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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2021.01.21

편의점은 왜 컬래버레이션에 집중할까?

패션, 셀럽, 클래식한 코리안 브랜드까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편의점은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출시한다. 익숙하지만 새로운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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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9시면 도시가 멈춘다. 가게는 모두 문을 닫고 거리엔 사람이 없다. 편의점 불빛만 있을 뿐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의 영향으로 오후 9시 이후 편의점 매출이 올랐다는 뉴스를 심심치 않게 본다. 특히나 반찬류, 가정간편식, 스낵 등 먹거리 품목의 매출이 크게는 40%까지 올랐다. 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일상이 이어진다. 수입 맥주 4캔을 1만원에 득템하는 걸 시작으로 올망졸망 귀여운 젤리, 유명 맛집과 컬래버레이션한 레토르트 야식을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바구니 속 음식은 2만~3만원이 훌쩍 넘는다. 마트에서 장을 볼 때와는 다른 재미가 쏠쏠하다. 기발한 컬래버레이션 아이템도 가득하다. 미원 맛소금 팝콘, 삼육두유 콘 아이스크림처럼 식품 브랜드와 함께 만든 스낵, 백종원과 김수미의 레시피를 적용한 도시락, 펭수 덮밥과 샌드위치, 을지로의 유명한 카페 호랑이의 시그너처 메뉴 호랑이 라떼 등 그 조합도 다양하다. SBS의 <맛남의 광장>, KBS2의 <편스토랑>과 같은 예능 프로그램과 협업해 제품을 개발하기도 한다. 어느샌가 편의점은 컬래버레이션 마케팅 격전지가 되었다.

왜 컬래버레이션 마케팅인가?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지난 5년간 편의점 매출은 급격히 증가했다. 도시락 시장만 해도 3500억원 규모다. 2015년 GS25의 김혜자 도시락은 편의점 상품 기획, 마케팅의 많은 부분을 바꾸어 놓았다. 내용물이 충실하면서 가격도 합리적인 도시락에 감동한 소비자 사이에서 광고 모델이었던 김혜자의 이름을 따 ‘혜자스럽다’는 말이 유행했다. 이 흥행으로 셀럽의 이름을 내건 아이템들이 연이어 등장했고 결국 지금의 컬래버레이션 마케팅으로까지 진화했다. 코로나19로 식료품, 의약품 등 필수품 이외의 소비가 꽁꽁 얼어붙은 요즘, 셀럽, 브랜드의 입장에서는 편의점과 협업하는 게 좋은 기회로 여겨진다. 대한제분과 CU가 협업해 만든 ‘곰표 밀맥주’는 지난 5월 말 출시 3일 만에 첫 생산 물량이었던 10만 개를 완판시켰다. 제조사인 세븐브로이는 생산 라인의 90%를 ‘곰표 밀맥주’에 집중하고 있는데 제품은 현재까지도 입고되자마자 팔려나가는 히트 상품이다. 또 펭수와 GS25가 만나 ‘펭수 프레시푸드’로 출시한 덮밥, 김밥, 샌드위치는 출시 첫날 20만 개 이상의 주문을 기록했는데 이는 1년간 출시되었던 프레시푸드 중 최고 기록이다. 출시 4일 만에 50만 개를 판매했을 뿐 아니라 ‘펭수 콜라보 우산’은 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 팔리면서 여느 우산 대비 30배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컬래버레이션 제품이 연일 매진되는 이유
우선 새로운 맛에 대한 상상과 기대가 크다. 겨울 대표 간식인 호빵만 하더라도 CU의 멕시카나 땡초치킨 호빵, GS25의 허쉬초코 호빵처럼 새로운 맛이 제법 등장했다. 궁금해서라도 구입하게 되는데, 설령 제품이 맛이 없더라도 상관없다. 가성비만큼이나 가잼비가 소비자들에게는 중요 키워드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특이하고 재미있는 맛, 상품을 찾아 SNS에 인증샷을 남긴다. 음식을 배불리 먹고 맛을 음미하는 대신 품절템을 어렵게 구입해 공유하는 일련의 과정을 하나의 놀이처럼 받아들인다. 이 과정에서 화제를 모을 만한 맛과 비주얼, 해시태그 등을 만들어내는 게 브랜드의 역할이다. 먹방 유튜버들의 리뷰 영상도 인기에 한몫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와 맛이 컬래버레이션해 제품을 출시했는데 구독 중인 유튜버가 그 제품을 리뷰한다면 이 제품을 사지 않기란 쉽지 않다. 소비 트렌드 중 하나인 ‘미닝아웃(돈의 가치가 아니라 자신의 신념을 소비한다는 뜻)’의 일환이기도 하다. 또 자신만의 방법으로 제품을 활용하는 소비자 ‘모디슈머’도 늘어 새로운 조합으로 그들만의 레시피를 탄생시킨다. 그게 다시 제품 개발 및 컬래버레이션에 좋은 힌트가 되어서 새로운 출시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세븐일레븐이 동원 F&B, 팔도와 힘을 모아 만든 동원참치라면처럼 말이다. 제품은 세븐일레븐의 컵라면 판매 순위 5위를 기록하며 꾸준히 인기몰이 중이다.

