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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2020.05.01

언니가 돌아왔다

이성적인 여자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거품이 거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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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그거 봤어?”라는 질문의 주어에는 JTBC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암묵적으로 담긴다. 방영 2주 만에 18.8%라는 시청률을 기록한 화제작이다.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라는 단편적인 설명으로는 다 채워지지 못한 짜릿한 순간이 드라마에 가득하다. 방영 6회 만에 남편의 바람을 목격하고 내연녀를 파악하고, 이혼까지 성공적으로 끝낸 빠른 전개도 한몫하지만 지선우(김희애)의 활약이 독보적이다. 원작인 영국 드라마 <닥터 포스트>를 한국적으로 해석한 이 작품은 과거 국내 드라마에서 불륜을 다룬 방식과 사뭇 다르다.
그간 여성 불륜 서사의 핵심이 복수였다면 <부부의 세계>는 나를 지키기 위한 전쟁이다. 사랑하는 이가 배신을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나’다. 그녀가 책임져야 할 건 내 아이, 집, 재산 등 자신이 이룩한 세계다. 그녀가 이혼을 결심하는 이유는 남편을 향한 복수가 아니다. “그 자식만 내 인생에서 깨끗이 도려낼 거다”라는 대사처럼 자신이 쟁취한 것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다. ‘바람은 남자의 본능’이라는 궤변에 “여자라고 바람피울 줄 몰라서 안 피우는 게 아니다. 부부의 신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거다”라고 응수하는 장면은 의사이자 병원 부원장 자리에 오른 한 인간이 할 수 있는 이성적이고 지적인 대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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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영한 드라마 <하이에나>의 정금자(김혜수)도 이성적인 범위에서 활동하는 여성 캐릭터의 모습을 보여줬다. 아버지의 학대로 불우한 과거를 보냈지만 그녀는 과거에 연연해 얽매이지 않고 오늘을 산다. 결핍으로 인한 상처는 혼자만의 몫이다. 자신이 세운 직업적 가치관에 충실히 변호사로서의 책임을 다한다. 높은 수임료와 명예를 바라는 속마음도 굳이 숨기지 않는다. 거침없이 욕망하고 쟁취한다. 덕분에 낭만의 서사로 기능적 여성성을 요구하는 윤희재를 거부하는 장면에서는 묘한 희열을 느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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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원작의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속 조이서(김다미) 또한 새로운 형태의 ‘마녀’를 탄생시켰다. 명문대 진학을 포기하고 이태원 술집 ’단밤’의 매니저로서의 삶을 선택하며 주체적인 삶을 선언한다. “나 남의 꿈에 기대는 거 아니야. 엄마 꿈 짊어지지도 않을 거고. 내가 주체인 삶. 내 인생이야.” 스스로의 우월함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그녀는 적재적소에 자신의 능력을 발휘한다. 감정에 끌려 다니지 않으며 원하는 것을 숨기지 않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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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른다>에서 전설적인 형사 차영진(김서형) 역시 그녀의 능력이 극을 이끄는 주요한 무기가 된다. 불륜, 비리, 실패 등 드라마 속에서 여성 캐릭터가 겪는 갈등은 늘 목격했던 주제다. 익숙하고 반복적으로 펼쳐지는 고난과 역경에서 달라진 점은 이들이 고난을 이겨내는 방식이다. <부부의 세계>에서 지선우의 문제 해결 방식에 빠져드는 이유는 납득이 가기 때문이다. 여성이라는 조건을 제외하고 한 사람으로서 바라보았을 때 상상할 수 있는 범위의 반응과 처세다. 감정에 매몰되거나 약자로서 보호 받는 존재가 아니다. 변호사, 의사, 사업가, 형사라는 직업을 능력껏 이뤘고 야망을 향한 접근, 문제 해결 과정이 이성으로 이루어진다.
#여배우 #드라마 #김혜수 #김희애 #이태원클라쓰 #부부의세계 #하이에나 #김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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