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유가 사는 세상

샤이니의 무대는 빈틈이 없다. 오히려 너무 완벽하게 꽉 차 있어 이것이 앞으로 샤이니가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대 밖에서 만난 온유는 너무나 소탈했다. 스물넷 온유는 자신이 번 돈으로 친구들에게 밥 사줄 때가 가장 행복하고 머리맡에 해부학 책을 두고 잠이 드는 엉뚱한 청년이었다.
BY | 2016.03.23
울 소재의 블랙 롱 코트, 터틀넥 화이트 셔츠, 더블 베스트, 그레이 팬츠는 모두 프라다, 하이킹 슈즈는 어그 오스트레일리아. 대한민국의 아이돌은 대부분 비슷한 단계나 과정을 밟으며 성장해간다. 다소 어설프고 귀여운 모습으로 등장하는 데뷔 초를 지나 조금씩 성숙미를 발산하며 다듬어지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남자는 야성미, 여자는 섹시미를 강조하며 치명적인 매력을 뿜어내야 할 시기가 다가온다. 하지만 과속으로 너무 금세 어른이 되어버리는 그들의 모습이 마냥 유쾌하지만은 않다. 샤이니는 아이돌 중에서도 이른 나이에 데뷔한 그룹으로 유명하다. 데뷔 당시 막내 태민이는 중학생이고 나머지 멤버도 다 고등학생이었다. 솔직히 샤이니가 2~3년 내에 섹시가이, 또는 옴므파탈이 되기에는 무리가 아닐까, 라고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다. ‘제발 변하지 마라, 제발 너무 빨리 앞서 가지 마라…’가 팬들의 바람인 것도 당연했다. 그런데 다행히 온유는 벌써부터 어른 행세할 마음이 없었다. “최대한 오래오래 소년이고 싶어요” 하고 말하는 걸 보니 안심이 됐다. “아직도 아기로 보시는 분들이 많으셔서 속상해요”라고 대답했으면 인터뷰가 나른해질 뻔했다. 온유와의 대화는 그래서 따뜻하고 편안했다. 억지로 커버리고 싶은 아이돌이 아니라 지금 그대로를 느끼고 즐기려는 순수함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샤이니의 팬들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반짝’이 아니라 ‘오래오래’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
블랙 라이더 재킷은 노앙, 블랙 가죽 패치 팬츠는 송지오 옴므, 허리에 레이어링한 글렌 체크 셔츠는 타미 힐피거. 샤이니의 막내도 이제 스무 살이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샤이니는 풋풋한 소년 밴드 같다. 이런 이미지가 불만스럽거나 혹시 탈피하고 싶을 때가 있나? 아, 막내도 스무 살이 되었으니 우리도 꽤 많이 컸다. 우리에게는 마초 이미지보다는 아직 소년 같은 이미지가 우선인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도 나는 밥 먹을 때, 무대에 설 때가 너무 좋아서 나도 모르게 배시시 웃고 있는 소년이다. 저절로 웃음이 나오는데 그걸 싹 거두고 센 척, 멋진 척, 터프한 척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나는 지금의 이미지를 아직은 즐기고 있다. 일이 부담될 때는 걱정이 앞서다가도 무대에 서면 어느새 또 소년처럼 웃고 있다. 케이팝 열풍이다. 실제로 월드 투어를 다니다 보면 현장의 열기는 어떤가. 너무 어린 나이에 세계를 정복한 것 아닌가? 가끔은 자만심도 생길 것 같은데. 세계 정복은 정말 안 어울리는 단어네요, 기자님. 하하하. 물론 정말 좋은 기회이고 경험이다. 그 뜨거운 무대를 되도록 적나라하게 느끼려고 한다. 무대도 무대지만 이런 기회로 여러 나라를 가볼 수 있고 맛있는 음식도 골고루 먹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자만심? 그런 건 생길 일이 별로 없다. TV 속에서 언제 어디서 과한 함성과 팬들에 둘러싸인 모습뿐 가끔 공항에 팬들이 많이 나와 있지 않아 실망한 경우도 있다. 하하하. 뉴욕 매디슨 스퀘어가든에서 했던 공연이 잊혀지지 않는다. <러시아워2>라는 영화를 통해 알게 된 그곳에서 내가 공연을 했다니,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데뷔 후 시간에 대한 강박관념이 생겼다. 