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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2020.10.01

OTT 서비스는 콘텐츠 정산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까?

영화수입배급사협회가 국내 OTT 플랫폼에 콘텐츠 제공 중단을 선언했다. 둘 사이의 싸움이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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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때보다 볼거리, 들을 거리가 많은 요즘이다. 출퇴근길 지하철 안, 이불 속 그 어디에서나 휴대폰만 쥐고 있으면 심심치 않다. 유튜브, 넷플릭스, 왓챠 등 OTT 서비스 구독료로 월 5만~6만원은 지출하는 듯하다. 영화관을 간 지가 언제인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요즘, OTT 서비스를 통해 영화를 시청하면서 구독료에도 관심이 간다. 1만원, 극장에서는 영화 한 편을 볼 수 있지만 OTT 서비스로는 편 수의 제약이 없다. 지난해 음원 사재기부터 불법 스트리밍과 함께 월정액 스트리밍의 비례 배분 정산 문제가 불거졌다. 비례 배분 정산은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한국음반산업협회 등 신탁관리 단체가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로부터 전체 징수액을 넘겨받아 모든 곡의 스트리밍 횟수로 나눠 1회당 단가를 구한 후 음원별 스트리밍 횟수만큼 음악가나 제작사에 지불하는 방식이다. 많은 사람이 듣는 노래의 1회 단가가 높을 수밖에 없는 정산 방식의 허점 때문에 논란은 쉬이 끝나지 않았다. 역시나 정산 문제 2차전은 영화 OTT 플랫폼에서 벌어졌다. 지난 8월부터 이어진 영화수입배급사협회(이하 수배협)와 OTT 플랫폼의 싸움은 아직까지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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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편에 100원?
OTT 플랫폼의 수익 배분 구조를 따지기 전에 영화계 배급, 수익 구조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 영화는 제작사의 기획과 배급사의 투자 아래 제작된다. 배급사는 영화 상영관을 구매하고 영화 마케팅사와 홍보에 박차를 가한다. 영화가 매출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순간, 제작사와 배급사는 수익을 계약 조건에 따라 배분한다. 제작과 배급을 동시에 진행하는 회사를 리더필름이라 부르는데, 외국에는 파라마운트, 워너브라더스 등이, 국내에는 쇼박스, NEW 등이 있다. 해외 리더필름은 대부분 국내 배급사를 거치지 않고 한국 지사(직배사)를 통해 영화를 배급한다. 이 때문에 제작 비용이 많이 들어간 블록버스터인 경우 수입, 배급의 모든 업무를 리더필름에서 관리한다. 하지만 블록버스터 말고도 세상에 좋은 영화는 많다. 이런 영화들은 국내 소형 수입사가 상영권을 비롯한 판권을 구입해 국내에 유통한다. 누리픽쳐스, 영화사 진진, 오드처럼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보았을 법한 이름들이 바로 수입사다. 이들은 대형 자본은 없지만 높은 심미안으로 좋은 영화를 골라낸다. OTT 플랫폼과 싸움을 시작한 것은 이 수입사들의 연합 수배협이다. 코로나19로 영화계가 침체된 요즘, 수입사의 주 수입은 영화 개봉 이후의 부가 판권 판매 VOD 서비스에 있다. 수배협은 현재 OTT 플랫폼 콘텐츠의 가격을 공급자인 수입사가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영화 콘텐츠는 OTT라는 매장을 화려하게 채워주는 진열품이 아니다”며 지난 8월 5일 열린 공청회를 통해 반기를 들었다. IPTV에서 영화 1편 저작권료가 1500원이라면 OTT에서는 100원 내외의 정산을 받고 있다는 현황도 덧붙였다. 건별 결제 대비 월별 정액제는 시청 비율로 정산하기 때문에 적게는 15분의 1, 많게는 30분의 1의 저작권료밖에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수배협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왓챠 PA전담팀은 “IPTV의 정산 시스템으로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엄격하고 공정한 정산 시스템을 통해 투명한 정산을 해왔다. 극장과 IPTV에서 이미 소비된 작품들이 OTT로 넘어오기 때문에 헐값이 아닌 추가 수익 창출”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수배협은 2차 성명서를 통해 왓챠의 정산 방식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먼저 실시간으로 해당 작품의 매출을 확인할 수 있으며 DRM(Digital Rights Management)을 통해 저작권 보호가 진행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 국내 웹하드 회사들과 다르게, 왓챠는 이용자의 총 시청 시간과 영화 1편의 시청분수만이 표시된 문서로 정산서를 대체하고 있다. 또한 다른 플랫폼에서 2500~5000원에 판매되는 작품을 구작이라는 이유로 100원 정도에 정산하는데 이 정산 시스템을 모두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이 아니다. 리더필름의 경우 개별 계약을 진행해 형평성 문제가 있다. 게다가 2주간 무료로 서비스를 받는 신규 가입자의 콘텐츠 소비는 정산조차 하지 않는다.

