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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2016.02.17

김범의 계절

배우는 작품으로 시간을 기억한다. 김범에게 지금 이 계절은 ‘속 시원한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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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20대는 그 나이에 겪었던 사건들로 시간을 기억한다. 배우가 시간을 기억하는 법은 조금 다르다. 김범은 나이에 대한 개념이 예전에 사라졌다고 했다. 학창 시절, 혹은 친구들과의 추억 대신에 작품과 일이 자리 잡았다. ‘어쩔 수 없는 내 업보다’라고 이야길 하는데 인생을 오래 산 선배처럼 느껴진 건 왜일까? “같이 밤을 샜던 스태프들, 연기했던 캐릭터에 따라 추억이 생겨요. 그래서 작품을 하지 않는 동안엔 개인적인 시간이 있어도 그때의 추억이 많지는 않아요.” 앳된 외모 때문에 김범을 여전히 어리게 보는 이들도 많지만, 이미 배우 생활 10년차다.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하숙범’ 연기를 한 게 2006년이다. 김범이 열일곱 살 때의 일이다. 10대, 20대에 작품을 쉬지 않고 한 사이 필모그래피는 두텁고 다양해졌다. <꽃보다 남자>의 우수에 젖은 재벌남 ‘소이정’은 잊혀진 지 오래다. <드림>의 복서, <비상>의 호스트,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의 연하남, <빠담빠담>의 천사, <사이코메트리>의 초능력자,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의리남, <불의 여신 정이>의 호위무사까지. 같은 장르나 비슷한 캐릭터를 반복해 연기한 적이 없다. 배우의 의지가 담긴 의도적인 선택이었다. “2009년에 SBS에서 뉴스타상을 받고 수상 소감을 이렇게 얘기했어요. 도전과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가 되겠다고. 배우라는 직업은 한 가지 모습에 머물러 있으면 모델이나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해요. 안 해본 역할, 새로운 역할을 하는 게 가장 재미있어요.” 그는 그때의 소감이자 다짐을 말 없이 증명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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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 레이 by 커드, 팬츠 디그낙 by 강동준, 실버 링 베니뮤.




늘 새로운 걸 보여줘야 직성이 풀리는 배우답게, 이번에 그가 고른 작품은 수사물이다. tvN 드라마 <신분을 숨겨라>에서 형사 ‘차건우’를 맡았다. 첫방을 앞두고 있는 터라, 오늘 아침까지 촬영을 하고 집에 들러 잠깐 눈을 붙이고 나왔다고 했다. 연인을 잃은 트라우마를 가진 날렵하고 민첩한 형사를 표현하기 위해, 외모적으로 많은 변화를 줬다. 혹독한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14kg을 뺐다. 2회에 벗는 신이 하나 있는데 욕심이 좀 나기도 했다. 남들에게 머리채를 잡히지 않기 위해 형사들이 밤톨처럼 짧게 머리를 자른다는 것을 알고서는 기어코 삭발에 가까운 이발을 감행했다. 생전 길러보지 않았던 콧수염, 턱수염도 거뭇거뭇하게 제법 길렀다. “평상시 성격은 안 그런데 일에서는 한 가지의 변수도 허용하지 않는 편이에요. 그래서 저랑 오랫동안 일을 하고 있는 분들이 굉장히 피곤해해요(웃음).” 완벽하고자 하는 욕심이 없었다면 김범의 중국 활동은 흐지부지 끝나버렸을지도 모른다. 중국어 과외를 받지는 않았다. 통역사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보거나 대부분 독학으로 중국어를 공부했다. 언어 공부든, 운동이든 ‘어차피 혼자 해야 하는 싸움’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목표가 있으면 물고 늘어지는 모습이 ‘차건우’와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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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셔츠 안드레아 폼필리오 by 분더샵.




누구에게나 한 번쯤 기회 혹은 ‘천운’이란 것이 찾아온다. 김범에겐 서극 감독의 <적인걸2: 신도해왕의 비밀>이 그랬다. 김범은 자신의 열정을 두고 ‘스스로 가만히 놔두지 않는 성격’이라 에둘러 말했지만, 그런 성격 덕분에 중국에서의 작품 역시 차곡차곡 쌓아가는 중이다. 작년에 찍은 영화 두 편 <중생애인>, <나를 사랑한다면 영화를 보여줘>가 최근 개봉했다. 2년 동안 국내 활동을 쉬고 중국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동안, 그는 개인적인 시간을 조금 가질 수 있었다. 촬영을 하고, 쉴 때는 친구들도 만나고, 운동도 하는 보통의 일상을 보내며 여유가 생겼다. “20대 초반에는 정말 일을 많이 했어요. 드라마 촬영이 끝나자마자 다음 날 영화 촬영을 시작하고, 영화 촬영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다른 드라마 들어가고. 주변에서 말릴 정도로 일만 했어요.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여유를 가지고 일을 하고 있어요.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 연기를 할 때 조금 더 연구하고 고민할 수 있게 됐어요.” 여유를 가지고 ‘차건우’가 되는 이 계절이 김범에겐 뜨겁고도 속 시원한 여름이다. “지금 촬영 현장이 대부분 폐창고, 장례식장, 공사 중인 터널, 이런 곳들이에요. 벌써 너무 더워서 현장에서 다들 고생하고 있어요.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 감독님, 스태프들과 웃으면서 촬영을 마무리하고 싶어요. 날은 뜨겁지만 제 마음에서 속 시원한 여름으로 기억하고 싶어요. 하고 싶었던 연기를 미련 없이, 후회 없이 끝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피곤한 얼굴을 하고서도 얼른 다시 촬영장에 가고 싶다는 그의 말에, 이미 김범의 계절이 시작되었음을 직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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