여유가 있으면 이 시간을 어떻게든 써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커피라도 마시러 나가거나 혼자 지하철 타고 돌아다닌 적도 많다. 시간이 있으면 한가한 기분도 만끽할 줄 알아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블랙 롱 코트는 엠포리오 아르마니, 버건디 컬러의 맨투맨 티셔츠는 노앙, 밀리터리 브라운 하이킹 슈즈는 더 클랙슨. 타이틀곡 '누난 너무 예뻐' 때문일까? 샤이니, 특히 온유는 누나들의 로망 같다. 내 외모보다는 목소리를 좋아해주시는 누나 팬들이 많다. 사실 예전에는 이 목소리를 무척 싫어했다. 독특한 색깔이 있는 목소리는 다양한 느낌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는 무턱대고 테크닉이 많은 목소리를 선호했는데 지금은 느낌을 살릴 수 있는 목소리를 좋아하게 됐다. 그래서인지 특별한 기교가 없어도 편하고 특유의 느낌이 있는 내 목소리에도 장점이 많은 것 같다. 맞다. 샤이니 앨범 속 어떤 노래를 들어도 온유 목소리는 한 번에 들린다. 내 목소리가 다소 독특한 맛이 있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사람들이 갖고 있지 않은 특유의 음색이 노래에 생기를 부여하는 거다. 메인 보컬이 아니어도 내가 팀에서 이런 역할을 한다는 것이 좋다. 노래에 대한 재능? 글쎄, 단지 어릴 때부터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을 뿐이지 딱히 가수가 되고 싶다는 구체적인 생각을 해본 적이 별로 없었다. 아버지가 차에서 카세트테이프를 틀어주시면 열심히 따라 불렀고, 종종 가족들 앞에서 노래하곤 했다. 아이돌 그룹 멤버는 꿈도 안 꿔봤다. 곡을 쓰고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유재하가요제’를 통해 입상해 데뷔하는 게 꿈이었으니까.
가죽 소재의 커팅 디테일 블랙 롱 코트는 발리, 니트와 모직이 결합된 팬츠는 엠포리오 아르마니. 친한 연예인 동료는 누구이고, 만나면 무엇을 하나? 평소 개인적 만남에서 온유는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다. 음악적 멘토가 혹시 있나? 사적인 자리에서는 100% 이진기로 돌아간다! 주로 이준, 고아라와 어울리는데, 다들 너무 착하다. 개인적인 만남에서는 기분에 따라 행동이 좌우되는 편이다. 감성이 충만한 O형이라 그런지 매번 다른 모습이 연출된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제멋대로로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음악적으로는 김연우 선배님이다. 실제로 음악 하면서 만나보니 그 감성을 더욱 닮고 싶어졌다. 내가 여기저기 보는 사람마다 붙잡고 김연우 선배님 좋다고 말했더니 팬분들이 내가 부른 노래를 엮어서 CD로 만들어 김연우 선배님한테 선물로 드렸다고 한다. 정작 그분은 소녀시대 같은 걸그룹 CD를 받고 싶으셨을 것 같은데. 하하하. 아이돌은 생일 같은 기념일에 선물도 엄청 많이 받는다던데! 물질적으론 그다지 부족함이나 결핍은 없을 것 같다. 온유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물론 선물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 옷을 사는 일이 거의 없을 정도다. 지금 입고 있는 옷? 하필 오늘 입은 옷은 내가 산 옷이다. 할리우드에서 사 온… 우훗! 팬들이 주신 옷들 중에서 편안한 스타일 위주로 골라 입는 식이다. 선물 종류도 컴퓨터, 자전거, CD, 헤드셋 등 다양한데, 대부분 취향에 맞는다. 그래서 부족한 게 없다. 오히려 너무 비싼 걸 받아서 돌려보낸 적도 많다. 나에게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 아! 바로 시간이다. 나도 모르게 강박관념이 생겨버렸다. 시간이 조금이라도 남으면 무조건 숙소 밖으로 나간다.
