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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2021.04.07

비트코인이 뭐 길래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발 비트코인 상승세에 이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비트코인의 안전 자산 가능성을 언급하며 투자에 뛰어들었고 곧 1억까지 간다는 의견과 검증받기엔 아직 위험성이 크다는 경고 메시지가 동시에 흘러나온다. 비트 코인, 지금이라도 사? 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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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으로 돈을 벌 수 있냐’고 묻는다면 ‘Yes’다. 잃을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역시 답은 ‘Yes’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인가? 비트코인의 가치를 이해하고 장기 보유한 투자자들은 지금 상상할 수 없는 부자가 됐다. 2013년 1개 10만원 하던 비트코인 100개를 샀다고 가정하면 지금은 65억원을 들고 있는 셈이다. 비트코인은 거친 시장 논리를 따라가기 때문에 중간중간 -80~-90% 장도 있었다. 이때 비트코인의 가치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 중단기 트레이딩을 했다면 잃었을 것이다.

비트코인의 정체
2017년, 생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의 ‘비트코인’이 1개에 1000만원이 됐다는 이야기에 지인들이 술렁거렸다. 그러더니 몇 주 만에 2000만원을 넘겼단다. 아무리 잘나가는 주식도 1주에 2000만원을 한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다. 그러자 요즘에나 유행하는 빚투를 하는 이들이 당시에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다른 가상화폐를 지칭하는 ‘알트’장은 더 심했다. 몇 달 만에 몇백%, 몇천% 수익률도 났다. 그러다 2018년 비트코인 가격이 절반으로 뚝 떨어지자 대부분의 알트코인은 -90~-99%로 떨어졌고 몇 년간 회복하지 못했다. 우리가 기억하는 코인장이다. 코인에 넣은 돈은 없는 셈치고 4년을 살았는데, 비트코인이 이번에는 6000만원을 넘겼단다. 그게 도대체 무슨 가치가 있다고 6000만원이나 하냐, 또 거품이 꺼지는 것 아니냐, 의심의 눈초리가 많다. 당연한 현상이다. 무서운 등락을 경험해봤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의 기술적인 이야기는 생략하고 금융, 돈으로서의 비트코인에 대해 알아보자. ‘코인’ 하면 비트코인, 블록체인, 알트코인이라는 단어가 떠오를 것이다. 비트코인은 다른 알트코인들과 성격이 전혀 다른데, 블록체인 및 코인장을 뜨겁게 만든 장본인인 데다 대장주이므로 비트코인부터 이해해보자. 빈 껍데기인지 투자가치가 있는 타깃인지에 대해 말이다.
비트코인은 나카모토 사토시가 2008년에 백서(비트코인의 개념 및 계획에 대한 문서)를 발표하고 2009년에 만든 최초의 가상자산이다. 비트코인은 ‘디지털상에서’ ‘중간에 어떤 누구도 통하지 않고’ ‘Ctrl C + Ctrl V가 불가능한’ 개념과 기술을 구현했다.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을 썼는데, 사실 블록체인 기술은 그전부터 있었지만 사람들에게 큰 반응을 끌어내지 못했다. 나카모토 사토시는 여기에 위 3가지 특징을 띤 ‘디지털 돈’이라는 개념을 입혀 각광받았다. 그리고 사라졌다. 그는 비트코인 창시자였지만, 비트코인을 들고 있지 않았다. 나카모토 사토시도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채굴을 해서 비트코인을 얻었다. 비트코인은 관리자가 없지만 10년 넘게 단 한 번의 사고도 나지 않고 2009년에 코딩해놓은 대로 유지돼왔다. 주인도 없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참여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몰리면서 가격도 점점 올랐다.
비트코인 거래는 이메일을 주고받는 것과 비슷하다. 이메일을 주고받는 기술이 돈을 주고받는 것으로 발전했다고 이해하면 쉽다. 첫 인터넷 시대는 문자를 주고받을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이후 이메일로, 목소리로(ex. 보이스톡), 영상으로(ex. 페이스톡) 발전했다. 이제 돈을 주고받을 수 있다. 편지를 주고받을 때 우체국을 꼭 거쳐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중간에 우체국을 거치지 않고 이메일을 보내면 된다. 동일한 원리다. 우리는 온라인으로 자금 거래를 하기 위해 은행, 페이팔, 신용카드사 같은 제3 금융기관을 거친다. 비트코인은 이 과정을 없앴다. 중간 개입자의 역할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사라질 수 있었을까? 중개자들은 실제로 돈을 받아서 보내는 게 아니다. 이들의 역할은 거래 내역을 ‘온라인 장부에 쓰고 관리하는’ 것이다. 이 과정은 왜 필요할까? 중개자가 없다면 디지털화된 돈을 Ctrl C + Ctrl V 해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중개자는 이를 막는 역할을 한다. 문자나 이메일, 영상은 인터넷상에서 ‘복붙’ 한다 해도 큰 문제가 없지만, 돈은 다르다.