푸드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컬래버레이션
최근 삼양식품은 진로와 손을 잡고 김치불닭볶음면을 출시했다. 라면과 소주의 신선한 조합으로 깔끔한 맛을 강조한 진로소주의 이미지를 불닭볶음면에 더해 맵지만 깨끗한 뒷맛의 라면을 소개한 것. 광주요와 해태음료는 탱글탱글한 포도 알맹이의 전통주 화요 봉봉 세트를 최근 출시했다.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제한되면서 홈술을 즐기는 소비자들에게 화요를 칵테일처럼 즐길 수 있게 한 제품이다. 또 오뚜기는 잡코리아, 유튜버 도티, 빠더너스 등 다양한 분야의 셀럽 및 업체와 꾸준히 협업하며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제 이러한 협업은 편의점을 넘어 푸드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대 중이다. 브랜드가 가진 정체성과 맛의 한계를 힘을 합쳐 뛰어넘는 모습이다. 또 입문하기 어려운 고도주 등은 접근이 쉬운 제품과의 협업으로 그 문턱을 낮추고자 노력한다. 소비자는 고르는 즐거움이, 브랜드에는 매출 증대가 나날이 늘어나니 일석이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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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소비자가 느낄 즐거움을 찾아서 황철중(BGF 리테일 CU 스낵식품팀 MD)

편의점 컬래버레이션 제품 중 화제를 모았던 제품을 꼽으라면 단연 CU와 대한제분 곰표의 만남이다. 곰표 팝콘을 시작으로 맥주, 나쵸가 큰 인기를 끌며 곰표 굿즈의 도화선과도 같은 역할을 했다. 또 배우 서지혜가 MBC <나 혼자 산다>에서 곰표 밀맥주를 찾아 헤매는 모습으로 2차 품절 대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OTT 서비스가 발달하면서 집에서 영화나 예능을 시청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사실에 착안해 CU는 대규격 과자 개발을 고심하던 중 대한제분과 손을 잡고 곰표 오리지널 팝콘을 만들었다. “편의점에서는 볼 수 없던 크기의 포장으로 밀가루 포대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 뉴트로라는 트렌드와 함께 대한제분의 곰표는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브랜드였다. 과자 매대에 오른 밀가루 패키지에 소비자들이 열광했다.” 두 브랜드는 이후 곰표 밀맥주, 곰표 나쵸를 연이어 생산했고 화제와 매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단순히 패키지만 바꾸어 출시하기보다 협업하는 브랜드의 속성이 제품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또 고객에게 어떤 즐거움과 재미를 창조할지를 고민한다. 무분별한 협업을 지양한다. 재미와 신선함을 갖춘 제품이어야 SNS에서의 재생산도 활발하기 때문이다. 우리 채널에서만 파는 협업 상품은 고객들을 편의점으로 이끌 뿐 아니라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찾는 소비자에게 만족감을 준다. CU라는 브랜드의 유니크함, 가치를 더해주는 건 덤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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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MZ세대를 위한 열린 컬래버레이션 이한샘(오뚜기 E-Biz 제품개발팀)

젊은 소비자층에게 ‘갓뚜기’라 불리며 새롭게 평가받고 있는 오뚜기. 지난 5년간 오뚜기는 E-Biz 제품개발팀을 새로 신설하고 온라인 채널을 통해 홍보, 판매할 수 있는 제품과 인프라를 구축했다. 지난 3~4년간 좌충우돌하던 오뚜기는 패션, 디자인, 셀럽 등과의 수많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이제 MZ세대에서는 팬심이 두터운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오뚜기의 메인 소비자층은 주부였다. 하지만 제품이 다양해지면서 타깃층도 세분화되었다. 메인 소비자층을 꼽기 어렵지만 컬래버레이션한 제품은 MZ세대의 관심이 높기 때문에 젊은 소비자에게 좀 더 알리고 싶은 제품이 협업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오뚜기는 바이럴하고 싶은 제품, 상황을 먼저 설정하고 함께 일했을 때 큰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대상을 컨택한다. 선정 기준은 두 가지. 함께하는 대상이 어떤 시너지를 낼지, 오뚜기와 만나 효과적으로 낼 수 있는 메시지는 무엇인지다. “모빌스그룹과 함께 누룽지로 만든 밥플레이크는 유튜브 채널 MoTV를 통해 제품의 기획부터 시청자와 댓글로 소통했다. 캐릭터의 세계관, 제품 이름 선정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했기 때문에 특히 반응이 좋았던 것 같다. 빠더너스와 함께한 빠겟도그는 컨택부터 출시까지의 과정을 페이크다큐로 풀었고 빠더너스 숍 단독 선론칭을 해 콘텐츠와 제품 사이의 연결고리를 견고히 했다. 특정 콘텐츠 시청자를 제품 소비자로 타깃팅한 새로운 시도였는데 꽤나 성공적이었다. 오뚜기의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오뚜기가 하지 못하는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는 대상이라면 언제든 협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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