가죽 소재와 모직이 결합된 코트는 곽현주, 블랙 가죽 패치 팬츠는 송지오 옴므, 컬러 매치 페도라는 질 by 질 스튜어트 by 햇츠온. 벌써 데뷔 5년이다. 그때 온유와 지금의 온유, 가장 달라진 게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데뷔 초에 비해 나는 사교적이 되었다. 스태프들과도 스스럼없이 친하게 잘 지낸다는 거다. 예전에는 단지 깍듯할 뿐이었는데 지금은 많이 편안해졌다. 우리가 생각하는 온유는 스마트한 이미지다. 집에서는 착한 아들, 여자친구에게는 참 다정다감한 애인일 것 같다. 여자친구에게? 식구들에게? ‘나는 원래 이런 스타일’이 아니라 어느새 ‘온유답게 행동해야지’라는 고정관념이 생겨버렸다. 그걸 느끼는 순간부터 탈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요즘에는 밝고 적극적이고 쾌활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이려고 노력한다. 의외의 모습은 글쎄, 해부학 책을 읽는 정도? 하하하. 평범한 학창 시절을 거쳤다면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혹시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 중? 아님 열렬히 연애 중일까? 무엇보다 호기심이 많아서 질러놓고 후회할 일을 많이 한다. 그래서 내가 뭘 했을지는 감을 잡을 수가 없다. 고3 때까지는 공부가 재미있었다. 그래서 요즘에는 공부하던 때가 그립다. 지질학, 천문학 등에 꾸준히 관심 있다. 가수가 안 되었더라면 아무래도 공부를 하고 있지 않을까?
울 소재의 버클 장식 코트는 곽현주, 블랙 터틀넥 배기 팬츠와 스웨이드 장갑은 모두 송지오 옴므, 그러데이션 부츠는 살바토레 페라가모. 아이돌 멤버, 게다가 그룹의 리더로 살아가는 기분이 어떤가. 매일매일이 벅차진 않을 것 같다. 데뷔 전이나 초에는 리더라는 부담감이 많았다. 언제나 ‘내가 이끌어야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보니까 멤버들이 각자 알아서 너무 잘하고 있는 거다. 하하하. 일상적이고 소소한 일들 외에는 내가 나서지 않아도 잘 해결된다. 나는 워낙 낙천적인 성격이라 멤버들이나 다른 그룹에도 경쟁의식이 없다. ‘어, 이런 것도 하네?’ 같은 호기심과 궁금증 정도? 질투가 없으니 조급해하지도 않는다. 요즘 온유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상형이나 여자 연예인이 있나? 어려운 질문이다. 딱히 정해놓은 이상형이 없기 때문이다. 그저 지나가는 사람 중에 ‘우와, 이 사람 괜찮네’라는 생각이 스칠 때가 있다. 하지만 조금 지나면 까먹고 다음 날 다른 사람을 보고 같은 생각을 한다. 패턴이 딱히 있다기보다 느낌이 괜찮은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근본적으로는 음악적 교감이 있는 여자, 나와 함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여자였으면 더없이 좋겠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나에게 없는 부분을 갖고 있어서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 여자가 좋다. 손이 예쁘면 더욱 좋고. 최근 마음이 이끌렸던 배우는 이나영 누나. <무한도전>에 나온 모습을 보고 반해버렸다. 아! 그리고 김정난 누나! 얼마 전 <라디오스타>를 함께 녹화하기도 했다. 나는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좋다. 누나 보고 계신가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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