이런 이중 지불 문제를 비트코인은 해결해버렸다. 거래가 발생하면 비트코인 블록체인 네트워크 참여자들의 모든 장부에 거래 기록을 남긴다. 다음 거래 때 과거 비트코인 거래 내역을 꼭 검증하게 하고 검증되지 않는 거래는 할 수 없다. 이렇게 자발적 검증인으로 구성된 전 지구적 규모의 P2P 네트워크를 만들었고 이들이 금융기관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중개자가 없어지면 훨씬 싸고 편리하고 정확해진다. 지금은 해외에 거주하는 이들과도 보이스톡, Zoom 등으로 즉각 소통할 수 있다. 예전에는 해외에 전화하기 위해 00700이나 001에 미리 몇 분짜리 통화에 대한 돈을 내고 국가번호를 입력하는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지금은 그냥 보이스톡 버튼을 누르면 된다. 추가 요금도 없다. 와이파이 가능한 지역에서 접속하면 끝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처음 비트코인이 탄생했을 때 ‘디지털 화폐’가 되는 것 아니냐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극심한 변동성 때문에 화폐로서 의미가 있냐는 공격도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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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커지는 비트코인의 시가총액, ‘디지털 금’에 비유되는 이유
비트코인은 약 4년에 한 번씩 반감기가 찾아온다. 나카모토 사토시는 총 2100만 개의 비트코인을 만들어 묻어놨고 슈퍼컴퓨터가 이를 채굴해 세상 밖으로 꺼내게끔 코딩을 해놨다(참고로 비트코인은 1개가 단위가 아니다. 현재 소수점 8자리까지 쪼개어 거래된다). 채굴자들이 슈퍼컴퓨터를 돌려 채굴하고 네트워크를 연결하면 보상으로 비트코인을 받는다. 그런데 약 4년마다 한 번씩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이것이 반감기다.
첫 반감기는 2012년 11월에 있었고 보상금을 비트코인 50개에서 25개로 줄였다. 가장 최근 반감기인 2020년 5월에는 6.25개로 줄었다. 반감기 때문에 슈퍼컴퓨팅 효율이 좋지 않은 채굴자들은 보상 비트코인 개수가 줄면 손해를 볼 수 있다. 이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의 큰 상승이 있어왔다. 2012년 첫 반감기 이후 12달러에서 1년 동안 8000% 상승한 것. 피크였던 2013년 말로 계산하면 9500%가 올랐다. 두 번째 반감기인 2016년 7월 이후 1년 동안에는 280%가 상승했다. 피크였던 2017년 말까지로 보면 3000%가 올랐다. 2020년 5월 반감기 이후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는 600% 상승했다. 반감기 이후 상승세의 이유는 비트코인 공급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비트코인이 괴물 같은 존재라서 희소성에 의해 급등이 심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가치를 좌우하는 시장의 마법은 비트코인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금과 다이아몬드 같은 귀금속의 가치도 희소성이 기준이 된다. 여기서 가치는 가격이 아니라 시가 총액(시총)으로 계산한다. 희소성은 현재 비축량 대비 향후 채굴량의 비중으로 본다. 채굴량이 많아지면 지금보다 가치가 희석된다는 의미다. 이 관점에서 보면 금의 비축량 대비 연간 채굴량(공급 증가율)은 1.8%, 다이아몬드 5.3%, 은은 35.2%다. 금의 시총이 제일 크고, 그다음이 다이아몬드, 은 순이다. 비트코인은 3번째 반감기를 지나 금과 같은 1.8%가 됐다. 금의 현재 시총은 약 10조 달러, 비트코인은 1조 달러다. 희소성만 따지고 보면 현재 1/10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저평가 구간이다. 여기에 비트코인은 다음 반감기가 오면 희소성이 또 절반으로 줄어든다. 희소성으로 시총이 평가되는 귀금속과 같은 선상에 본다면, 그다음 반감기에 비트코인의 시총은 더 커진다는 소리다.
금이라는 기준 이외에도 ‘네트워크’라는 특성에 의해서도 비트코인의 가치를 생각해볼 수 있다. 네트워크의 가치는 참여하는 사람의 수에 의해 결정된다. 대한민국 대표 SNS 카카오톡, 일본에서 많이 쓰이는 라인, 중국의 위챗, 영미권의 왓츠앱을 생각해보자. 이들의 가치는 어마어마하다. 지금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다른 SNS는 없다. 참여자가 없는 네트워크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치 평가도 받지 못한다. 비트코인에는 네트워크를 슈퍼컴퓨팅을 통해 굴리는 약 1만 이상의 노드(자발적 네트워크 기여자 혹은 기여집단)가 있다. 여기에 전 세계 비트코인 보유자는 셀 수 없다. 요즘 비트코인 장세는 개미들이 투자하는 장세가 아니라고 한다. 기관들이 가격을 올린다는 뉴스가 무수히 흘러나온다. 기관형 투자자로는 테슬라만 아는 이들이 많지만 더 많은 기관들이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급격히 늘어 40개 이상의 기관이 비트코인 투자 행렬에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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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은 폐장이 있지만 가상화폐 거래소는 24시간 ‘ON’
하지만 이 시장은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무서운 변동성이 분명히 존재한다. 전 세계 유일하게 24시간 내내 논스톱으로, 아무런 규제 없이, 단지 수요와 공급만으로 움직이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반감기와 2100만 개로 한정된 희소성으로 공급이 한정적이라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이 상승하는 구조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주식 투자할 때 생각하는 ‘기업의 실적’도 없고 책임자도 없다. 그렇다 보니 아무도 가격 관리를 하지 않는다. 수요가 줄어 가격이 추락할 가능성도 높다. 지난 10여 년간 피크 대비 -70%, -80%의 형태를 보여왔다. 비트코인 투자를 망설이는 이들에게 꼭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단순한 투기자금이 몰린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2009년에 발명된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존재를 이제 전 세계인이 알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자. 다만 자신의 자산에 대한 이해도와 얼마큼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지를 심사숙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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