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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2020.07.30

작가들이 사랑한 시집

박준, 이우성, 황인찬, 강예빈, 최진영, 박세회. 시와 소설을 쓰는 동시대 젊은 작가 6인이 오랜 시간 아끼고 곱씹어 읽는 시집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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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은 기울고; 해도 기울고 절망 아니면 희망이겠지; 변해가는 건 변해가라지 사랑의 불, 인연의 재, 그리고 권태만이 남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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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선 꿈을 위하여> 진이정
20대 시절 울고 싶을 때 들춰본 시집. 서른 몇 살 때 누군가에게 빌려줬는데 돌려받고 싶지 않다. 이제 와 이 시집을 다시 읽는다면 어떨지 모르겠다. 그럴 용기가 없다. 시집 속 많은 시를 잊었지만, 위의 구절만큼은 맥락 없이 떠올라 중얼거릴 때가 있다. 나를 앉히거나 일어서게 하는 문장. 멈추면서 움직이는 문장. 여전히 나는 나를 예측할 수 없지만 나의 끝을 안다. 최진영(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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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나를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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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나를 깨운다> 황인숙
내게 개인적으로 좋은 시란 영민하고 눈 좋고 귀 밝고 냄새 잘 맡는 사람이 무언가를 꾸준하게 찬찬히 만지고 바라보며 위험하리만치 솔직하게 적은 기호다. 그 솔직함의 정도는 잘 드러나지 않다가 보통 관찰하는 그 무언가가 시인 자신일 때 균열로 드러난다. 쓰는 사람이 자신도 모른 채 본능적으로 자신을 보호하거나 기만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래서 가장 흠모하는 시인의 재능은 본능을 발로 뻥 찰 수 있는 솔직함이다. 황인숙만큼 솔직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시집의 제목이자 표제작의 첫 줄이기도 한 ‘슬픔이 나를 깨운다’라는 문장은 노력과 재능으로 빚은 감정 과학의 진리다. 박세회(소설가 겸 <에스콰이어> 매거진 피처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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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꽝꽝 언 들을 헤매다 들어온 네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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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들어온 너에게> 김용택
얼마 전 서랍을 정리하다가 한 책자를 발견했다. 우리 동네 배달음식점들을 소개하는 쿠폰북이었다. 음식에 대한 정보가 나와 있고 페이지 끝에는 음료수 무료 혹은 2000원 할인 쿠폰이 인쇄되어 있는. 10년쯤 전 발행된 그 책자를 생각 없이 펼쳐 보았는데, 요즘은 잘 쓰지 않는 수사들이 눈에 들어왔다. ‘웰빙 짜장면’ ‘힐링의 맛’ 같은 표현들이다. 말에도 유통기한이 있어서 ‘웰빙’ ‘힐링’ 같은 말처럼 우리가 너무 많이 사용했던 말은 일찍 그 기한이 다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어떤 시를 두고 ‘감동적이다’ 혹은 ‘따뜻하다’라고 말하는 것은 주저되는 일이다. 하지만 김용택 시인의 <울고 들어온 너에게>라면 여전히 ‘감동적이고 따뜻한 시’라는 말이 먼저 떠오른다. 어쩔 수 없다. 시인의 시는 정말 감동적이고 따뜻하기 때문이다. 박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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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잠에서 깨어난 외할머니가 조용히 매실을 담그고 있다 긴 잠을 자고 있는 내가 깨어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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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조금 이상한> 강성은
무더운 여름 오후, 잠에서 깨어난 외할머니가 내가 잠에서 깨어나기를 기다리며 매실을 담그는 이 장면이 나에게는 가장 여름이면서, 여름을 벗어나는 장면으로 느껴진다. 강성은 시인의 ‘환상의 빛’은 여름과 겨울, 바다와 눈이 누군가의 잠 속에서 솟아올랐다가 사라진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여름과 겨울을 오가는 이 시집을 꺼내 곱씹어 읽는다. 마지막 장을 넘길 때쯤이면 뜨겁던 여름날도 저물어가는걸 느낀다. 황인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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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촛불로 밥을 지으신다 펄떡거리는 심장을 도려냈는데 어머니가 촛불로 밥을 지으신다 담벼락의 비가 마르기 시작하는데 어머니가 촛불로 밥을 지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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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촛불로 밥을 지으신다> 정재학
처음 이 시집을 읽었을 때 손에서 내려놓기 무서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떤 슬픔은 공포와 맞닿아서. 사람들은 이 시집에 대해 마음을 드러내는 방식이 독특하다고 말한다. 그 말은 분명히 맞는데, 나는 정재학이 독특함을 탐미했다고 느끼진 않는다. 다만 그래야만 했던 마음이 그래야만 했던 방식으로, 그래야만 했던 게 아닐까라고 느낀다. 청춘의 한때에 우연히 찾아오는 감각과 감성의 찰나를 정재학이 슬쩍 들추고야 말았던 게 아닌가라고. 이우성(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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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입술에 키스하고 키스하고 키스해, 다시, 그녀는 그렇게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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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키스하게 놔둬요> 거트루드 스타인
전 세계 퀴어 작가들의 사랑 시 75편을 엮은 시선집. 숨길 수 없는 사랑이 숨기지 않아도 되는 사랑이 될 때까지, 낮은 곳에서 웅크리고 있는 목소리들이 힘을 가지게 될 때까지, 우리의 사랑이 장르가 되지 않을 때까지, 지워지지 않을 이름들. 슬프고도 달콤한, 환하고도 간절한 시어들이 다채롭게 반짝이며 마음 깊은 곳을 울린다. 다만 우리가 ‘사랑’의 힘으로 함께 나아갈 수 있기를. 강혜빈(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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