떤가. 반복 학습으로 능력을 얻을 수 있는 대표적인 기술이 바로 언어다. 물론 점심시간을 자기 계발에 쏟는 건 마음이 동하기까지 대단한 의지가 필요하다. 그러니 강제성을 만들어두면 좋다. 같은 날 같은 시간에 규칙적으로 걸려오는 전화 외국어 회화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약간의 돈만 투자하면 그냥 사라져버릴 시간에 뭔가가 남는다. 평일에 하루 27분만 아껴도 일주일이면 2시간 15분이 확보된다. 이때 선택하게 되는 제2외국어는 스펠링부터 다시 배워야 하는 새로운 언어가 아닌, 어느 정도 알고 있던 언어를 선택하는 게 좋다. 새로운 실력을 쌓으려 하기보다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것을 심화시키는 방향이 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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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후 27분 소통한다
신입사원 시절에는 관계의 중요성이 잘 보이지 않는다. 당장 눈앞에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니까. 여유가 생기고 회사에서도 어느 정도의 ‘꼼수’가 필요하다는 걸 느끼기 시작하는 연차에는 사무실 안에서 내 편의 존재가 새롭게 다가온다. 그때부터 네트워킹 관리를 시작한다. 이때 많은 사람이 착각하는 게 지인 관리와 네트워크 관리에 관한 오해다. 지인과는 우정을 쌓지만 회사 동료와의 관계, 즉 네트워킹에서는 상부상조의 마음을 키우는 게 목표다. 퇴사를 하면 회사와의 인연은 끝이 날 수 있지만, 퇴사 이후에도 계속 이어질 인연은 분명 있기 때문이다. 업무적으로 좋은 영향력을 주고받을 수 있는 이런 관계는 술을 마시고 함께 시간을 보낸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일할 때 서로의 실력을 인정하고 필요에 의해 발생한다. 그러므로 네트워킹 쌓기에 따로 시간을 할애하는 건 멍청한 행동이다. 회사 일은 회사에서 마무리 짓자. 소통의 시간을 따로 마련할 필요 없이 다 같이 모이게 되는 회의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다. 회의 전후 어수선한 시간에 타깃을 정해 관심사와 커리어 패스를 공유하고 서로 도울 일을 찾아보며 연대를 형성한다. 언젠가는 나의 훌륭한 파트너가 될지 모르는 사람이다.

티타임 대신 27분 SNS를 관리한다
흥청망청 낭비하는 시간을 실속 있게 채우면 ‘오늘보다 나은 나’의 모습에 한 걸음 가까워진다. 점심을 먹고 한바탕 집중해서 일한 뒤 노곤해지는 오후 3~4시 사무실은 조금 술렁이기 시작한다.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 커피를 마시러 가거나 슬쩍 핸드폰을 꺼내 자유 시간을 갖기도 한다. ‘일잘러’도 마찬가지다. 일이 마무리되는 시간이 예측 가능한 덕분에 분위기에 따라 나도 한번 쉬어보려고 기지개를 켠다. 물론 ‘일잘러’의 티타임은 남들보다 길다. 그렇다고 남들과 크게 다른 건 아니다. 핸드폰 하고 수다를 떠는 게 주된 일과다. 물론 남는 건 없다. 차라리 핸드폰을 켜고 나만의 콘텐츠를 쌓자. 글이나 이미지로 나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언젠가 분명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준다. 블로그, 브런치를 운영하거나 인스타그램에 일상 외의 콘텐츠를 올리는 계정을 운영하는 것도 방법이다. 30분 미만의 시간에는 콘텐츠를 만들기보다 유지 관리하는 편을 권한다. 디지털 공간도 사람들이 드나들기 때문에 컨디션 유지를 위한 성실한 청소가 필요하다. 핸드폰으로 하기 때문에 딴짓을 했다는 게 기록으로 남을 걱정도 없고 시간도 유동적으로 조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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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전 27분 포트폴리오를 정리한다
익숙한 일의 연속인 덕분에 ‘일잘러’는 이미 퇴근 2시간 전부터 업무를 끝낸다. 퇴근 시간이 다가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이에게 퇴근 전 30분부터 어수선한 마음이 들끓는다. 이미 로그아웃된 마음을 붙잡고 혼자 딴짓을 하거나, 내 일을 다 했다고 핑계를 댄 다음 일찍 퇴근한다거나, 대놓고 업무와 관계없는 일을 하는 건 사무실에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 그것만큼 오만한 행동은 없다. 회사에서 근태는 이미지를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근태의 가장 기본 조건인 업무 시간은 꼭 지켜야 한다. 자리를 지키면서 멍하니 있는 시간에는 앉은자리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을 하자. 커리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모니터에는 일과 관련된 자료가 떠 있으므로 지난 프로젝트를 참고하거나 자료를 찾는 것처럼 보인다. 이직, 전직에 성공한 이들은 입을 모아 경력기술서를 주기적으로 관리하라고 얘기한다. 자꾸 들여다보게 되면 나의 약점과 강점이 보이기 시작하고 채워야 할 능력이 눈에 띈다. 회사에서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좋다. 모든 건 다 계획이 있어야 이루어진다.

퇴근길 27분 오래 달릴 준비를 한다
52시간 근무제까지 도입된 마당에 ‘일잘러’는 야근을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퇴근 시간이 되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저녁이 있는 삶이 생겼다고 ‘오늘 뭐 하지?’라는 고민보다 먼저 체력을 기르는 데 시간을 투자하자. 직장인의 체력은 근력이다. 센터에서 운동하는 등 본격적인 시간 투자도 좋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다는 걸 안다. 오늘의 운동을 내일로 미루고 있을 때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건 퇴근 시간을 딱 27분 늘려볼 것. 사무실에서 출발해 집으로 가는 몇 정거장을 걸어가거나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해 오르내리는 식이다. 퇴근 시간이 길어지지만 체력은 확실히 길러준다. 매일 사무실에 출근하니 꾸준함도 강제로 얻는다. 이때 필요한 건 편안한 신발. 사무실 책상 아래 실내화와 함께 여벌의 구두를 가져다 두는 것만으로 운동 준비는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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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27분 프로젝트 크루를 만난다
회사에서의 삶이 지겹고 또 지겨워졌을 때는 노는 물을 달리하면 에너지 순환에 꽤 도움이 된다. 소셜 살롱이나 자기 계발 커뮤니티는 워낙 많으니 관심사에 맞춰 잘 고르기만 하면 닿을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건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모임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 잉여 시간이 넘쳐나는 지루한 삶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서는 강력한 활력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와 비슷한 처지인 사람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판을 벌이고 있는지 자꾸 들여다보고 접해야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뜻이 맞는 사람을 만나면 대학생 시절 조별 과제를 하던 추억을 떠올리며 일을 도모해보자. 커뮤니티에 찾아온 3년차 이상 직장인의 상황은 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 회사 일이 어느 정도 익숙해진 상황에서 잉여로움을 견디기 싫어 뭐라도 해보고자 한다. 이들과 함께 도모한 일은 그래서 속도가 붙는다. 강연을 듣고 자기 계발을 혼자 하는 것보다 동료 ‘일잘러’들이 사는 모습을 보면 사무실에서 채워지지 못했던 자아 실현이 된다. 하루하루를 불완전하게 마무리하는 대신 충만함으로 채우려면 결국 움직여야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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