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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2016.03.31

겁 없는 배우 `김범`

스물한 살의 김범. 그는 흔히 예상하는 스물한 살 청년, 혹은 그 또래의 배우들과는 어딘가 다르다. ‘내가 그 나이 땐…’ 식의 화법을 들이밀며 손쉽게 대화를 청하기에는 왠지 조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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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빨리 세상을 알아버린 조숙한 청년 같다기보다는 이미 갈 길이 정해져서 뒤를 돌아보지 않고 전력질주해온 사람이 풍길 수 있는, 흔들림 없는 안정감이 느껴진다.
친한 스태프와 장난을 치며 웃을 때는 <거침없이 하이킥>의 귀여운 범이 같지만, 짓궂은 농담과 유머를 툭툭 내던질 때는 능청스러운 사 내의 기지가 엿보이고, 카메라 앞에서는 <에덴의 동쪽>의 동철이 뿜어냈던 독기 품은 카리스마가, 인터뷰하면서 내뱉는 똑부러진 대답들에는 오랫동안 생각하고 정리해서 터득한 자신감이 담겨 있다.

김범은 엇비슷한 시기에 데뷔했던 배우들에 비해 굉장히 빠른 보폭으로 성장했다. 충성도 있는 누나 팬과 소녀 팬들에게 아이돌 스타 못지않은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면서도 그가 쌓아온 필모그래피는 꽤 실하다.
<거침없이 하이킥>이나 <발칙한 여자들> <뜨거운 것이 좋아>에서 사랑스럽거나 귀여운 미소년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에덴의 동쪽>의 동철은 단 4회분만 출연했음에도 불구하고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꽃보다 남자>의 소이정 역으로 보일 듯 보이지 않는, 꽉꽉 눌러 담으며 절제된 연기를 보여줬다면 <드림>의 이장석을 하면서 김범의 끼와 가능성, 재능은 한마디로 빵 터졌다. 시청률이 빵 터져주지 못해 아쉽지만 김범은 <드림>에서 소매치기 출신의 이종 격투기 선수 이장석을 통해서 세상을 향해 제대로 훅을 날렸다.
이 작품으로 그는 스타냐, 배우냐의 갈림길에서 그가 가고자 하는 길이 어떤 쪽인지 확실히 보여줬다. 김범이 변한 건지, 우리가 범이를 잘못 봤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앞을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데뷔 4년차 배우 김범은 하루하루가 다르게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상>은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영화라 기대가 크겠다. 호스트 역할이라고 들었는데, 호스트라고 하니까 영화 <비스티 보이즈>와 <비열한 거리>가 언뜻 떠오른다. <비상>은 어떤 이야기인가.
<비스티 보이즈>나 <비열한 거리>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비상>에서는 고등학생이었던 시범이가 점차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호스트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초반부에 김별 씨가 맡은 수경이라는 특별한 인물을 만나게 되고, 그녀를 지켜주고 싶은 마음에 호스트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렸다. 고등학생에서 호스트가 되기까지 표면적인 모습은 굉장히 다르지만 그 속에는 오로지 수경이라는 인물을 지켜주겠다는 궁극적인 목표가 있고, 영화 속에서도 그것을 보여주는 것이 주된 목표다.

멜로가 강한 건가.
그렇다고 해서 멜로라고 딱 단정 지을 순 없다. 시범의 궁극적인 목표를 본다면 멜로 요소가 강하지만 어쨌든 호스트가 되어가는 과정도 보여주고, 액션도 굉장히 많이 나온다. 특별히 어떤 한 장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처음 주연을 맡은 영화인데 어떤 점에 끌렸나.
<꽃보다 남자>가 끝나고 바로 정했던 작품이라서 주변에서 차기작 선택이 이르지 않느냐는 의견이 많았다. 물론 시기적으로 이른 감이 있었다. 주연이라서 혹은 흥행성이 있어서 <비상>을 선택한 건 아니다. 감독님도 입봉작이고, 저예산 영화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비상>의 시범이라는 인물이 연기하는 데 공부가 될 것 같았고 배울 점이 많을 것 같았다. 시범이 역할이 배우로서 좀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서 선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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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김범’과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김범’ 사이의 접점을 고민하는 배우가 됐다는 말을 했었는데, 현재 그 접점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에덴의 동쪽>을 하면서 연기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많이 배웠지만 인간으로서의 김범도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아서 그런 말을 했던 것 같 다. 그 전까지는 <거침없이 하이킥> 속의 김범과 연장선상에 있는 역할을 했다. <하이킥>을 10개월 촬영하면서 아쉬웠기 때문에 그 연장 선상에 있을 법한 <뜨거운 것이 좋아>에서 호재라는 인물을 선택해서 마무리를 지었던 것이고, 차기작으로 <에덴의 동쪽>을 선택했다. 우여곡절 끝에 촬영이 시작되고 끝나기까지, 또 방송이 끝나기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4회 분량이라 2주 만에 끝나는 분량인 데도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이동철이란 인물로 살아갔다. 이동철이라는 인물로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상황을 겪으면서 조금은 발전했던 것 같다. 지금 다시 봐도 처음 나올 때랑 나중에 나올 때랑 얼굴부터 달라졌다.

김범은 자신감이 많은 사람처럼 보인다. 흔들리지 않는 어떤 당당함과 자신감이 있다.
글쎄 자기 주장이 뚜렷하기 때문에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고, 아니면 내가 가야 하는 길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전혀 뒤 를 돌아볼 여유, 옆을 볼 여유조차 없을 때도 있었고.

중학교 때 대학 경영학 전공서를 찾아서 읽었다고 들었는데, 원래 경제 문제에 관심이 많았나.
책을 가려서 읽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다. 서점을 둘러보다가 읽고 싶으면 산다. 요리책도 보고, 스타니스랍스키의 연기론도 읽어봤다. 경영학 책을 본 건 경영학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한번 읽어봤는데 뭔 소린지 이해가 안 가더라. 하하.

여자가 봐도 부러운 얼굴이다. 외모가 너무 예쁘장하기만 해서 배역의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나. 자신의 외모 중에 특히 마 음에 드는 곳과 마음에 별로 들지 않은 곳이 있다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없다. 예쁘게 생긴 사람들이라고 해서 고생하는 역할 못 맡는 것은 아니다. 일상생활에서도 하다못해 부랑자들 , 유럽 부랑자들 중에서도 꾸미면 잘생긴 애들 많지 않나. 생김새와 관계없이 어떤 환경, 처한 상황에 따라서 캐릭터가 나온다. 외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상황 하나하나를 헤쳐나가는 것 자체가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내면을 표현하는 직업이 배우이다. 외형적인 것 만 표현하려면 모델을 했겠지. 배우라는 일이 감정을 가지고 하는 일이고, 캐릭터에 맞춰서 때로는 살을 찌우거나 살을 빼거나 해야 하 기 때문에 외향적인 부분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누군가가 나의 이런 모습을 보면 깜짝 놀랄 것이다 하는 모습이 있다면.
지기 싫어하는 것. 난 지는 게 정말 싫다. 승부 근성, 욕심이 많다. 하고자 하는 건 꼭 해야 한다.


* 자세한 인터뷰 내용은 12월 호 <싱글즈>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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