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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2021.04.08

강태오가 집중하는 것

모든 일에 거창한 목표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강태오는 꽤 고집스럽게 한번 꽂히면 그것에만 집중한다. 배우에게 그런 고집과 몰입이면 충분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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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틀넥 르메르.
강태오는 최근 드라마 <런온>의 방송이 끝났고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를 촬영 중이다. 지난 1년을 바쁘게 보낸 그에게 ‘20대의 많은 남자 배우들처럼 입대에 대한 압박감은 없는지’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나 작품은 무엇인지?’ 등을 묻고 싶었다. “할리우드 진출처럼 거창한 목표를 세운 적은 없다. ‘촬영 중인 작품에 최선을 다하자’가 전부다. 큰 꿈이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지금의 태도, 마음가짐에 대해 담담하게 이야기를 이어간다. 질문지를 내려놓고 강태오의 지금을 듣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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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과 팬츠 닐 바렛, 워커 닥터마틴.
화보 촬영장을 부드럽게 리드했다. 아니다. 촬영을 막 시작했을 땐 민망해서 몸 둘 바를 몰랐다. 스태프들이 잘 리드한 자리에 내가 서 있었을 뿐이다. 이런 콘셉트의 화보 촬영을 꼭 한번 해보고 싶었다. 촬영이 끝나고 메이크업을 지우는데 꿈 하나를 이룬 기분이었다.
<런온>의 영화처럼 남성미 넘치는 사람일 거라 짐작했다. 그와 반대로 수줍음이 많은 성격인가 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나 역시 누군가에게 비친 모습과 스스로 생각하는 모습이 많이 다르다. 사람들은 내게 순하고 둔하다고들 하는데 나는 완벽주의자에 예민한 편이다. 남한테는 관대한데 스스로에게는 칼 같다.
데뷔한 지 벌써 8년 차다. 그런 완벽주의가 활동하는 데 동력인가? <런온>의 기선겸(임시완 역)처럼 앞만 보고 거의 10년을 달려왔다. 이렇게 인터뷰를 할 때, 혹은 TV를 보다가 이전에 출연했던 드라마를 우연히 봤을 때 과거를 되돌아보게 된다.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가버렸다. 어른들이 들으면 귀엽다고 하시겠지만 지나간 시간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진다. 하나 확신하는 건 난 인복이 많은 편이다. 늘 내 주위는 좋은 사람들로 채워져 있었기 때문에 잘 버티지 않았을까? 또 필모그래피가 쌓이는 게 조금씩 눈에 보이면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온 것 같다. <런온> 기사에 악플을 본 적이 있는데 너무 좋았다. 악플보다 무플이 더 나쁘다고, 신인 때는 무플이 참 속상했다. 악플러에게 감사하는 건 아닌데 하하. 반응, 피드백 그 자체에 감사한다.
서프라이즈로 데뷔해서 지금까지 많은 일이 있었다. 당시 배우 그룹이란 개념이 생소했던 걸로 기억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꿈이 배우였다. 그룹으로 데뷔하는 건 상상조차 해본 적 없었다. 춤, 노래를 연습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또 서프라이즈가 다시 합체했다가 흩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이게 시간의 흐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뭉치면 흩어지는 거고, 흩어지면 다시 모일 수 있는 거니까 좋다, 싫다의 개념이 아니다. 멤버들을 알게 됐고 그들과 함께 배우로 활동하는 게 큰 힘이 된다.
또래 배우들을 보면 조급하거나 욕심을 낼 법도 한데, 매우 의연해 보인다. 모든 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편인가? 그렇다. 힘들거나 큰일이 벌어졌을 때 시간이 해결해주겠지란 마음이 크다. 종종 인터뷰 때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물어온다. 근데 답할 수가 없다. ‘이 대사가, 이 캐릭터의 이런 면이 좋았습니다’라고 말을 못하겠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머릿속으로 그려지는 분위기나 7부까지 대본을 읽었는데 8부가 궁금해지면 아무래도 애정이 간다. ‘내가 출연하는 작품은 이래야 해’라는 원칙은 없다.
이전 작품과 다음 작품의 캐릭터가 겹치는 걸 기피하는 배우도 있지 않은가? 나도 아니라고 단언하긴 어렵다. 하지만 <런온>의 영화와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의 현규도 겹치는 면이 많다. 그게 내게 주어진 숙제다. 연기하는 사람에겐 당연히 주어지는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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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셔츠 포츠 1961, 팬츠 캘빈클라인진, 첼시 부츠 보스맨, 코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런온>은 잘 마무리했나? 아직 배우 형, 누나들, 또 감독님, 작가님과 단체 채팅방에서 이야길 나누고 있어서 끝났다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 대본 리딩을 할 때부터 감독님이 강태오의 모습을 그대로 영화에 담아달라고 하셨다. 평소 말투나 톤이 담겨 있어서 강태오와 영화는 싱크로율이 높은 편이다. 그만큼 영화에 대한 애착도 컸다.
