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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을 통해 나를 만나다

(왼쪽부터) 다이브인 디렉터 최동이, 대표 정창윤.

복잡한 일과와 관계에 둘러싸여 있을 때는 자신을 객관화하기 어려울뿐더러 온전한 휴식을 취하기도 쉽지 않다. 뉴욕 맨해튼 알곤킨 호텔에 머물며 시를 썼다던 시인 도로시 파커가 십분 이해된다. 서울 연남동에 위치한 아트 앤 웰니스 큐레이션 공간 다이브인에서는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나를 들여다보기 충분하다. 공간 기획자이자 대표 정창윤, 마케터 겸 디렉터 최동이가 운영하는 다이브인은 지난해 갤러리, 아티스트의 작업실, 아트 스테이, 이너 스페이스로 구성된 아트 플랫폼으로 시작했다. 

“1년 반 동안 장르와 경계를 허무는 25개의 전시를 했죠. 저희가 생각하는 예술, 아티스트의 경계는 넓어요. 자기만의 콘텐츠로 먹고사는 사람을 모두 아티스트라고 부르죠. 아트 스테이 프로그램은 하루 동안 공간에 머물며 예술가, 작품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밀도 있는 경험을 제공해요. 저희 두 사람은 여행을 좋아하는데, 숙소가 아무리 유명한 관광지에 위치하고 빼어난 인테리어를 자랑하더라도 다음 날 자고 일어났을 때 개운한 느낌이 없으면 공간이 예쁜 쓰레기에 불과하더라고요. 아트 스테이로 공간을 꾸몄지만 궁극적으로 잘 쉬고 일상에서 벗어나 나를 여행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공간 보수 문제로 현재는 아트 스테이 프로그램을 쉬고 있지만 요가, 명상, 다도 등의 클래스를 통해 웰니스를 지향하는 정체성만큼은 놓지 않는다. “클래스가 이뤄지는 이너 스페이스에는 낮은 층고의 공간이 있어요. 처음엔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몰랐어요. 그저 앉아 있으면 편안하더라고요. 공간에 이미 답이 있는 걸 알았어요. 액티비티를 하기 적합한 공간은 아니지만 창문 밖으로 경의선 숲길이 보이니까 휴식하기에 좋을 거라 생각했어요.

1 단순히 향수를 홍보하는 것을 넘어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힘을 알리고자 <Eco bag is Not Eco bag> 전시를 함께 진행 중이다. 2 향수 브랜드 차향의 팝업 스토어.

요가 명상이라는 장르가 주는 휴식도 분명 있지만 공간과 콘텐츠가 주는 힘도 커요. 태피스트리 아티스트와 3시간 동안 위빙을 하면 잡념이 사라지면서 차분해지는 것과 같죠.” 두 사람은 정적인 것만 휴식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또 뻣뻣한 몸 때문에 옆 사람 눈치 보며 요가를 하는 대신 동작을 할 때 드는 마음, 감정에 집중한다. 또 클래스의 시작과 끝, 찾아온 손님들을 마중하고 배웅한다. 

“수업은 아티스트의 몫이죠.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날의 날씨, 수업 내용에 따라 차를 준비하는 일이에요. 예술과 웰니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의 영역이에요. 운영하는 사람이 얼마나 시간과 재화를 희생하느냐에 따라 퀄리티가 달라지죠. 저희 공간에서 온전히 쉬고 가시면 좋겠어요.”

1 팝업 스토어 한쪽에 녹나무 숲 영상을 보면서 생각을 비워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2 녹나무 향을 담은 차향의 첫 번째 향수 ‘이너 스페이스’.

내년 6월에는 제주도의 오래된 호텔 4개 층을 리모델링해 뮤지엄, 아트숍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예약제로 운영되던 다이브인 연남의 번거로움을 깨고 대중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시도다. 또 지난달에는 다이브인 이너 스페이스를 메우던 녹나무 테이블의 향에 착안해 제주도 숲의 향을 재현한 향수 브랜드 ‘차향’을 선보였다. 휴식의 경험을 향으로 확장한 것이다. 

“웰니스란 자신과 여행하는 거예요. 사실 저희는 찾아오신 분들께 특별히 무엇을 해드린 게 아니에요. 문제와 해답은 늘 자신 안에 있죠.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해요. 홀로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타인과 공유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만으로도 달라지거든요. 나만의 데이터를 찾아보면 어떨까요?”

휴식을 통해 나를 만나다

 자신을 잘 알 때 우리는 건강하게 설 수 있다. 나를 다스리고 커뮤니티를 리드하는 사람들.