넷플릭스는 왜 이 싸움에 빠졌을까?
현재 국내 OTT 플랫폼은 넷플릭스와 왓챠로 크게 양분된다. 수배협이 넷플릭스를 언급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넷플릭스는 수배협에 속한 수입 배급사와 계약을 진행한 적이 없다. 따라서 마찰음이 없는 것은 당연지사. 그럼에도 다른 유통사와의 계약 조건을 보면 넷플릭스는 거대 자본력으로 계약기간 동안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판권을 사들이는 ‘턴키’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렇게 개별 정산이 이뤄지기 때문에 큰 이견이 없다. 다만 해외 영화 배급사들이 ‘턴키’ 방식의 거래로 일정기간 저작권을 양도해야 하는 데에 부담을 느껴 넷플릭스와의 거래를 주저하는 점은 고민거리다. 글로벌 판권을 구입한 작품을 제외하고 지역별로 판권을 관리하기 때문에 국가마다 제공 콘텐츠의 수가 차이가 난다. 국내 콘텐츠가 유럽, 미국, 일본 등에 비해 적다는 지적이 그래서 종종 등장한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 오리지널 콘텐츠 공급을 나날이 늘리고 있기 때문에 수입 배급사와의 큰 마찰은 가까운 미래에 일어나지 않을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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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생명력을 가진 작품들을 구작이라는 이유로 저렴한 가격에 정산하는 현재의 방식이 유지된다면, 또 OTT 서비스가 영화 소비의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 잡는다면 저작권 수익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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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서비스는 신규 수익 채널일까? 콘텐츠 무덤일까?
국내 부가 판권 시장은 작년 매출만 5000억원에 달한다. 팬데믹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진 것을 감안할 때 올해 성장률은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어찌 보면 OTT 플랫폼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면서 콘텐츠 공급자와 플랫폼의 싸움은 예견된 일이었다. 최근 카카오까지 OTT 플랫폼 서비스에 뛰어들면서 거대 자본이 눈독 들이는 시장이 되었다. 그만큼 기로에 선 문제이기도 하다. 수배협 손희준 사무국장은 “현재의 정산 방식을 유지한 채 OTT 서비스가 영화 소비의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 잡는다면 저작권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기에 저작권자의 미래는 없다”며 “지금이 그 미래를 지킬 수 있는 적기”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OTT 서비스와 수배협 모두 동반 성장의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웨이브는 개별 협의를 통해 월 정액 서비스에 반대하는 배급사, 작품의 경우 개별 판매로 전환하고 있다. 8만여편의 작품을 보유하고 있으나 이번 싸움으로 400여편의 영화 서비스를 종료한 왓챠 역시 PA전담팀을 통해 “각 수입 배급사, 영화산업 관계자와 만나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자리라면 언제든지, 어디든지 참석해 논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구독형 서비스 방식의 OTT 플랫폼으로서 건별 결제는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OTT 서비스가 나아가야 할 길은?
국내 저작권 시장과 OTT 플랫폼에 좋은 롤모델은 없을까? 지난해부터 시끄러웠던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네이버의 음악 앱 바이브가 좋은 선례가 될 듯싶다. 올 초 바이브는 내가 지불한 음원 사용료는 내가 듣는 음악에가도록 하는 ‘내돈내듣’의 착한 정산으로 판을 흔들었다. 각 이용자마다 스트리밍 횟수에 따라 단가를 책정하고 이를 해당 이용자가 청취한 음원 횟수로 곱해 정산하는 시스템을 새로이 도입했다. 음원유통사 297개 중 대형 유통사나 스트리밍 서비스를 보유한 유통사를 제외한 280개에 이 정산을 적용했는데 많게는 40%까지 정산료가 증가했다. 한편 한국음악저작권협회도 지난달 말 ‘음악 저작물 사용료 징수 규정 개정안’에 음원 사용료를 ‘매출액×2.5%’ 또는 ‘월정 175원×가입자 수’ 중 많은 금액으로 산정해달라는 내용을 담았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이 떨어진 상황은 아니지만 국제저작권관리단체연맹(CISAC) 등 국제적으로 통상 진행되는 사용료율 2.5%가 승인된다면 음원 저작권에 대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은 생기는 것이다. 지난달 OTT 서비스 정산 문제에 관해 공개 토론회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무산되었지만 토론회를 제안한 수배협은 물론 왓챠를 비롯한 국내 OTT 플랫폼, 정책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영화 저작권 시장의 미래를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OTT 플랫폼 시장이 나날이 커진다. 가격은 시장 논리에 따라 책정된다지만 적어도 내가 지불한 비용이 어디에 닿는지는 알아야하지 않을까?
#넷플릭스 #유튜브 #ott서비스 #구독서비스 #왓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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