처음 배우를 꿈꿨을 때가 기억나는가? 초등학생 때, 어머니랑 영화관에서 <태극기 휘날리며>를 봤다. 나를 포함해 극장의 관객들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내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즐거워하고 슬퍼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학교 연극부에 들어갔다. 무대에 섰을 때의 희열이 상당했다. 그때만 해도 엄청난 관종이었다. 왜 수학여행 레크리에이션 시간에 “이 반에서 가장 시끄러운 친구 나오세요!” 하면 매년 빠지지 않고 단상에 오르는 애들이 있지 않나. 그게 나였다. 내가 말할 때면 모두가 꼭 나를 바라봐야 했다. 그래서 희열이 더 컸던 것 같다. 그 맛을 잊을 수 없어서 연극배우가 꿈이었다.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성격이 많이 변했고 주목받는 것에 대한 불편함도 생겼다.
그럼에도 배우는 현장, 일상 그 어디든 계속해서 주목받는 직업이다. 유일한 장점인데 할 때는 열심히 한다.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이럴 때 보면 아직까지 관종기가 남아 있나 싶다.
연기를 하지 않을 때의 강태오는 어떤 사람인가? 즉흥적이다. 여행을 비유로 들자면 철두철미하게 어디서 밥을 먹고 몇 시에 이동해야 할지에 대한 계획이 없다. 집에 있으면 밤낮이 자주 바뀌는데 잠이 안 오면 그냥 아침까지 지새운다. 밥도 점심, 저녁 끼니를 챙기기보다 배고플 때 먹고. 집돌이라서 그냥 방에 누워 있다가 밥 먹고 친구랑 통화하고 가끔 게임하는 게 전부다. 친구들이 다 근처에 모여 산다. 하릴없이 모여서 “뭐하지?”라는 말만 되풀이하다가 헤어진다. 1년에 한두 번 스키장 놀러가는 정도가 큰 이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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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와 팬츠 모두 던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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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와 팬츠 골든구스.
즐겨 하는 운동이 있다면. 구기 종목부터 맨몸운동까지 다 좋아하는데 운동을 하면 몸이나 얼굴선이 굵어져서 화면에 부해 보인다. 촬영 전날엔 그냥 아무것도 안 먹고 가만히 있는다. 이건 확실히 스트레스다. 처음엔 ‘배우가 연기만 잘하면 되지’라고 여겼는데 어느 순간부터 화면 속 내 모습을 신경 쓰게 됐다. 개인적으론 슬림한 모습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릴 때 너무 말랐던 게 트라우마라서 운동 중독에 빠질 만큼 열심히 했던 때도 있었다. 회사 사람들이 “너 무슨 대회 나가니?”라며 웃던 적도 있었다.
운동할 때도 체중이나 체지방처럼 정확한 목표를 세우지 않을 듯싶다. 맞다. 유지하는 게 전부다. 연기, 운동 모두 꾸준하다. 어릴 때부터 한 우물만 팠다. 10년 동안 같은 모자를 썼고 신발도 해질 때까지 신어서 어머니가 사 준다고 성화였다. 학원도 10년 동안 한 곳만 다녔고 독립한 이후로 한 번도 집을 이사한 적이 없다. 하하. 변화를 두려워하는 건 아니다. 지금도 좋은데 굳이 바꾸고 싶은 필요를 못 느낄 뿐이다.
똑같은 매일을 사는게 더 어려울 때도 있는 법이다. 배우로서 되돌아보니 새삼 멀리 왔다는 생각이 들 때는 없었나? 딱히 모르겠다. SNS 팔로어가 늘었을 때? 사실 주위 친구들은 아직도 “<런온> 언제 방송하냐?” “촬영 잘하고 있냐?”고 묻는다. 나한테 관심이 없다. 그래서 더 못 느끼는 것 같기도 하고. 지금 촬영하는 작품 잘 마무리하고 그다음에 또 좋은 작품 만나는 게 목표다. 너무 멀리 내다보면 괴리감에 현타가 올 것 같다. 눈앞의 과제를 빨리, 잘 처리하다가 어느 순간 뒤돌아보면 그땐 멀리 와 있으려나? 우선은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의 현규를 잘 만나야겠다.
현규는 어떤 캐릭터인가? 커리어와 첫사랑 사이에서 일을 선택했는데 이걸 두고두고 후회한다. 첫사랑을 다시 만나 그때의 상처를 극복하며 성장통을 겪는 인물인데 이래저래 고생이 많은 캐릭터다.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는 서인국, 박보영, 이수혁처럼 좋은 배우들과 함께 작업하는 드라마라 기쁜 마음으로 촬영에 임하고 있다. 연기를 넘어 서사나 관계, 호흡, BGM 등이 어우러진 결과물을 시청자들이 볼 때 캐릭터나 이미지가 완성되는 것 같다. 억지로 이미지를 만들기보단 최선을 다하고 싶다.
강태오의 지금 그리고 20대는 ‘열심’이란 단어로 축약할 수 있을까? 그저 이런저런 실수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 말도 안 되는 일로 실검 1위에 등극하는 것 말고. 하하. 살아가는 데 있어 실패도 하고 흉터도 생기길 바란다. 그 경험을 토대로 더 슬기롭게 인생을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어려서 할 수 있는 사고, 실수를 다 겪어보고 30대엔 현명하게 너의 인생을 헤쳐 나가라 태오야!
#화보 #스타 #인터뷰 #강태오 #런온 #어느날우리집현관으로멸망이들어왔다 #이영화 #이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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